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서 ‘깡통전세’로 53억 떼먹은 전세사기범 구속 기소

대구지방검찰청/조선DB

집값이 전세금보다 싼 ‘깡통전세’를 양산해 보증금 수십억원을 가로챈 40대 남성이 재판에 넘겨졌다.

대구지검 형사2부(부장검사 신종곤)는 사기 혐의로 A(42)씨를 구속 기소했다고 4일 밝혔다. A씨는 지난 2015년부터 2019년까지 담보대출금과 전세보증금만으로 대구의 빌라 6채를 산 뒤, 임차인 77명에게 전세보증금 53억 5900만원을 받고 돌려주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A씨의 빌라 6채의 담보평가액은 담보대출금과 전세보증금을 합친 가격보다 작은 깡통전세인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별다른 자본 없이 갭투자 방식으로 토지·건물을 구매한 뒤, 기존 건물을 철거하고 신축한 빌라의 임차보증금을 토지비와 공사비 등으로 지급했다. 이와 같은 방식으로 다른 빌라를 신축한 뒤, 해당 빌라의 임차보증금을 다른 빌라의 임차보증금 반환에 쓰는 돌려막기 수법도 활용했다. 선순위보증금 규모도 실제 금액보다 줄여서 보다 많은 임차인을 끌어들이는 등 피해를 키웠다. 결국 지난 2월 보증금을 돌려 받지 못한 임차인이 피해를 신고한 끝에 A씨는 수사당국에 붙잡혔다.

대구지검은 유관기관과 협조해 전세 사기 피해자들에게 주거 및 금융지원 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다. 검찰 관계자는 “전세 사기는 삶의 기반을 무너뜨리는 중범죄인만큼 엄정 대응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