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세기의 재판' 서막…머그샷 찍고 "무죄" 한마디 외친다
법원까지 '카퍼레이드'…취재진은 밤샘 후 오픈런
법원, 방송 불허…30분 심리 마친 뒤 플로리다 자택 귀가
(서울=연합뉴스) 신유리 기자 =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형사사건 심리가 전 세계의 주목 속에 4일(현지시간) 시작된다.
미국 뉴욕 맨해튼 형사법원에서 현지시각 오후 2시 15분(한국시간 5일 오전 3시 15분) 열리는 심리는 그의 운명을 좌우할 대장정의 시작이다.
미국 전·현직 대통령 중 처음으로 형사 재판대에 서는 역사적인 사건인 만큼 그 절차와 분위기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법정에 직접 출두하는 첫 심리를 하루 앞둔 3일 뉴욕 맨해튼 자택인 트럼프타워에 도착했다.
미 정치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트럼프타워 펜트하우스에서 하룻밤을 묵은 뒤 4일 아침 '자동차 퍼레이드'를 연출하며 법원까지 올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까지 파악된 동선에 따르면 그는 우선 오전 11시께 맨해튼 지검에 도착해 지문을 찍고 머그샷(범인 식별용 얼굴 사진)을 촬영한다.
이는 공개되지 않을 예정이다.
트럼프 측 변호사는 치안상 이유로 공개적으로 포토 라인이 설치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CNN방송에 밝혔다.
이 변호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수갑을 차지도 않을 것이며 보안 요원이 옆에 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곧이어 오후 2시 15분에 이날 본행사인 기소인부절차가 시작된다.
기소인부절차란 재판부가 피고인에게 기소 내용을 고지하고, 피고인으로부터 공소사실에 대한 인정 또는 부인 의사를 확인하는 것이다.
앞서 맨해튼 대배심은 2016년 대선을 앞두고 성인 배우와의 성추문 입막음을 위한 돈을 건네며 회계 문건을 조작한 혐의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기소를 지난달 30일 결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첫 법원 출두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실제로 어떤 혐의를 받는지도 구체적으로 밝혀진다.
공소사실을 빼곡하게 적시한 공소장은 통상 피고인이 처음으로 법정에 출두하는 인부심리 때 공개된다.
현지언론은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최소 1개의 중범죄를 포함해 30여개의 혐의가 적용됐다고 보도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후안 머천 판사 앞에 서게 되며, 자신에게 지목된 혐의에 대해 "무죄"(Not guilty)를 외칠 것이라고 변호사는 밝혔다.
기소인부절차는 통상 15∼30분이 걸리는데,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의도에 따라 더 걸릴 수도 있다고 미 법조계는 점쳤다.
이날 법정에 중계 카메라 설치는 허용되지 않았다.
머천 판사는 "이번 절차가 기념비적 중대 사안을 포함했다는 것에는 이견이 있을 수 없다"면서도 CNN을 포함한 몇몇 매체의 취재 승인 요청을 3일 기각했다.
이들 매체는 "이번 절차의 중대함으로 볼 때 대중의 접근을 넓힐 필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트럼프 측 변호사는 '서커스 같은 분위기'를 만들 수는 없다며 법원에 이를 기각해달라고 요구해왔다.
폭풍전야인 3일 오후 5시 현재 법원 앞에서는 취재진이 밤샘 대기에 돌입했다.
CNN을 포함한 주요 매체 취재진 50여명은 4일 아침 8시부터 배포될 것으로 보이는 방청권을 따내려 줄서기에 들어간 상황이다.
방청권 정원은 60장 이하일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들 취재진은 법원 근처에서 밤을 새우며 줄을 서다가 '오픈런'을 하겠다는 계획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4일 오후 법원 일정이 모두 끝나면 곧장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자택으로 돌아간다.
그는 이날 법원을 빠져나오면서 정문으로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폭스뉴스가 소식통을 인용해 3일 보도했다.
이날 법원 인근 공원에서는 트럼프 지지자들이 일부 결집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일찌감치 이날 오후 8시 15분 마러라고에서 대국민 연설을 하겠다고 예고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검찰의 수사와 이번 기소가 자신을 겨냥한 집권 민주당의 정치적 박해라는 주장을 되풀이할 것으로 예상된다.
newglas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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