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년 전 도움 이제야 갚아요"… 철암역에 배달된 손편지

박은성 2023. 4. 4.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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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태백시 철암역 역무원의 도움으로 기차를 타고 고향으로 떠났던 80대 여성이 63년 만에 감사인사를 전해 감동을 주고 있다.

경북 예천군에 살고 있는 우모(82)씨가 보낸 편지엔 63년 전인 1960년 도움을 줬던 역무원에 대한 감사 메시지와 우체국 통상환(10만 원)이 함께 담겨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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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 역무원 도움 받은 80대 여성
기차표 살 돈 없어 울고 있는데 돈 보태줘
감사의 메시지·통상환 담은 감사편지
63년 전 태백 철암역 역무원으로부터 도움을 받은 80대 여성이 보낸 감사편지. 한국철도공사 강원본부 제공

강원 태백시 철암역 역무원의 도움으로 기차를 타고 고향으로 떠났던 80대 여성이 63년 만에 감사인사를 전해 감동을 주고 있다.

4일 한국철도공사 강원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말 강원 태백시 철암역 사무실에 편지 한 통이 배달됐다. 경북 예천군에 살고 있는 우모(82)씨가 보낸 편지엔 63년 전인 1960년 도움을 줬던 역무원에 대한 감사 메시지와 우체국 통상환(10만 원)이 함께 담겨 있었다.

우씨가 63년 만에 감사 인사를 전한 사연은 이랬다. 당시 태백에 거주하던 그는 본가가 있는 경북 예천으로 급히 갈 사정이 생겼다. '기차를 타면 예천으로 갈 수 있다'는 말에 무작정 태백 황지에서 고개를 넘어 철암역에 도착했으나 기차표를 살 돈이 없었다. "눈물을 흘리고 있던 그때 역무원이 다가와 기차 값을 보태고 표를 끊어줘 열차에 몸을 실을 수 있게 됐다"는 게 우씨의 얘기다.

우씨는 "때마침 들어오는 열차에 고마움을 표현할 사이도 없이 철암역을 떠났고, 은혜를 갚지 못한 채 60여 년이 흘렀다"며 "늦게나마 역무원께 감사함을 표시하고 싶어 편지를 썼다"고 적었다.

그는 "남모르게 조용히 감사함만 표시하려 했을 뿐"이라며 얼굴이나 이름 등을 공개하기를 꺼린 것으로 알려졌다.

철도공사는 추가 정보가 없어 따뜻한 마음을 베푼 역무원을 찾지는 못했으나, 우씨에게 감사 편지와 선물을 보내 화답했다. 우씨로부터 받은 금액은 봉사 성금으로 기부할 예정이다.

태백= 박은성 기자 esp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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