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상승發 물가 뛸라 옐런, OPEC+ 작심비판
연준 매파도 "인플레 악영향"
내달 FOMC 셈법 복잡해져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사진)이 주요 산유국 협의체 OPEC플러스(OPEC+)의 기습적인 감산 결정에 대해 "건설적이지 않은 조치"라고 비판했다. 3일(현지시간) 미국 경제 매체 CNBC와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옐런 장관은 이날 미국 코네티컷주에 위치한 예일대에서 강연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에너지 가격을 낮게 유지하는 게 중요한 시기에 (감산은) 비건설적 조치"라며 "물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아직 확실하지 않지만 인플레이션이 이미 심한 상황에서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고 비판했다.
전날 OPEC+는 다음달부터 하루 116만배럴의 원유 감산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 여파로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6.28% 급등한 배럴당 80.42달러를 기록했다. 이날 가격 상승폭은 지난해 4월 12일 이후 가장 컸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내 대표 매파 인사인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도 OPEC+의 감산이 미국의 인플레이션 대응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불러드 총재는 이날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OPEC+ 감산에 따른 영향이 지속적일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면서도 "경우에 따라 인플레이션에 영향을 미쳐 우리 일을 조금 더 어렵게 만들 수 있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다음달 초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을 높게 점쳤으나 산유국들의 '깜짝 감산'으로 이러한 전망이 불투명해졌다. 유가 상승이 인플레이션 불길을 다시 부추길 가능성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한편 OPEC+의 감산 조치로 올해 세계적인 원유 공급 부족 우려가 제기되면서 미국 셰일업계가 증산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중동 국가들의 감산량이 두드러지면서 미국산 원유가 반사이익을 볼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최현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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