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D 시장은 중국에 넘겨줬지만… 조단위 선제투자로 OLED 1위 수성
OLED 경쟁력 상실해 파산
◆ K디스플레이 승부수 ◆
정부와 삼성이 손잡고 디스플레이 산업에서 초격차 확보에 나섰다. 산업 전체가 몰락한 일본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아 매서운 중국의 추격을 다시 한번 따돌리겠다는 포석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일본을 대표하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 기업인 JOLED는 최근 파산 절차에 들어갔다. 일본 디스플레이의 자존심으로 불렸던 JOLED 파산으로 일본 디스플레이 업계는 글로벌 시장에서 사실상 도태됐다. 이 같은 일본 디스플레이 산업의 몰락은 두 번의 투자 실기가 원인이다. 2000년대 들어 대형 액정표시장치(LCD) 라인 투자 시기를 놓치면서 평판 디스플레이 시장 호황을 제대로 누리지 못한 게 첫 번째 실패다. 이후 2010년 무렵 OLED 상용화 과정에서 일본은 또다시 적극적인 투자를 포기했다. 이 때문에 초기에 원천 기술을 보유하고도 OLED 산업에서 경쟁력을 상실했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이번 JOLED의 파산 신청은 이미 경쟁력을 잃은 상태에서 산업이 회생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라고 짚었다.
특히 전문가들은 다른 산업과 비교해 디스플레이 산업의 주도권 변화가 훨씬 역동적이라고 진단한다. 이 때문에 일본에서 한국으로 넘어온 주도권이 가까운 미래에 다시 중국으로 넘어갈 우려가 크다고 보고 있다. 이미 LCD에서 한국을 제친 중국은 OLED 분야에서도 점유율을 지속적으로 끌어올리고 있다. 지난해 4분기 11%였던 중국 BOE의 OLED 시장점유율은 올 1분기에 4%포인트 상승한 15% 수준으로 올랐다.
이 같은 위기 상황에서 삼성디스플레이의 이번 8.6세대 정보기술(IT)용 OLED 투자는 치열한 추격에서 시장 지배력을 지키기 위한 초강수로 풀이된다. 삼성은 앞선 경쟁 상황에서도 이 같은 초강수 투자로 사업의 승기를 잡아왔다. 40인치 대형 LCD TV 시장이 열릴 것으로 확신한 삼성은 2003년 경쟁사들과 달리 6세대를 건너뛰고 바로 7세대 LCD 투자를 결정했다. 그 결과 전체 LCD 시장과 달리 고전하던 TV용 LCD 시장에서 2005년 20%를 기록하며 샤프(18%)를 제치고 2위에 올랐다. 이어 2008년부터 LG를 꺾고 세계 1위를 차지했다.
또 2005년에는 수요처도 없는 상황에서 4700억원을 투자해 4만5620㎡(약 1만3800평) 규모로 OLED 전용 라인, A1(4.5세대) 라인 건설에 나섰다. 삼성은 이후 2007년 안정적인 수율을 확보하며 세계 최초로 OLED 양산에 성공했다. 이후 10조원이 넘는 투자비를 들여 6세대 플렉시블 OLED 라인 A3를 구축해 생산량을 확대했다. 이를 통해 스마트폰 기준을 LCD에서 OLED로 바꾸는 데 성공했다.
[오찬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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