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세수 급감하는데 교육교부금 퍼주기 계속 방치할 건가

2023. 4. 4.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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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실제 재정 상황을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는 지난해 117조원 적자를 기록했다. 기존 전망치보다 6조원 이상 늘어났다. 코로나19 사태 첫해였던 2020년 112조원 적자를 넘어 역대 최대치도 갈아치웠다. 올해 들어서도 세수 감소세는 심각한 수준이다. 부동산과 주식 등 자산 가격 하락과 경기 침체가 맞물리면서 1~2월에만 세수가 16조원가량 줄었다. 이처럼 국가 재정이 흔들리고 있는데도 지방교육재정교부금(교육교부금)은 주체할 수 없을 만큼 넘쳐나고 있다. 학령인구가 줄어도 내국세에서 무조건 20.79%를 떼어내 교육교부금으로 배정하는 제도 탓이다. 현행 제도를 그대로 두면 3년 후인 2026년에는 학생 1인당 교육교부금이 올해보다 500만원 이상 증가하며 2000만원을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초·중·고교 학생 수는 2000년 795만명에서 지난해 527만명으로 급감했다. 윤석열 정부 마지막 해인 2027년에는 460만명으로 작년보다 12%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데도 교육교부금은 내국세와 연동되다 보니 해마다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내년에 80조원을 넘어서고 2027년에는 100조원을 돌파할 것이라고 한다. 최근 5년간 교육교부금이 연평균 증가율(8.9%)만큼 늘어난다는 가정하에 추계한 결과다. 정부는 재정난으로 허리띠를 졸라매야 할 판인데 각 시도 교육청은 남아도는 교육교부금을 입학준비금과 노트북 지원, 보육·교육 지원금 등 각종 명목으로 펑펑 쓰고 있으니 기가 찰 노릇이다.

윤석열 정부는 고등·평생교육 지원특별회계를 신설해 교육교부금을 대학 지원에 쓰도록 했지만 이 정도로는 근본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교육교부금 편성과 효율적 집행을 위해서는 교육계가 반발해도 내국세 연동 제도를 손봐야 한다. 현재 국회에는 교부금 수요액을 산정할 때 학생 수 변동을 고려하는 법안 등이 올라와 있는데 입법에 속도를 내야 한다. 세수가 급감하는 상황에서 교육교부금 퍼주기를 더 이상 방치해선 안 된다. 정부와 정치권은 예산 낭비를 부추기는 시대착오적 교육교부금 제도를 하루빨리 뜯어고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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