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첫 거부권 행사…"전형적인 포퓰리즘 법안" 비판

유한울 기자 2023. 4. 4.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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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윤 대통령이 오늘(4일) 첫 거부권을 행사했습니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1호 법안'으로 불리는 양곡관리법 개정안에 대해서죠. "농촌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포퓰리즘 법안"이라고 윤 대통령이 직접 비판하기도 했는데요. 민주당은 "국회 입법권에 대한 정면도전"이라면서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관련 내용을 뉴스픽5에서 짚어봅니다.

[기자]

< '1호' 대 '1호' > 며칠 전 '명분', 명분'을 외쳤던 저 울 체커의 첫 번째 픽, 기억하십니까.

[영화 '범죄와의 전쟁' : 대부님. 그게 아니라 명분이 없다 아닙니까, 명분이. 이 건달 세계에도 룰이라는 게 있는데. 쯧!]

[JTBC '정치부회의' (지난달 29일) : 그래서 윤석열 대통령도 명분을 만들어 나가는 중입니다. 양곡관리법 개정안에 대해 이번 정권 들어 처음으로 행사할 거부권을 위해서입니다.]

윤 대통령이 드디어 명분을 충분히 쌓은 모양입니다. 오늘 양곡관리법 개정안에 대해 '1호 거부권'을 행사했습니다. 양곡관리법 개정안,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1호 추진 법안'이었죠. '1호'에 '1호'로 맞붙은 셈입니다. 윤 대통령은 '남는 쌀 강제 매수법'이라면서, 이 개정안을 직접 비판했습니다.

[제14회 국무회의 : 농업인과 농촌 발전에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전형적인 포퓰리즘 법안입니다. 이번 양곡관리법 개정안은 시장의 쌀 소비량과 관계없이 남는 쌀을 정부가 국민의 막대한 혈세를 들여서 모두 사들여야 한다는 '남는 쌀 강제 매수법'입니다.]

그러면서 그간 쌓은 명분도 하나씩 설명했는데요. "농업인 단체 49개의 전면 재논의 요구, 그리고 관계 부처와 여당의 건의가 있었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해서 지난달 23일 민주당이 단독으로 국회를 통과시킨 양곡관리법, 몇 가지 추가 작업을 거친 뒤 다시 국회로 돌아갑니다. 본회의에서 다시 표결에 부쳐지는데요. 재적 의원 과반이 출석하고, 출석한 의원의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면 다시 국회를 통과합니다. 이러면 정부는 더 이상 거부할 수 없습니다. 국회가 통과시키는 법안을 그대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하지만 이미 국민의힘 의원 수가 전체 의원의 3분의 1을 넘기는 상황에서, 이렇게 될 가능성은 거의 없습니다. 민주당이 추진한 양곡관리법 개정안은 결국 폐기 수순을 밟게 된 것입니다.

[정황근/농림축산식품부 장관 : 국가적 이익에 반하여 큰 피해가 예상되는 부당한 법률안에 대한 정부의 재의 요구는 헌법이 부여한 삼권분립에 따른 행정부의 권한입니다. 대통령께서는 정부와 당이 충분히 협의하여 우리 농업과 농촌을 세심히 살필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하였고, 이에 따라 4월 6일 민·당·정 협의회를 개최하여 관련 대책을 마련한 후 발표할 계획입니다.]

민주당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용산 대통령실 앞으로 찾아 갔는데요. '남는 쌀 강제 매수법'이라는 정부와 여권의 프레임에 '쌀값 정상화법'이라는 프레임으로 맞섰고요. 그러면서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국회 입법권에 대한 정면도전"이라면서 "민주주의 퇴행을 서슴지 않은 윤석열 정권의 지난 1년이 그대로 증명된 셈"이라고 했습니다.

[박홍근/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 민주화 시대 이후 민생 입법을 거부한 최초의 대통령이 되었습니다. 공교롭게도 1948년 이승만 대통령이 양곡매입법을 재의 요구한 이후 처음이라고 합니다. 폭락한 쌀값을 정상화 해달라는 절박한 230만 농심을 무참히 짓밟았고 제발 민생을 챙기라는 국민의 요구까지 깡그리 무시했습니다.]

민주당은 말에서만 그치지 않을 방침입니다. 양곡관리법 개정안과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는 다른 법안을 발의해서 다시 국회를 통과시키겠다는 계획, 이미 거부권 행사 전부터 세우고 있었고요. 여기에 일각에서는 이번 국면에서 대국민 담화에 나섰던 한덕수 총리, 그리고 대통령에게 거부권을 건의한 정황근 장관에 대한 탄핵 이야기까지 꺼냈습니다.

