한덕수, 야당과 양곡법 거부권 두고 거친 설전

김윤나영·문광호·이두리 기자 2023. 4. 4. 18:16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4일 국회에서 열린 제405회국회(임시회) 제2차 본회의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신정훈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성동훈 기자

한덕수 국무총리는 4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양곡관리법 거부권 행사를 두고 더불어민주당 의원들과 설전을 벌였다. 민주당이 “쌀값 정상화에 대한 포기 선언”이라고 비판하자 한 총리는 “남는 쌀 강제 매수법”이라고 맞섰다. 국민의힘은 양곡관리법을 “악법”으로 규정하고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가 정당하다고 옹호했다.

여야는 이날 국회에서 경제 분야를 주제로 열린 대정부질문에서 한 총리를 상대로 윤 대통령의 양곡관리법 거부권 행사에 대해 집중적으로 질의했다. 한 총리는 이날 윤 대통령이 양곡관리법 거부권을 행사한 국무회의에 참석한 직후 대정부질문에 출석했다.

신정훈 민주당 의원은 “입법권에 대한 중대한 도전을 넘어서 국민의 삶과 쌀값 정상화에 대한 포기 선언”이라며 “대통령 거부권을 반대하는 여론이 55%를 넘었는데 윤 대통령은 국민의 목소리가 안 들리나”라고 말했다. 전남 나주화순을 지역구로 둔 신 의원은 윤 대통령의 양곡관리법 거부권 행사 추진에 반발해 전날 민주당이 국회에서 연 규탄대회에서 삭발했다.

신 의원은 “양곡관리법은 사전에 쌀 생산 조정을 전제로 하기에 사후적인 시장 격리(정부의 쌀 매입)라는 예외적인 상황은 극히 미미할 것”이라며 “사후 격리는 10년에 한번 일어날까 말까 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박근혜 정부 4년간 사후 시장 격리를 했는데 쌀값은 대폭락했고, 문재인 정부 3년간 (사전) 생산 조정을 통해 생산 과잉이 발생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 총리는 “2023년~2030년까지 쌀 초과 생산량이 평균 11.3%에 이르고 단 한 해도 강제 매수를 하지 않을 해가 없을 것”이라며 “강제 수매 제도가 있는 한 선제 조정은 이뤄질 수 없다”고 반박했다. 신 의원은 “미래에 대한 왜곡된 추측 자료이고 발생하지 않을 이야기”라고 재반박했다. 그는 “여당이든 야당이든 경상도든 전라도든 농어촌 지역의 의원들은 대통령만 바라보는 해바라기 정치 그만두시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본회의장에서 고성을 지르며 항의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의원은 “양곡관리법은 어려운 쌀 농가를 돕겠다는 선의에서 시작됐지만 악법 중에 악법으로 변질됐다”며 “야당이 169석으로 밀어붙인 이 법을 지금 이대로 시행했다면 쌀 과잉 생산 구조는 더욱 고착화되고 농업의 경쟁력은 급속도로 후퇴하며 국가 재정에도 큰 부담이 됐을 것”이라고 법안 폐기를 촉구했다.

여야 의원들은 한·일 정상회담 성과를 두고도 대립했다. 장 의원은 “한·일 관계가 막혀 있는 동안 경제적인 손실도 만만치 않았다”며 정상회담 결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반면 정일영 민주당 의원은 “윤 대통령이 일본에 가기로 하고 (일본과 관계 개선 의지를 담은) 3.1절 기념사를 했다면 굴종 외교”라고 주장했다. 한 총리는 “굴종외교는 자기비하적이고 시대착오적인 표현”이라고 반박했다.

한 총리는 전날 대정부질문에서 일본 강제동원(징용) 피해 제3자 변제안 발표 후 이뤄진 한·일 정상회담을 두고 “돌덩이를 치웠다”고 비유한 데 대해 해명했다. 한 총리는 “상처받은 국민에게 유감을 표명해달라”는 윤관석 민주당 의원의 요청에 “의도를 곡해하지 말라”고 언성을 높였다. 한 총리는 “(강제) 징용 희생자를 지칭해 돌덩이라고 한 게 아니다”라며 “한·일 관계를 지극히 악화시켜서 과거에 발목 잡히게 만드는 문제가 돌덩이라고 얘기한 것”이라고 밝혔다.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문광호 기자 moonlit@kyunghyang.com, 이두리 기자 redo@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