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만장 한국경제 떠받친 '위기기업 주치의' 캠코…기업 재도전 이끈다
2월 워크아웃 지원 방안 발표…한계기업 경영 정상화 돕는다
(서울=뉴스1) 서상혁 기자 = 올해 설립 61주년을 맞는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는 외환위기, 금융위기 등 한국 경제가 휘청일 때마다 소방수 역할을 도맡았다. 특히 구조조정기금, '세일 앤 리스백' 등 적극적이고 혁신적인 대책을 통해 시스템 리스크로 번지는 것을 막는 한편, 기업의 재기를 돕는 데 앞장섰다.
앞으로 캠코는 워크아웃 기업에 대한 지원에 힘을 쏟는 등 어려움을 겪는 기업의 재도전을 이끄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지난 2월에는 워크아웃 기업에 대해 자금뿐 아니라 경영 컨설팅까지 지원하는 '기업턴어라운드 동행 프로그램'을 발표한 바 있다.
◇ 대한민국 경제 안전판 캠코 "기업구조조정과 해운강국 도약 지원"
1997년 부실채권정리기금을 운용하는 전담기관으로 새롭게 출발한 캠코는 금융회사 부실채권을 적정한 가격으로 매입해 금융구조조정을 지원하고 매입한 자산을 최대한 높은 가격으로 빠르게 정리해 국민부담을 최소화함으로써 외환위기(IMF) 극복을 주도했다.
이같은 경험을 기반으로 캠코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공적자금을 재원으로 금융회사와 기업의 부실채권 등을 매입 정리하고, 기업 구조조정을 지원하는 구조조조정기금의 운용을 맡았다.
구조조정기금을 통해 캠코는 은행·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이 보유한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 관련 채권을 인수해 사업장별 상태에 따른 자율 워크아웃, 매각 진행, 사업 정상화, 보류 등 체계적 관리를 도모했다. 또한 당시 경제상황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국내 해운산업의 지원에도 힘을 쏟았다.
캠코는 '선박매입 프로그램'을 마련해 유동성 위기의 해운사 보유 국적선사가 헐값에 해외로 매각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총 33척의 선박을 인수하고, 매입한 선박을 재용선했다. 이른바 '세일 앤 리스백(Sale & Lease back)' 방식으로 해운업계 위기 극복을 도왔다.
긴급 자금이 필요한 해운사들은 선박펀드로부터 유동성을 확보해, 보유선박이 헐값으로 팔려가는 것을 막을 수 있었다. 이를 통해 해운사들은 해당 선박을 재용선함으로써 영업을 이어나갈 수 있었다.
캠코는 국내 선박의 해외 매각을 최소화해 국부 유출을 막고 국내 해운업이 다시 세계적 무대로 나갈 수 있는 디딤돌 역할을 수행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캠코의 적극적 채권 관리 노력으로, 부실기업 정상화를 위해 투입된 기금 약 6조2000억원 대비 107% 수준인 6조6000억원을 회수하는 성과를 거뒀다.
캠코선박펀드란 선박투자회사에 출자하고, 선박투자회사는 동 출자금으로 SPC(특수목적법인)에 외화대출을 제공하며, SPC는 해운사에 선박매매대금 지급 및 용선(BBCHP) 계약 체결을 돕는 프로그램을 말한다.
최근에는 글로벌 해양환경규제 강화에 대응하여 국적 해운사들의 노후 선박 교체, 친환경·고효율 선박의 신규 도입에 대한 수요가 증대됨에 따라 캠코는 선박 인수 심의 시 해양환경규제 이행평가 제도를 도입하여 해운사의 ESG경영을 유도하는 등 지속가능한 친환경 사업구조 재편을 위해 친환경 금융지원과 투자를 확대해가고 있다.
◇'위기기업 주치의' 캠코…자산매입 후 임대프로그램부터 투자자 매칭까지
캠코는 그간의 기업구조조정 지원 노하우를 바탕으로 정상기업 중 기술력과 사업성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일시적인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기업들을 지원하기 위한 '세일 앤 리스백'을 개시해 사전적 구조조정까지 기업지원 영역을 확장했다.
이 프로그램은 캠코가 일시적 경영상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의 공장, 사옥 등을 매입 후 재임대함으로써, 기업에 운영자금을 신규로 지원해주는 게 특징이다. 이를 통해 기업은 사업기반을 유지하면서 경영 정상화를 도모할 수 있도록 지원해준다.
