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란했던 감사원 ‘삼바 특별감리’ 감사…‘금감원 주의’로 끝

감사원, 금감원 정기감사 보고서 통보
핵심논란 사전통지서 통보 공개는 안 담겨

금융감독원 전경. 연합뉴스

2017~2018년 금융감독원이 실시한 삼성바이오로직스(삼바) 특별감리의 적정성을 조사해온 감사원이 ‘주의 조처’로 감사를 마무리했다. 논란이 됐던 금감원의 ‘삼바 사전통지서 통보’ 언론 공개 부분도 감사원 정기감사 보고서에 담기지 않았다. 감사원이 대대적으로 조사에 나섰으나 큰 문제점을 발견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감사원은 4일 ‘금융감독원 정기감사 보고서’를 통해 금감원의 감리업무 수행 과정에서 적법절차 준수에 미흡한 점이 있었다며 ‘주의’를 통보했다. 보고서에는 “금융감독원장은 앞으로 금융위원회로부터 감리업무를 위탁받아 수행하는 과정에서 적법절차를 준수하지 않는 일이 없도록 관련 업무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명시됐다. 징계 없이 비교적 가벼운 주의 조처가 나온 것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감사원은 금감원이 2017～2018년 ㄱ사를 상대로 사업보고서 및 연결감사보고서를 감리한 경위와 적법절차 준수 미흡 사유 등을 점검했다. ㄱ사는 삼바로 알려졌다. 금감원은 시민단체가 삼바 분식회계 의혹을 제기하자 2017년 4월 특별감리에 착수해 1년 넘게 조사를 벌인 바 있다.

감사원은 금감원이 삼바에게 뒤늦게 질문서를 발부하고, 답변서를 받기 전에 감리 결과 처리안을 확정하거나 지적 근거를 기재하지 않고 조치 사전통지서를 통보하는 등 적법 절차를 잘 준수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다만 감사원은 이날 보고서에 삼바에 조치 사전통지서를 보냈다는 사실을 언론에 알린 부분은 담지 않았다. 금감원은 2018년 5월1일 삼바와 감사인에게 조치 사전통지서를 통보했고, 당일 출입기자들에게도 사전통지서를 발송했다는 사실을 공지했다. ‘조치 사전통지’는 금감원이 위반 사실을 발견했고, 이를 제재가 확정되는 증권선물위원회(증선위) 안건으로 올릴 것이라고 알려주는 절차다.

이에 대해 감사원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금감원이 증선위가 최종 결론을 내리기 전 언론에 진행 상황을 알린 것은 비밀 유지 의무를 어긴 것이 아닌지 감사를 진행해왔다. 감사원은 삼바 특별감리를 담당했던 당시 금감원 임직원들을 상대로 대대적인 조사에 나섰으나 이번 정기감사 보고서에는 내용이 담기지 않았다.

전슬기 기자 sgju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