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총장 윤석열' 징계취소 항소심, 절차적 하자 놓고 재차 격돌

[theL] 검사징계법 조항 충돌에 윤석열-법무부 대리인단 갑론을박

(서울=뉴스1) 오대일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4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제14회 국무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양곡관리법 개정안 재의요구권(거부권)을 의결했다. (대통령실 제공) 2023.4.4/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검찰총장 시절 정직 2개월 징계를 받고 불복소송을 낸 뒤 1심에서 패소한 윤석열 대통령의 대리인단이 항소심에서도 당시 징계에 절차적 하자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서울고법 행정1-1부(부장판사 심준보·김종호·이승한)는 윤 대통령이 법무부 장관을 상대로 제기한 징계처분 취소소송에 대해 4일 첫 변론을 주재했다.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청구권은 법무부 장관에게 있다. 법무부 장관은 검사징계법 5조에 따라 검사징계위원장을 맡아야 하고 부득이한 경우 직무대리를 지정해야 한다. 그런데 같은 법 17조 2항에는 "징계를 청구한 사람은 사건 심의에 관여하지 못한다"고 규정돼 있다.

윤 대통령에 대해 징계를 청구한 사람은 추미애 당시 법무부 장관이다. 추 전 장관은 징계위원장의 직권으로 징계위원을 선임하고 징계심의기일을 지정한 뒤 직무대리에게 권한을 넘겼다.

이날 윤 대통령의 대리인은 "장관이 검찰총장에 대해 징계를 청구하면 모든 절차에서 배제돼야 한다"며 당시 징계 절차는 추 장관이 관여했기 때문에 모두 무효라고 주장했다.

반면 법무부의 대리인은 "법률 문언의 통상적 의미에 충실해야 한다"며 검사징계법 17조 2항엔 징계청구자가 '업무 일체'에 관여하지 못한다는 표현이 없고 '사건 심의'라는 제한적 표현만 사용된다며 추 장관이 징계심의기일을 지정한 것엔 하자가 없다고 맞받았다.

법무부 측은 또 "윤 대통령 측의 주장에 따른다면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를 청구한 법무부 장관은 징계위원장 권한행사가 일절 금지되는데, 위원장 직무대리 지정도 역시 제한되니 징계절차 진행 자체가 불가능해지는 문제가 있다"고 덧붙였다.

재판장은 이날 "미묘하다"며 "조문의 해석으론 법무부의 주장이 받아들여질 수 있는데, 심의 기일이라는 것 자체가 완전히 절차적·형식적인 것만이라고 할 수 있냐"고 되물은 뒤 차후 변론에서 추가로 공방하겠다고 밝혔다.

법무부 검사징계위원회는 2020년 12월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에 대해 중징계에 해당하는 정직 2개월을 의결했다. 징계사유는 △대검의 재판부 사찰 문건 작성·배포 △채널A 사건 감찰·수사 방해 △정치적 중립 훼손이다.

윤 대통령은 징계를 취소해달라며 행정소송을 냈지만 2021년 10월 1심에서 패소했다. 당시 재판부는 '정치적 중립 훼손'을 제외한 나머지를 모두 적법한 징계사유로 인정하면서 법무부가 정직 2개월이 아닌 면직을 의결할 수도 있었다고 판시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오는 5월16일 2차 변론을 주재한다.

성시호 기자 shsung@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