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오른 '이상민 탄핵심판' …양측 책임 공방 '팽팽'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모습.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헌법재판소가 '이태원 참사' 책임과 관련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탄핵 여부를 두고 본격적인 심리에 돌입했다. 첫 준비기일인 4일 이 장관 측은 “파면당할 만큼 중대한 위법이 없었다"며 치열한 공방을 예고했다.

헌재는 이날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청사 소심판정에서 피청구인인 이 장관 측과 탄핵을 청구한 국회 측 법률대리인들을 불러 변론준비기일을 열었다. 준비기일은 본격적인 변론에 앞서 사건 당사자들의 주장과 증거를 정리하는 절차다. 이 사건의 준비절차를 담당하는 수명(受命)재판관은 주심인 이종석 재판관과 문형배·이미선 재판관이다.

이날 법정에서 양측 법률대리인단은 각자 이태원 참사 대응과 관련해 사전 재난 예방조치 의무 위반 등 이 장관의 책임 여부를 둘러싸고 첨예하게 맞섰다.

이 장관 측 대리인은 “다중 밀집 자체만 가지고 재난 사전상황으로 파악해 대응해야 한다면 정치적 집회도 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너무 사후적인 관점에서 일방적으로 행안부 장관에게 모든 책임 다 지게 하는 것은 정치적”이라고도 했다.

이에 국회 측 대리인은 “피청구인(이상민 장관) 측이 크리스마스 명동 인파 사진, 남산 일출 보기 위해 몰린 인파 사진 등을 제출했지만 이 사건 사고는 성격이 아예 다르다”고 맞섰다. 그 이유로는 “이 사건 사고는 폭 3미터 길이 40미터인 매우 좁은 골목에서 발생했고 사고 현장 100m 거리에 파출소가, 200m 거리에 소방서가 있었다. 또 재난이 발생하기 전 112와 119 신고 계속돼 충분히 재난 발생 예견할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탄핵 필요성과 관련해서도 양측의 주장은 엇갈렸다. 이 장관 측은 법 위반 행위가 없었고 있더라도 직무수행을 의도적으로 방임하거나 포기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헌법 수호 관점에서 중대한 법 위반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헌재 기존 판례에 따라 탄핵을 위해선 법 위반 여부를 넘어 탄핵할 만큼 중대한 위반이 있었는지도 판단해야 하는데 이 같은 부분이 없다는 것이다.

반면, 국회 측은 이 장관의 탄핵으로 얻게 되는 실보다 득이 훨씬 크다는 입장이다. 국회 측 대리인은 “헌법상 책무 저버려 법 위반이 중대하고 선출직이 아니라 직무수행 공익성 크지 않고 파면 효과가 거의 없는 반면 헌법상 수호 이익이 크다”며 파면의 필요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헌재는 오는 18일 변론준비기일을 한 차례 더 진행할 예정이다. 이후 정식 변론기일과 평의 절차 등을 거쳐 헌법재판관 9명 중 7명 이상이 출석해 6명 이상이 동의하면 파면 결정을 내릴 수 있게 된다.

앞서 지난 2월 국회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권이 공동 발의한 이 장관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가결됐다. 국무위원에 대한 탄핵 소추는 이 장관이 헌정사상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