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만 원이 없어서" 생계비 대출 '누가, 얼마나' 받나 봤더니..일주일새 35억 원 '훌쩍'
생계비 대출 5,499건.. 1인당 64만 원
복합상담 5,264건.. 금융 자활 등 호응
금융위, 추가 재원 확보 등 검토 나서
불법사금융 노출·저신용자 흡수 노력도
연체 이력 등에 상관없이 최대 100만 원까지, 급전이 필요한 이들에 돈을 빌려 주는 긴급생계비(소액생계비) 대출에, 출시 일주일 만에 5,499명이 몰리면서 35억 원 이상 지급됐습니다.
평균 대출금액은 60만 원대로, 기본 금액(50만 원)을 빌리는 경우가 다수였습니다.
올해 1,000억 원의 정책자금은 마련됐는데, 몰리는 수요들을 감안해 추가 재원 확보 등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관련해, 열악한 금융환경에 놓인 저신용자 등을 제도권으로 끌어들일 금융당국의 고민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이어지고 있습니다.
■ 소액생계비 대출 일주일간 35억여 원 지급
서민금융진흥원에 따르면, 지난달 27~31일까지 소액생계비대출 출시 일주일간 제주를 비롯한 전국 46군데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에서 예약 6,250건 가운데 5,747건, 전체 92% 정도 상담이 진행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중 5,499건, 35억 1,000만 원의 대출신청이 접수됐고, 평균 대출금액이 64만 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세부적으로 대출금액 50만 원인 건은 3,874건, 병원비 등 자금용처가 증빙돼 50만 원을 넘어선 건은 1,625건으로 파악됐습니다.
신청했지만 대출이 성사되지 않은 248건은 저신용·저소득요건 불충족자, 조세체납자, 금융질서 문란자로 지원대상에 해당되지 않은 때문으로 나타났습니다.
전체 대출상담 중 단순대출 상담 외 채무조정 상담신청이 2,242건, 복지와 연계한 건이 1,298건, 취업지원 583건, 휴면예금 조회 593건, 불법사금융신고 48건, 채무자대리인 500건 등 등 복합적인 상담도 함께 진행했습니다.
■ 최초 50만 원 대출.. 성실 상환 때 추가 대출
소액생계비 대출은 고금리로 어려움을 겪는 취약층 자금난을 지원하고 소액의 급전을 마련하지 못해 불법사금융으로 내몰리는 저소득·저신용 차주가 없도록 연체 여부나 소득 유무와 상관없이 최대 100만 원을 신청 당일 즉시 대출해주는 제도입니다.
최초 50만 원을 빌려주고 이자를 6개월 이상 성실하게 상환하면 추가 대출을 해줍니다.
대출 금리는 연 15.9%이며, 금융교육을 이수하고 성실 상환 시 연 9.4%까지 낮아집니다.
출시 첫날인 지난달 27일 사전 예약 1,264건 중 1,194건의 상담이 진행됐고, 일부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 등을 제외한 1,126건 대출 신청이 접수됐습니다.
앞서 소액생계비 상담 사전 예약 접수가 진행된 같은달 22~24일 예약 가능 인원의 98%인 2만5,144명이 신청을 마친 바 있습니다.
예약 신청자 절반 이상은 30~40대로,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최승재 국민의힘 의원 등에 따르면 지난 22~24일 소액생계비대출 예약 2만 5,400건 중 40대 신청분은 5,380건(31.1%), 30대는 4,310건(25%)으로 각각 집계된 바 있습니다.
■ 5일부터 5월 첫째 주 신규 대출 예약
소액생계비 대출 사전 예약은 매주 수요일부터 금요일, 오전 9시부터 오후 8시까지 진행됩니다.
매주 사흘간 앞으로 4주, 한 달 동안 예약이 가능한데, 내일(5일)부터 오는 7일까지 사전예약이 다시 진행됩니다.
이번 예약에선 오는 10일부터 다음 달 4일까지 대출 상담 예약 날짜를 선택합니다.
오는 10일부터 28일까지 기존 미접수분과 예약취소건에 대해 상담을 신청할수 있고, 이번 신규 대출에 대한 예약일은 5월 첫 주분입니다.
금융위는 은행권 기부금 등을 토대로 마련된 재원으로 올해 총 1000억 원 소액생계비 대출을 공급할 계획입니다. 수요가 몰리는데 따라 추가 재원 마련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제도권 금융, 취약차주 흡수 고민 등 병행돼야
더불어 이같은 소액생계비 대출 수요가 몰리는데 따라, 제도권 등의 취약차주 흡수를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나아가 불법사금융 피해자를 줄일 법정 최고금리 개선 논의 등을 주문하는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법정 최고 금리 인하가 오히려 서민을 제도권 밖으로 밀어내고 있다는 지적이 대표적으로, 실제 2020년 11월 금융위는 법정 최고 금리를 연 20%로 낮출 경우 3만 9,000명이 불법 사금융으로 밀려날 것이란 예상도 내놓은 바 있습니다.
또 조달금리 상승으로 제2금융권이 대출 문턱을 높이면 저신용자들이 불법사금융 노출이 심화될 우려도 커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지난해 저축은행별 소액신용대출을 취급하지 않는 13개 사를 제외한 66개 저축은행 가운데 대출을 늘린 곳(28개)보다 줄인 곳(38개)이 더 많게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소액신용대출 한도가 300만 원이라고 해도 정작 기준에 부합되지 않아 적정 대출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만큼 열악한 조건에 놓인 저신용자들이 많다는 얘기"라면서 "제도권, 또 제2금융권에서 신용대출 등 문턱이 높아진다면 저신용자들로선 더 불법사금융권 의존도가 커질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 (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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