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주관 전기·가스요금 간담회서 '인상' 놓고 첨예한 대립

이석주 기자 2023. 4. 4.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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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가스요금 조정과 관련해 정부가 주관한 해당 분야 관계자 간담회에서 '원가 상승 등을 고려해 시급히 인상해야 한다'는 의견과 '취약계층 부담이 커지는 만큼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주장이 엇갈렸다.

유미화 녹색소비자연대 공동대표는 "지난 1년간 4번의 가격 조정으로 가계 부담이 가중된 상황"이라며 "고물가 시기에 전기·가스요금 인상은 연쇄적인 물가 상승을 유발할 수 있어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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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재부·산업부·KDI·에너지경제연구원 주관
"소상공인 부담 가중, 지금도 한계 직면"
"요금 동결하면 오히려 국민 경제에 부담"
4일 서울 중구 한국재정정보원에서 ‘전기·가스요금 관련 관계자 간담회’가 진행되고 있다. 기재부 제공

전기·가스요금 조정과 관련해 정부가 주관한 해당 분야 관계자 간담회에서 ‘원가 상승 등을 고려해 시급히 인상해야 한다’는 의견과 ‘취약계층 부담이 커지는 만큼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주장이 엇갈렸다.

▮“소상공인이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

기획재정부와 산업통상자원부는 4일 서울 중구 한국재정정보원에서 한국개발연구원(KDI) 및 에너지경제연구원과 함께 ‘전기·가스요금 관련 관계자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번 간담회는 전기·가스요금 인상과 관련된 다양한 관계자와 의견을 나누기 위해 마련됐다.

유미화 녹색소비자연대 공동대표는 “지난 1년간 4번의 가격 조정으로 가계 부담이 가중된 상황”이라며 “고물가 시기에 전기·가스요금 인상은 연쇄적인 물가 상승을 유발할 수 있어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요금을 올릴 경우 인상 폭과 시기 등에 대해 구체적인 정보 제공으로 소비자를 설득할 필요가 있다”며 “에너지 수요 감소를 위해 요금 인상 이외에 전기·가스 사용 절감 시 인센티브 정책 확대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기홍 소상공인연합회 감사는 “전기·가스요금은 이미 소상공인이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인상됐고 추가적인 가격 인상 시 영업 지속이 불가능할 수 있다”며 “한 달 임대료도 1년에 5% 이상 인상할 수 없는데 전기료는 인상 폭이 너무 커서 임대료보다 더 내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행 요금 체계는 소상공인의 부담이 과중한 구조로 요금체계 개편 및 소상공인 대상 요금 지원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요금 올려 에너지 공기업 손실 막아야”

반면 ‘원가가 급등한 상황에서 요금을 동결하면 오히려 국민 경제에 부담이 될 것’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이유수 에너지경제연구원 에너지탄소중립연구부장은 “물가 상승 등 국민 부담을 우려해 요금을 동결하면 에너지 부문의 공급 안정성 저해, 자원 배분의 비효율성 증가, 경제 전반의 자금 조달 문제 등 큰 비용 부담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어 “국제유가는 연초 하락했다가 최근 OPEC(석유수출국기구) 감산 결정으로 80달러로 다시 상승하는 등 변동성과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며 “중국과 유럽의 수요 변동성도 우리 가스가격에 취약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진단했다.

김창식 한국에너지공단 수요정책실장은 “우리나라는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93%이고, 최근 에너지 가격 폭등에 따른 에너지 수입액 증가로 국민 경제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며 “에너지 수요 감축을 위해서는 적정한 가격 정책과 투자 유도를 위한 인센티브 부여, 가격 정책에 따른 취약계층 등에 대한 대책 검토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한국전력공사(한전)와 한국가스공사의 경영난 심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김윤경 이화여대 교수는 “저렴한 요금 수준은 소비자에게 해당 에너지를 더 사용할 수 있다는 잘못된 신호를 주고 (에너지 공기업) 손실이 커지는 구조로 연결되므로 요금 인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김 교수는 “요금 인상은 경제 주체에 충격이 되므로 인상의 폭과 시기를 조절하고 공기업도 사업 비용 저감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금융산업실장은 “올해 한전채 발행 여건은 지난해보다 큰 폭 개선돼 발행 규모가 소폭 확대되더라도 현 수준의 금리에서 무리 없이 발행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적정 수준의 전기요금 인상’과 ‘적정 수준의 한전채 발행’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앞서 당정은 지난달 31일 올해 2분기 전기·가스요금 인상 결정을 보류했다. 국제 에너지 가격 추이와 물가 등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좀 더 면밀히 검토한 뒤 조속한 시일 내에 조정안을 확정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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