[주철현/더불어민주당 의원 (어제) : 한덕수 총리는 대국민 담화에서 가짜 분석 자료를 인용하며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반대하고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를 건의했습니다. 인용한 분석 결과, 거짓이라는 것을 몰랐다면 정말 무능한 것이고, 알았다면 국민과 국회를 기만하고 대통령께 허위 보고한 것으로 마땅히 탄핵을 받아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소위 '힘 자랑'에 화가 난 것은 국민의힘도 마찬가지입니다. 21대 국회가 2020년 5월 말에 개원했으니까, 이렇게 수적 열세로, 이루고자 한 바 이루지 못 하고 막아내고자 한 바 막아내지 못 한 것도 벌써 3년이 다 돼가고 있죠. 주호영 원내대표는 그러한 법안까지 줄줄이 소환해내면서, 민주당을 비판했습니다.

[주호영/국민의힘 원내대표 : 임대차 3법, 4대강 보 해체, 북핵정책, 탈원전정책, 소득주도성장정책, 또 그 폐단이 지금도 드러나고 있는 광고물관리법, 민주당이 숫자의 힘으로 우리 당의 이야기를 듣지 않고 밀어붙이고, 처참한 실패로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반성이나 사과는커녕 계속 같은 실수를 반복하면서 밀어붙이고 있습니다. 참으로 한심하기 짝이 없습니다.]

주 원내대표는 그러면서 앞으로도 민주당이 이러한 식으로 추진하는 법안들, "법안이 의도한 바가 전혀 실행되지 않고 국민들에게 주는 부담과 폐단이 많으면 거부권을 검토할 수밖에 없다"고 했는데요. 예를 들면 민주당이 주도하는 간호법과 방송법, 노란봉투법 등이 있고요. 쌍특검 법안까지도 여기에 포함될 수 있죠.

사실 주 원내대표, 이제 7일이면 임기를 마칩니다. 오늘 임기를 마치기 전 마지막 국회의장 주재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 들어갔는데요. 하지만 양측이 합의한 결과에서 주요 쟁점 법안은 모두 빠졌습니다.

합리적이고 건전한 법안 경쟁은 좋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윤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 때부터 시작된 '윤석열 대 이재명', 이 정쟁 구도의 연장선상이라면 이제는 그 늪에서 빠져나와야 할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탓에 지난해 예산 국면에서는 여야 원내대표에게 "양심이 있어야지!" 호통도 쳤던 김진표 국회의장이죠. 오늘은 주 원내대표와의 마지막 회동을 앞두고 TPO에 맞는 덕담도, 본인의 소망을 담아 건넸는데요. 그 발언으로 첫 번째 픽, 마무리하겠습니다.

[김진표/국회의장 : 여의도에 지금 봄꽃이 만발합니다. 벚꽃은 벌써 지지만 개나리에, 매화에, 목련에 모든 봄꽃이 만발하는데 우리 국회에도 대립과 갈등의 정치를 넘어서서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뿌리내리는 그런 협치를 제도화할 수 있는, 그런 선물을 국민들께 드릴 수 있었으면 합니다.]

< 술과 골프 > 충남 홍성의 산불이 벌써 사흘째 꺼지지 않고 있습니다. 불씨가 강한 바람을 타고 옮겨 붙는 일이 계속 반복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벌써 축구장 2천개가 넘는 면적이 불탔지만, 진화율은 60%대에서 쉽사리 올라가지 않고 있었는데요. 조금 전에서야 주불 진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산불로 대피한 주민도 300명을 넘어섰습니다.

[최정화/피해 주민 (충남 홍성군 / 어제) : 완전 아무것도 없어요, 저기 사거리에. {저 안에 있던 게 지금 하나도 볼 수 없는 거군요.} 네 하나도 없고, 남은 건 지금 이거 하나밖에 없는 거예요, 이거 옷 한 벌. 가진 것도 없고, 앞으로 살아갈 일이 막막할 뿐입니다.]

충남 홍성뿐만이 아닙니다. 지금은 주불을 잡았지만요. 홍성을 포함해, 피해 면적이 100헥타르 이상인 3단계 산불이 한때 전국 4군데, 한 군데 더 추가해서 5곳에서 동시에 진행 중이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적은 1986년 산불 통계 작성 이후 처음이라고 하는데요. 건조한 날씨, 그리고 강한 바람 때문에 순식간에 옮겨 붙은 불씨 때문입니다.

[엄계용/피해 주민 (충남 홍성군 / 어제) : {되게 순식간에 불이 번졌나 보네요?} 네, 순식간이에요. 아니 그게 어떻게 됐냐면 산소까지 불이 왔더라고요, 오는데. 이제 거기서 우리 집까지는 안 올 줄 알았어요. 안 올 줄 알았는데 갑자기 바람이 부니까 들이닥친 거예요.]

이런 가운데 구설에 오른 여당 소속 광역단체장들이 있습니다. 먼저 김영환 충북도지사입니다. 충북 제천에서는 지난달 30일 낮 1시에 산불이 났습니다. 그 다음날 오전 9시 반에서야 끌 수 있었는데요. 진화 작업이 진행 중이던 30일 밤 김 지사가 충주 시내 주점에서 열린 한 민간단체 간담회에 참석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진 것입니다. 논란이 되자 충북도청은 "김 지사가 술은 마시지 않았다"고 해명했는데요. 그 다음에 김 지사의 불그스레한 얼굴이 담긴 사진이 공개됐고요. 그러자 도청은 "외부 일정 때문에 얼굴이 그을린 것이다" 다시 해명했는데요. 그 말은 그대로 믿는다 하더라도, 김 지사의 다음 말이 논란을 다시 키웠습니다.

