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3년만의 역성장인데…올해 실적도 '빨간 불'
2019년 이후 첫 감익에 올해도 이미 침체 예고
반도체 업황 악화에 OPEC+추가감산으로 변동성↑
"상반기 바닥, 2024년 실적 반전 기대" 목소리도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지난해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사들이 3년 만에 역성장을 기록했다. 고금리와 고물가, 고환율 3중고가 실적 침체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서는 지난해부터 글로벌 경기 침체가 본격화한 만큼, 올해도 기업 경영이 쉽지 않은 환경이 펼쳐질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게다가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非)OPEC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OPEC 플러스(+)가 대규모 추가 감산에 나서며 원자재 가격 변동성이 확대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4일 한국거래소와 한국상장회사협의회가 발표한 ‘유가증권시장 2022년 결산 실적’에 따르면 12월 결산 상장회사 604개사(68개사 중 금융업, 분할·합병, 감사의견 비적정 회사 등 84사 제외)의 지난해 누적 연결 매출액은 2814조9183억원으로 전년(2319조8841억원)보다 21.34% 증가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줄었다. 작년 코스피 상장사의 영업이익은 159조4124억원으로 전년(186조8947억원)보다 14.70% 감소했다. 코스피 기업들의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줄어든 것은 2019년 이후 3년 만이다. 2019년 당시 반도체 덤핑 판매, 인건비 상승 등으로 코스피 영업이익은 역성장한 바 있다. 작년 기업들의 순이익 역시 131조5148억원에 머물며 전년(159조463억원)보다 17.31% 줄었다.
코스피 시장에서 매출액 10.74%를 차지하는 부동의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005930)를 제외할 경우, 매출액은 2512조원으로 전년보다 23.15% 증가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역시 116조원으로 전년보다 14.2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순이익 역시 75조원에 머물며 전년보다 36.33% 줄었다.
코스피 기업들의 영업활동 능률은 악화했다. 상반기 누적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5.66%로 전년보다 2.39%포인트(p) 하락했다. 매출 1000원을 올리면 영업이익이 56.6원에 불과하다는 얘기 얘기다. 여기에 법인세 등의 비용을 제외하고 실제 손에 들어오는 돈(매출액순이익률)은 46.7원에 불과했다. 2021년(68.6원)보다 20원 이상 줄어든 숫자다.
글로벌 금리인상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소비심리까지 침체하며 기업 경영환경이 악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더 큰 문제는 올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의 실적 추정치가 있는 176개 코스피 상장사들의 2023년 영업이익 추정치 합은 144조5598억원이다. 지난해 영업이익보다 11.88%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다. 코스피 상장사 모두 실적 전망치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시가총액 상위 종목이나 대형주 위주로 전망치가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도 역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다.
특히 실적 전망치는 계속해서 낮아지고 있다. 3개월 전보다도 21.02% 감소했다. 1분기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 이후 금융불안에 대한 공포가 확대된 가운데 최근 OPEC+의 추가 감산에 따른 원자재 가격 급등 등을 감안하면 실제 실적은 더욱 가파르게 하향될 수도 있다.
한국 증시의 기반인 반도체의 업황 부진 역시 실적의 발목을 잡는 가장 큰 요인이다. 현재 삼성전자(005930)의 2023년 영업이익 전망치는 11조4761억원으로 지난해보다 73.5% 감소할 전망이다. SK하이닉스(000660)는 올해 10조4077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전년 대비 적자전환을 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메모리 반도체의 수요가 부진한 가운데 소비심리 침체도 장기화하며 재고 소진이 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은 지난해 3분기만 해도 올해 1분기에 재고가 정점을 이루고 서서히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지만, 현재 2~3분기께나 가능할 것으로 판단한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공급과잉에 기인한 반도체 수출 감소와 중국 수요부진 영향이 6개월 연속 한국 수출의 마이너스 성장으로 연결되는 현 상황에서 당장 시장 기대치를 넘는 실적을 기대하긴 무리”라고 우려했다.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던 정유업계의 전망도 위태롭다. SK이노베이션의 올해 영업이익 추정치는 2조6488억원으로 지난해보다 32.4%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추정치는 최근 석달 동안 28.4% 줄어들고 있다. S-OIL(010950) 역시 올해 2조496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며 지난해 이익보다 26.7%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정유업계의 실적 부진은 글로벌 경기침체 탓에 수요 회복이 더딜 것이란 이유에서다. 다만 최근 OPEC+가 추가 감산을 결의한 만큼, 유가가 상승하며 수익성이 회복될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올해 실적은 상반기보다 하반기로 갈수록 차츰 나아질 것이란 기대도 있다. 2년 연속 역성장을 하더라도 하반기부터 미국의 금리 인하과 중국의 부양책에 맞춰 서서히 ‘U자’ 반등을 할 것이란 전망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2024년에는 글로벌 주요국 동반 경기회복과 모멘텀 강화 국면으로 진입하면서 반전하는 모습이 보일 것”이라며 “반도체, 2차전지, 자동차, 신재생에너지업종, 방산, 인터넷 등이 2024년 특히 실적 레벨업이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김인경 (5tool@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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