기업들은 캠코 지원을 통해 기존 대출금을 상환해 경영정상화 발판을 마련하고, 경영 정상화 이후엔 우선매수권을 행사해 사옥이나 공장을 재매입할 수 있다. 금융기관 입장에서도 기업 대출 부실화에 미리 대비할 수 있다.
그 결과, 2015년도 첫 세일 앤 리스백 지원 이후 2022년 말까지 총 69개 기업 자산을 매입해 9089억 원의 유동성을 공급했으며, 이를 통해 차입금 총 7055억원을 줄이는 데 성공했다. 아울러 5949명의 고용유지를 도왔다.
아울러 캠코는 민간 자본시장과의 연계 사업을 위해 '기업구조혁신지원센터'를 출범시켰다. 기업구조혁신지원센터는 경영 정상화를 위해 자금을 조달코자 하는 중소중견기업을 투자자에 연결해주는 기업구조혁신 플랫폼이다. 전국 12개 지역본부와 15개 지사 등 총 27개의 오프라인 센터와 온라인 종합포털사이트 '온기업(On-Corp)'을 구축해 투자 매칭을 지원하고 있다.
◇회생기업의 든든한 동반자 캠코 "DIP금융으로 경제활력 제고"
캠코는 법원의 회생절차 기업 중 기술력이 있는 기업의 성공적 재기지원을 돕기 위해 지난 2019년 '캠코기업지원금융'을 설립했다.
이를 기반으로 캠코는 회생기업에 대해 운전·시설·대환자금을 대여하는 '회생기업 지원금융(DIP) 금융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유동성 위기 기업에 신규자금을 공급하여 중소 회생기업의 경영정상화와 재도약을 뒷받침하고 있다. DIP란 기술력과 영업력을 갖춰 정상화 가능성이 높은 회생기업에 운영자금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말한다.
한편 캠코는 DIP 금융지원을 효과를 높이기 위한 혁신적 방안으로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SGI서울보증 협업을 통해 국내 최초·유일의 회생기업 종합 지원 프로그램인 '패키지형 회생기업 금융지원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패키지형 회생기업 금융지원 프로그램은 DIP금융과 우대보증을 결합해 회생기업을 지원하는 통합시스템으로, 회생기업이 가장 필요로 하는 자금과 보증을 동시에 제공받아 영업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특히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기업들의 자금대여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제도 개선을 통해 금리인하, 만기연장 조건 완화, 한도 확대 등 다양한 지원조건을 개선하여 회생기업의 실질적인 경영정상화를 돕는 데 주력하고 있다.
◇워크아웃기업까지 지원 강화하는 캠코, '기업턴어라운드 동행 프로그램' 발표
캠코는 지난 2월 캠코기업지원금융을 통해 신규자금 등을 지원하는 대상을 '회생기업'에서 워크아웃기업까지 확대하고 자금대여 이외 지급보증, 경영컨설팅을 추가하는 '기업턴어라운드 동행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재기 가능성이 있지만 일시적 자금난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워크아웃기업의 조기 정상화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자금 지원뿐 아니라 워크아웃 절차상 필요한 자산부채 실사비용을 지원하고, 아울러 회생절차나 워크아웃절차 종료 이후에도 필요한 경우 은행권 대출에 대해 지급을 보증하게 된다.
또 기업 수요에 맞는 민간 전문가를 매칭하는 경영컨설팅 제공 캠코 직원이 기업의 워크아웃 전 단계에 걸쳐 밀착 지원하는 전담 동행인 운영 등을 통해 기업의 완전한 정상화를 돕는다. 지난 3월말 워크아웃기업 대상 제1호 지원 기업이 선정됐다.
캠코는 '2023년 경제정책방향'에 따라 올해부터 신규 조성되는 기업구조혁신펀드의 운용을 맡을 예정이다. 이를 통해 캠코는 회생기업 자금대여(DIP금융), 자산매입 후 임대 프로그램 등 기존의 기업 지원 프로그램과 기업구조혁신펀드를 연계하는 등 다각적인 방안을 모색해 기업의 경영 정상화를 효율적으로 지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권남주 캠코 사장은 "캠코는 단순 금융지원을 넘어 경영애로를 겪고 있는 기업들의 경영 정상화를 적극 지원해왔다"며 "앞으로도 캠코는 창립 이래 61년간 축적해 온 기업 구조조정 노하우를 바탕으로 실질적인 기업 지원을 도모해 국가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경제리딩 플랫폼 역할을 충실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hyu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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