[김영환/충북지사 (유튜브 '권영길기자TV' / 어제) : 어제 (안내면) 현리까지 제가 가서 점검을 했습니다만 역시 현장에 안 가는 것이 옳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가면 여러 가지 혼선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그냥 돌아왔다는 말씀드리고. 빨리 산불이 정리되기를 바라고, 1단계 맞죠?]

기자회견 전날 충북 옥천에서 난 산불에 대해 이야기하다가 나온 발언이었는데요. 제천 산불 현장에 안 간 것에 대해 쏟아지는 비판, 우회적으로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김 지사를 향해 쏟아지는 비판의 핵심은 왜 현장에 없었느냐, 이것이 아닙니다. "지사가 술자리에서 즐거할 때 제천 주민들은 숨죽이고 있었을 것"이라는, 지역 시민단체 측의 입장만 봐도 알 수 있죠.

비슷한 논란은 강원도에서도 있었습니다. 김진태 지사는 지난달 31일 강원 홍천 산불 진화 작업이 아직 진행 중일 때 춘천의 한 골프 연습장에서 골프를 치고 있었습니다. 강원도 측이 원래 "김 지사가 1시간 연가를 내고 조퇴를 했다"고 해명을 했는데요. 그런데 연가 신청일, 논란이 불거진 다음인 4월 3일 어제로 밝혀졌습니다. 강원도는 "구두 신청이라서, 서류가 누락됐다"고 또 해명했는데요. 결국 김 지사가 사과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오늘 관계 부처와 지자체의 노력을 당부했는데요. 봄철 산불에 잘 대응하라는 지시, 윤 대통령은 이미 3월 초부터 내렸는데 두 지사는 잊어버린 것일까요.

[제14회 국무회의 : 전국적으로 수십 건의 산불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면서 소중한 산림이 파괴되고, 주민들의 삶의 터전이 위협받고 있습니다. 방심은 한순간이지만 피해 복구에는 수년 또는 수십 년이 필요합니다. 관계 부처와 지자체는 대형 산불이 조속히 진화될 수 있도록 총력 대응하고, 산불 예방에 더욱 노력해 주시길 당부드립니다.]

< 탄핵 심판 시작 > 헌정사상 첫 장관에 대한 탄핵 심판이죠. 이상민 행안부 장관 탄핵 심판의 첫 변론준비기일이 오늘 오후에 열렸습니다. 이 장관은 지난해 이태원 참사 당시 재난안전 컨트롤타워의 역할을 제대로 못 했다는 이유로 국회에서 탄핵 소추됐죠. 오늘 이 장관을 대신해 헌재에 나온 윤용섭 변호사는 "파면당할 만큼 중대한 위법이 없었다"고 주장했습니다. 한편, 유가족협의회와 시민대책위는 헌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장관의 파면을 촉구했습니다.

< 사면 '후폭풍' > 대한축구협회가 지난달 28일 월드컵 16강 진출을 자축한다면서, 승부조작 등 각종 비위로 징계를 받은 축구인 100명을 사면했습니다. 하지만 비판 여론이 들끓자, 사흘 만에 철회했는데요.

[정몽규/대한축구협회 회장 (지난달 31일) : 승부조작 사건으로 인해 축구인과 팬들이 받았던 그 엄청난 충격과 마음의 상처를 충분히 헤아리지 못했습니다. 한층 엄격해진 도덕의 기준과 함께 공명정대한 그라운드를 바라는 팬들의 높아진 눈높이도 감안하지 못했습니다.]

후폭풍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영표·이동국 협회 부회장이 "사면을 막지 못한 책임을 지겠다"면서 직을 내려놓은 것입니다. 조원희 사회공헌위원장도 사퇴 의사를 밝혔는데요. 여기서 그칠 것이 아니라, 이번 결정에 대한 진상조사 및 문책, 더 나아가 수뇌부의 인적 개편이 필요하다는 팬들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 K팝 솔로 '최초' > 방탄소년단 멤버 지민이 첫 솔로 앨범 타이틀곡 'Like Crazy'로 빌보드 핫100 차트 1위에 올랐습니다. 한국 솔로 가수로서는 처음인데요. 지민은 "방탄소년단이라서 가능한 것이다" "아미 여러분들이 방탄을 얼마나 기다려주고 계신지 더 느끼게 됐다"는 겸손한 감사 인사로, 팬들을 더욱 열광하게 만들었습니다. 다른 방탄소년단 멤버들도 지민에게 축하 인사를 건네며 함께 기뻐해서, 훈훈함을 자아냈습니다.

오늘의 뉴스픽은 여기까지입니다. 들어가서 원픽 뽑겠습니다. 뉴스픽5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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