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애 삼촌 맞아요?” 40대 가장 ‘촉’이 9살 여아 유괴 막았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공원에서 놀던 9세 여자아이를 유인하려던 술 취한 4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유괴 과정을 수상히 여기고 끈질기게 쫓아간 40대 가장의 직감이 아이를 구해냈다.

4일 경찰에 따르면 광주북부경찰서는 미성년자 유인 혐의로 40대 남성 A씨를 체포했다. A씨는 지난 2일 오후 5시15분쯤 광주광역시 북구 한 어린이공원에서 놀고 있던 9세 초등학생 여자 아이에게간식을 주며 접근한 뒤 자신의 집으로 데려가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술에 취한 A씨는 부모가 잠시 자리를 비운 틈을 타 여자아이에게 “집에 있는 인형을 주겠다”고 말하고 유인했다.

아이를 유괴하려던 A씨를 막은 건 초등생 아들과 공원을 찾았던 40대 가장 B씨였다. B씨는 공원에서부터 소주병을 들고 술에 취한 A씨가 아이에게 접근하는 모습을 지켜본 뒤, 이를 뒤를 쫓았다. 섣불리 개입할 수 없었던 B씨는 이들을 500m 가까이 뒤따르며 끈질기게 상황을 지켜봤다.

A씨가 한 빌라 앞에 멈춰서 아이를 끌고 들어가려던 찰나, 조용히 그들 뒤를 따르면 B씨는 더는 지체할 수 없없었다. B씨는 급히 A씨를 멈춰세운 뒤, 아이와 무슨 관계인지부터 캐물었다. 이에 A 씨는 “나는 아이의 삼촌”이라며 인형을 주기 위해 데려간다고 말했다. 아이는 앞서 A씨가 시킨대로 그가 삼촌이라고 말했지만, B씨는 의심을 거두지 않았다.

10분 가까이 이어진 실랑이 끝에 B씨가 “(삼촌이 맞다면) 아이 할머니 이름을 대보라”하자 A씨는 당황해 말문이 막혔다. 이후 B씨가 추가로 물어본 아이 집 주소 등 기본적인 인적사항 등에 A씨가 횡설수설하는 모습을 보고 경찰에 신고했다. A씨는 그제서야 “잘못했다. 한 번만 봐 달라”면서 무릎을 꿇고 사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경찰은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A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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