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 특수’에 활짝 웃었던 상인들… 전국 비 소식엔 ‘한숨’
명소 주변 편의점, 식당, 카페 매출 늘어
그러나 벚꽃 대부분 지고 오늘 밤 비 소식 있어
“평소 주말에는 손님들이 없었는데, 벚꽃 축제로 방문객이 몰려 하루 종일 정신이 없었네요. 코로나 이후로 오랜만에 ‘대목’을 맞이한 느낌입니다.”
지난 2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윤중로 인근 김모(62)씨가 운영하는 식당에는 쉴 새 없이 손님이 몰려들었다. 평소 직장인들을 상대로 점심 장사를 하고 있는 곳이라 주말에는 비교적 한산한 편이지만, 최근 ‘벚꽃 대목’에 주말 매출이 평일 못지 않게 늘어났다. 김씨는 “주말 매출이 평소 대비 2배 이상으로 증가했다”고 말했다.
평년보다 보름이나 벚꽃이 일찍 피면서 전국 서울 벚꽃 명소 곳곳에 상춘객이 몰리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 이후 4년 만에 처음으로 맞이하는 ‘노마스크’ 벚꽃 축제도 4일부터 본격 시작되면서 인근 상인들 얼굴에도 웃음꽃이 피고 있다.
이날 서울의 대표적 벚꽃 명소인 여의도 윤중로 일대에 ‘영등포 여의도 봄꽃축제’가 열리면서 거리는 만개한 벚꽃을 즐기러 온 방문객들로 북적였다. 지난해 윤중로 벚꽃길 보행로가 3년 만에 전면 개방되면서 방문객이 늘었지만, 올해부터는 실내·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전면 해제된 덕에 방문객은 지난해보다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람들은 다소 더운 날씨에 양산과 모자를 쓰고 벚꽃을 구경했다. 축제 답게 음악 소리에 맞춰 춤을 추는 사람도 눈에 띄었다. 나들이객과 잠깐의 휴식을 즐기러 나온 회사원들은 벚꽃 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었다.
이날 오전 11시쯤 점심시간이 가까워지자 여의도 한강공원 일대 음식점과 카페, 플리마켓(벼룩시장)에도 방문객이 몰리기 시작했다. 특히 대규모 행사장에서 볼 수 있는 푸드트럭들도 줄지어 서 있었다. 사람들은 저마다 손에 음식을 한 가지씩 들고 사진을 찍으며 봄꽃을 만끽하는 모습이었다.
코로나 시절과 대비해 부쩍 늘어난 상춘객들 덕분에 인근 식당·카페 등 매출도 덩달아 올랐다. 여의도 한강공원 주변에서 제과점을 운영하고 있는 A씨는 “점심과 저녁을 가리지 않고 손님이 몰린 덕에 평소 대비 30%가량 매출이 늘었다”며 “벚꽃철을 놓치면 당분간 기회가 없다는 생각에 휴식 시간도 없이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5일부터 봄꽃축제가 열리는 서울숲·잠실·뚝섬 인근 자영업자들도 오랜만에 찾아온 대목을 반가워하는 모습이었다. 이날 ‘숲뷰’를 볼 수 있는 서울숲 맞은편 카페들은 오전부터 손님들로 가득 차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였다. 소셜미디어(SNS) 등을 통해 유명세를 탄 식당 앞에서는 장사 시작 전부터 대기를 하는 이른바 ‘오픈런’을 하고 있는 손님 10여명이 기다리고 있었다.
서울숲 주변에서 1년째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김지희(36)씨는 “3월 말부터 손님이 증가했고, 현재는 3월 초 대비 30~40%정도 손님이 더 늘어났다”며 “주로 오전에는 중장년층이, 오후에는 청년층이 방문하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들도 자주 발견할 수 있다”고 했다.
마스크를 쓰지 않는 봄 나들이를 가려는 사람들이 늘면서 편의점 매출도 올랐다. GS리테일에 따르면 최근 한강변이나 여의도 일대에 위치한 매장 20여곳의 매출은 일반 관광지 대비 3배가량의 매출 신장률을 보이고 있다. KB국민카드 또한 벚꽃 만개 시기의 여의도와 석촌호수 인근 음식점 등의 주말 매출액이 지난 2019년 대비 각각 24%, 31% 증가했다는 분석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다만 이날부터 전국 곳곳에 비가 내릴 것으로 관측되면서 소상공인들 사이에서는 ‘벚꽃 특수’는 끝이 났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미 지기 시작한 벚꽃이 비까지 맞고 떨어지면 지금처럼 손님이 모이긴 힘든 것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서쪽 지역을 중심으로 시작된 비는 6일 밤까지 전국 곳곳으로 확대된다.
여의도의 한 카페 점주는 “벚꽃이 피기 시작한 지난주부터 손님이 평소보다 2~3배 늘었고 작년 같은 시기와 비교하면 매출도 2~3배 늘어 코로나 이전과 비슷해졌다”면서도 “지난주 손님이 크게 는 뒤로 이제는 조금 줄어들기 시작했다. 하락세인 것 같다”고 밝혔다.
여의도 한강 공원의 편의점 점장 B씨는 “벚꽃 축제 한다고 해서 손님이 늘진 않은 거 같고 매출은 평소보다 10% 정도로 조금 늘었다”며 “벚꽃이 막 피기 시작할 때와 비교하면 손님이 줄어 이제 (대목은) 끝났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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