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기상산업기술원·암센터에 전직 검사가… 지원서 아예 없기도 [검사 출신 전성시대]
비상임이사 자기소개 보니
"전문지식은 일천하지만…"
다른 합격자는 관련경력 다수
정권마다 반복되는 코드인사
공신·측근 챙기기 고질병으로
파이낸셜뉴스가 더불어민주당 이수진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지난해 이후 선출된 한국기상산업기술원 비상임이사의 지원서류 등에 따르면 검사 출신인 이동기 국민대 법과대학장의 자기소개서에 이런 대목이 나온다. 이 교수는 자격 및 면허로 1997년 취득한 변호사 자격증을 썼고, 관련 분야 논문으로는 저작권의 헌법적 기초에 관한 연구(2021) 등 2건을 적었다. 그는 "저의 검찰과 변호사 등 법조 경력과 행정부 경력, 15년 넘게 학교에서 교수로 있으면서 경험과 지식을 구현해보고 싶다"며 "기관 내 법치행정을 구현하겠다"고 법조인으로서의 전문성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하지만 같은 기관의 비상임이사로 활동 중인 5명의 지원서류와 비교하면 고도의 전문성 등을 요구하는 '국민 눈높이'에 다소 부족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같은 기관에 지원해 합격한 다른 5명의 비상임이사 지원서류를 보면 재난안전 전문가로서 논문과 연구과제 등을 50여건 기록하거나 정보통신 분야 기술자로서 기상산업 기술과의 접목 가능성을 두 페이지에 걸쳐 기재하고 세부 직무수행 계획서로 5장을 다 채웠다.
이에 이 교수는 4일 본지와 통화에서 "어떤 기관에도 법률가가 필요하고 공공기관 평가도 하기 때문에 필요한 역량이 있고 자격에 합당하니까 저를 선임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저는 이번 정부뿐만 아니라 전 정부에서도 이사로 활동했고, 공공기관에 이사가 감투같이 보이지만 회의를 참석하고 실비를 받을 뿐 어떤 특별한 혜택이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국기상산업기술원 측은 모든 비상임이사는 임원추천위원회를 통해 적법한 절차를 거쳐 선임됐다는 입장이다.
기술원 관계자는 "꼭 기상분야가 아니더라도 법률 전문성을 인정받은 경우에도 선발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기관에 도움되는 분을 섭외하기 위해 당시 국가인재 데이터베이스(DB)에 등록된 분을 무작위로 10~20분을 뽑아서 관심있으면 지원해달라고 안내메일을 보냈고, 서류전형을 통해 기상청에 후보자를 추천했다"고 설명했다.
김해영 전 검사가 감사로 선임된 국립암센터는 보수 대신 실비를 지급하는 비상근임원은 별도의 지원절차가 없어서 지원서류가 전혀 없다는 답변을 내놨다.
비상근임원은 이사회 의결을 거쳐 보건복지부 장관 승인으로 임명되지만 지원서류 자체가 통째로 없다는 게 국립암센터측 설명이다. 이에 대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관계자는 "(지원서류가 아예 없다는 답변은) 납득이 안 된다. 지금까지 이런 적이 없었다"고 황당함을 감추지 못했다.
실제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권이 정권을 창출한 공신들에게 공공기관의 장부터 상근직, 비상근이사 등 자리를 나눠주는 일은 정권 교체기마다 반복되면서 정실 인사 내지는 코드 인사 논란이 되풀이돼 왔다. 그때마다 정치권은 물론 시민단체, 학계, 공기관 내부에서조차 낙하산식 정실 인사를 사전에 거를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지만 결국 흐지부지되고 말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여권 관계자는 "선거를 도와준 사람에 대한 논공행상은 정치권의 어쩔 수 없는 생리"라면서도 "정권에서 어디까지 논공행상의 범위와 규모, 깊이를 정할지는 늘 고민스러운 부분"이라고 토로했다.
정권 출범 때마다 공공기관에 정치권의 낙하산 인사 논란이 반복되는 이유는 제왕적 대통령제와 양극단의 진영으로 나뉜 현 정치상황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박상병 정치학 박사는 "제왕적 대통령을 만들기 위해 권력에 모여들어 5년이나 싸운 수백명, 수천명의 사람들에게 양 진영의 극한싸움에 전리품을 나눠주는 현상"이라며 "그 사람들에게 공공기관 감사, 이사 등 자리를 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다만 "윤석열 정부는 검찰이 가장 우수한 집단이고 전문성이 있다고 생각해서 곳곳에 들어가 윤 정부를 지키는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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