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양곡법 거부권·돌덩이 발언' 맹공…"尹 쌀값 정상화 포기"(종합)

이승재 기자 2023. 4. 4.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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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서 설전 이어져
민주당 의원들, 한덕수 총리 집중 추궁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제405회국회(임시회) 제2차 본회의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이 진행중인 가운데 의원들의 자리가 비어있다. 2023.04.04. 20hwan@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승재 김승민 신재현 최영서 기자 = 야당은 대정부질문 둘째 날 초과 생산된 쌀을 정부가 의무 매입하도록 하는 양곡관리법 개정안에 대한 거부권(재의요구권) 행사를 집중 추궁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법으로 선제적 격리를 강제해야 쌀 생산 조정이 가능하다는 논리를 폈는데, 한덕수 국무총리는 정반대 입장을 고수했다.

또한 전날 한일 정상회담 성과와 관련해 "가장 큰 돌덩이를 치웠다"고 자평한 한 총리의 발언도 도마 위에 올랐다.

4일 오후 열린 국회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에서는 이와 관련된 설전이 이어졌다.

야 "쌀값 정상화 포기" vs 한 총리 "생산조정 불가능"

윤석열 대통령이 이날 국무회의에서 양곡법에 대한 재의요구안을 의결해 거부권을 발동한 가운데, 여야는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관련 질의를 집중했다.

한 총리가 '강제 격리 시 생산 조정은 불가능하다' 입장에서 움직이지 않자 민주당 측에서는 고성이 터져나왔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재의요구를 "입법권에 대한 중대한 도전을 넘어, 국민 삶과 쌀값 정상화에 대한 포기 선언"이라고 규정했다. 전날 '쌀값 정상화 공포 촉구 결의대회'에서 농민들과 함께 삭발한 신정훈 의원이 나섰다.

신 의원은 '의무 매입'의 효과에 대해 한 총리와 고성을 주고받았는데, 끝내 평행선을 달렸다.

신 의원은 사전적 쌀 생산 조정이 자연히 이뤄지기 때문에 시장격리 상황이 거의 없을 것이라며 '남는 쌀 강제매수'는 잘못된 표현이라고 주장했는데, 한 총리는 법안 요건에 따른다면 매년 강제매수를 할 수밖에 없다는 반박에서 움직이지 않았다.

신 의원은 "농림축산식품부 자료를 보면, 이명박 정부에서는 생산 조정만으로 과잉생산을 해결했는데 박근혜 정부에서는 사후적 시장격리를 해서 쌀값이 대폭락했다. 바로 이 내용을 양법에 담은 것"이라고 했다.

그러자 한 총리는 "과거 문제보다, 올해부터 2030년까지 이대로 가면 11.3%의 초과생산이 되고 가격은 현재 18만원에서 17만원으로 떨어진다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강제적으로 남는 쌀을 수매하도록 하는 제도 자체가 있는 한, 농민은 자체적으로 (생산을) 조정해야 할 인센티브가 없다"며 "'사전조정이 좋으냐, 사후격리가 좋으냐'는 질문이 성립되지 않는다. 강제수매가 있기 때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신 의원은 "강제적 시장격리를 전제하지 않아도 정부가 할 수 있는 정책을 선택하라면 뭐가 옳으냐고 묻는 것"이라며 "지금까지 강제 격리가 없는 상태에서도 사전 생산조정은 성공했다"고 재반박했다. 그러나 한 총리는 "강제수매 제도를 갖고 선제 조정은 이뤄질 수 없다"고 다시 못박았다.

신 의원은 "양곡법 개정안은 무조건 매입과 무조건 수매, 영구 수매법이 아니다. 사전적 생산 조정을 통해 시장격리를 최소화하고 쌀값을 정상화하자는 법"이라며 "오늘 윤석열 정부는 양곡법 거부권을 통해 농민을 패싱하고 식량 안보와 쌀값 정상화를 포기했다"고 발언을 마쳤다.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신정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405회국회(임시회) 제2차 본회의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질문을 하고 있다. 2023.04.04. 20hwan@newsis.com

야 "부적절한 비유" vs 한 총리 "희생자 지칭 아냐"

이날 국회에서는 한 총리가 지난 3일 한일 정상회담 성과를 설명하면서 "가장 큰 돌덩이를 치웠다"고 발언한 것을 두고 야당과 한 총리 간 공방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윤관석 민주당 의원은 한 총리를 향해 "전날 답변 과정에서 '돌덩이를 치웠다'고 했다. 이 부분 상당히 부적절해서 (강제동원 피해) 당사자와 국민이 상처를 받았고, 이에 대해 유감을 표명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부적절한 비유였지 않나"라고 물었고, 한 총리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윤 의원은 재차 "아닌가. 강제동원 피해자 권리를 돌덩이로 표현하나"라고 몰아세우자, 한 총리는 "의도를 자꾸 곡해하지 말라. 돌덩이라고 한 것은 한일 간의 관계를 극도로 악화시킨 문제를 해결하고 치우려 했다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그러면서 "어떻게 국민을 돌덩이라고 얘기할 수가 있나"라며 "그런 뜻으로 얘기한 것이 아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총리의 발언이 이어지자 민주당 의원들의 고성이 본회의장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이에 한 총리는 "국민을 지칭한 바도 없고 징용 희생자를 지칭해서 돌덩이라고 한 것이 아니다"라며 "한일 간의 관계를 지극히 악화시켜서 과거에 발목 잡히게 만드는 그 문제가 돌덩이라고 얘기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똑바로 얘기하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똑바로 듣는 게 더 중요한 것"이라고도 했다.

이후에도 민주당 의원들의 항의는 잦아들지 않았고, 김진표 국회의장이 중재에 나섰다.

김 의장은 "총리는 윤 의원에 질문에 답변해주길 바란다"며 "의석에서 질문하고 답하는 것은 아니지 않나. 경청해달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한덕수 국무총리가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405회국회(임시회) 제2차 본회의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신정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3.04.04. bjk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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