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늬만 年13% 적금 … 우대조건이 로또확률
우대금리 8%P '워킹적금'
매일 1만4천보 걸어야 충족
A저축은행이 출시한 '워킹적금'은 매월 1만원 이상~20만원 이하 금액을 12개월 동안 납입하면 최대 연 10% 금리가 제공되는 상품이다. 하지만 '걷기'에 흥미가 없는 금융 소비자가 이 조건만 보고 무턱대고 가입했다가는 연 1~2% 수준의 금리만 적용받는 낭패를 볼 수 있다.
4일 금융위원회는 이 같은 특판 예·적금 상품을 가입할 때 상품설명서에 기재된 우대금리 지급 조건을 꼼꼼히 확인하고 본인이 조건을 충족할 수 있는지 숙고한 뒤 계약을 결정할 것을 당부했다. 또 금융사가 제대로 안내하고 있는지 당국이 점검하기로 했다.
앞선 워킹적금은 기본금리가 연 1%에 불과하고, 나머지 9%포인트는 우대금리다. A저축은행 통장으로 1년간 6회 이상 자동이체를 진행하면 1%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준다. 나머지 8%포인트를 추가로 받으려면 1년간 500만보 이상 걸어야 한다.
재테크 커뮤니티에선 의견이 분분하다. 부정적인 쪽은 최대 금리를 적용 받으려면 1년간 하루도 쉬지 않고 매일 1만4000보 정도를 걸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주장한다. 평소에 1만보 이상 자주 걷는 사람도 걸음 수 측정 애플리케이션(앱)을 항상 켜두고 생활해야 하는 등 불편함이 있어 가입하지 않겠다고 말한다. 반면 일각에선 걸음 수는 채울 수 있는데 월 납입 한도가 아쉽다는 의견도 있다.
'로또'처럼 행운 숫자에 당첨되면 10%포인트의 우대금리를 받는 상품도 있다. B은행은 지난해 9월부터 1년간 내놓은 '행운적금'에 대해 최대 연 13.7% 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다고 홍보하고 있다. 기본금리는 연 3.7%다. 나머지 10%포인트는 매주 배정받은 임의의 6개 숫자가 그 주 행운 숫자 추첨 결과와 모두 일치하면 받을 수 있다. 재테크 카페에 이 상품을 소개한 글에는 '낚시 적금 같다'는 댓글도 있다.
이외에 기본금리 1.5% 적금 상품인데 타인이 예금주의 초대 코드를 받아 같은 상품에 가입하면 추가 금리를 1%포인트씩 제공하는 '친구 초대' 형식 적금도 있다. 특정 신용카드를 일정 기간, 일정액 이상 써야만 우대금리가 제공되는 적금 상품도 많았다.
금융위는 달성 가능성을 사전에 가늠하기 어렵거나 최종 적용 금리가 불확실한 금융상품에 유의할 것을 금융 소비자에게 당부했다. 또 금융위는 "금융 소비자가 오인할 가능성이 높은 금융상품에 대해서는 필요시 현장점검을 할 계획"이라며 "정해진 확률에 따라 우대금리를 지급하는 경우 그 확률을 명확히 안내하고 있는지 등을 점검할 것"이라고 밝혔다.
[채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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