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부양비 급격 악화…건강보험 '수직적' 보편성 달성 필요"
기사내용 요약
복지부, 필수의료 강화 위한 의료보장 혁신포럼
지속가능 건보 재정 방안…필요도 기반 의료접근
필수의료 인력 확충 필요성도…"지역의사제 도입"
[서울=뉴시스]권지원 기자 = 저출산, 초고령화로 건강보험의 재정위기가 예상되는 가운데, 지속 가능한 보건의료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목소리가 나왔다.
정재훈 가천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는 4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필수의료 강화를 위한 의료보장혁신포럼'에서 "2020년을 기점으로 의료부양비는 급격하게 악화됐다. 지출 관리와 필수의료에 있어서 수직적 보편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 교수는 "2020년~2022년 코로나19가 진행되는 사이 건강보험료율 추세선보다 의료부양비가 급격하게 증가했다. 재정의 관점에서도 장기적인 지속가능성이 불투명해지는 시점이 팬데믹이 끝나는 2023년"이라면서 "저출산, 고령화의 영향이 직접적으로 미치고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꼬집었다.
이를 위해 필수 의료 영역에는 폭넓은 보장을 하되 일부 질환에 대해 보장을 차등화하는 '수직적 보편성' 건강보험 체계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교수는 "감염병처럼 국가의 필요, 위기 대응, 중증이나 외상에 대한 필수의료에 대해서는 폭넓은 보장을 제공해주고 특정 영역에 대해 전체적인 급여와 비급여의 구분 없이 수직적으로 보편 보장을 해주되, 경증질환이나 의료 보장의 필요성이 감소하는 영역에는 보장의 개념을 과감하게 줄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또한 정 교수는 한국이 코로나19 팬데믹 대응 과정에서 다른 나라보다 국민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성공했으나 민간 의료 체계에 대한 높은 의존성으로 민간 의료에 집중된 재정 지출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가 코로나19 대응과정에서 의료기관에 8조원에 가까운 금액을 손실보상으로 사용한 점을 언급하면서 "미리 (병상의 확보 등) 준비가 될 수 있다면 국비나 건강보장 관점에서 재정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동기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향후 팬데믹에서 재정지출을 최대한 효율화 할 수 있도록 후향적 평가 작업과 중장기적 의료 대응 능력 확보가 요구된다고 밝혔다.
정 교수는 "코로나19에 대응하면서 건강보험 재정과 국비로도 많은 예산이 투입됐다. 대표적으로 경구용 치료제는 2조 원 가까이 투입됐다"면서 "중장기적으로 후향적인 평가를 통해 (의료 대응 정책의) 비용-효과, 국비로 무료 지원에 대한 요건 등에 대한 장기적 고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두 번째 발제자로 나선 신현웅 보건사회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필수의료 의료인력 확충, 공공정책수가 확대 및 건강보험 지불제도 다변화, 지역완결형 의료전달체계 강화 등 지속가능한 보건의료체계 과제로 제시했다.
신 선임연구원은 우선 필수의료 중심 인력 확충 필요성을 강조했다. 인력 유인 지원책으로 일본의 '지역 틀 선발제도'와 같은 지역의사제 도입, 한시적인 특성 의과대학 증설 등을 제안했다.
또한 건강보험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필요도 기반 의료접근 ▲보상체계 다변화 ▲사전적·총량적 재정관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의료 필요도에 기반한 의료이용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면서 복지부에서 추진 중인 외래방문일수 기반 본인부담차등제 도입과 의료-요양 통합판정 시범사업 확대 등을 예시로 들었다.
아울러 신 선임연구위원은 지역 완결형 의료전달 체계를 강화하기 위해서는 "지자체, 복지부가 참여하는 거버넌스 체계를 마련해서 지역의료 수요에 기반해 병상 수급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 일반 수도권 병원의 부속 병원이 증가하면 지역 의료 생태계는 망가질 수 밖에 없어서 병상 관리는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조규홍 복지부 장관은 "초고령 사회 전환 등 미래 수요에 적극 대비하고 필수의료 분야와 지역에서 충분한 의사 인력이 활동할 수 있도록 인력 양성과 공급체계도 대대적으로 개편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건강보험 제도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 건보 제도의 구조적 개혁을 중요한 과제로 꼽았다.
조 장관은 "지불제도의 다변화, 수가 결정 체계의 합리화, 혁신적 의료 기술에 대한 새로운 보상 체계 마련과 함께 비급여의 관한 적정한 관리, 실손보험 구조개선 등 건강보험을 둘러싼 다양한 쟁점 과제에 대한 해법도 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leakwo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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