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農퓰리즘' 막은 尹 양곡법 거부권 행사
尹 "전형적인 포퓰리즘 법안
농촌 발전에 전혀 도움안돼"
◆ 양곡관리법 제동 ◆
윤석열 대통령이 4일 국무회의를 거쳐 양곡관리법 개정안에 대해 자신의 '1호 거부권'을 행사했다. 해당 법안은 지난달 23일 야당 단독으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윤 대통령이 국회가 통과시킨 법안에 이의를 제기하며 다시 돌려보내는 거부권(재의요구권)을 행사한 것은 취임 후 처음이다. 또 2016년 박근혜 당시 대통령이 국회법 개정안에 거부권을 행사한 이후 약 7년 만이다.
양곡관리법 개정안은 쌀 초과 생산량이 전년 대비 3~5%이거나 쌀값이 5~8% 하락할 때 정부가 초과 생산량을 전량 매입하는 내용이다.
윤 대통령은 이 법안의 절차와 내용 모두에 대해 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제대로 된 토론 없이 국회에서 일방적으로 통과시켜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법안은 농업의 생산성을 높이고 농가 소득을 높이려는 정부의 농정 목표에도 반하고, 농업인과 농촌 발전에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전형적인 포퓰리즘 법안"이라고 비판했다. 윤 대통령은 양곡관리법을 '남는 쌀 강제 매수법'이라고 규정하며 "오히려 궁극적으로 쌀의 시장가격을 떨어뜨리고 농가 소득을 더욱 불안정하게 만들 것"이라고 했다.
정황근 농림수산식품부 장관도 이날 브리핑에서 "남는 쌀을 더 많이 남게 만들고 이를 사는 데 들어가는 국민 혈세는 매년 증가해 2030년 1조4000억원대에 이르게 될 것"이라며 "국가적 이익에 반해 큰 피해가 예상되는 부당한 법률안에 대한 정부의 재의 요구는 헌법이 부여한 삼권분립에 따른 행정부의 권한"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쌀값 정상화법'을 거부하고 국민의 뜻을 무시한 윤 대통령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반발했다.
법안이 재의결되려면 국회 재적의원 과반수 출석과 출석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이 필요해 여당 의석수(115석)를 감안하면 사실상 통과가 불가능할 전망이다.
[박인혜 기자 / 이희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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