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 국민보도연맹' 희생자 유해 일부 발굴…탄피·탄두도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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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쟁 당시 경남 진주지역 민간인들이 학살당한 '진주 국민보도연맹 사건' 희생자 유해가 일부 발굴됐다.
유해 발굴을 맡은 사단법인 '동방문화재연구소'는 4일 경남 진주시 관지리 민간인 희생자 유해 발굴 조사 현장에서 중간 보고회를 했다.
동방문화재연구소는 이를 토대로 주변 지역에 매장된 유해가 더 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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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연합뉴스) 박정헌 기자 = 한국전쟁 당시 경남 진주지역 민간인들이 학살당한 '진주 국민보도연맹 사건' 희생자 유해가 일부 발굴됐다.
유해 발굴을 맡은 사단법인 '동방문화재연구소'는 4일 경남 진주시 관지리 민간인 희생자 유해 발굴 조사 현장에서 중간 보고회를 했다.
이번에 유해가 발굴된 구덩이는 길이 510㎝, 너비 210~240㎝, 깊이 40㎝ 규모다.
이곳에서 두개골 2점과 허벅지 뼈와 정강이뼈 80여점, 탄피와 탄두, 단추, 칫솔, 틀니, 동전 등이 출토됐다.
구덩이 안은 허벅지 뼈와 정강이뼈가 빽빽하게 늘어져 있었으며 일부 틀니 등 유품이 산발적으로 흩어져 있었다.
이날 현장을 찾은 한 70대 남성은 "아버지가 여기 묻힌 것 같다"며 눈물짓기도 했다.
동방문화재연구소는 이 구덩이에 20구가량 시신이 묻혔을 것으로 추정한다.
발굴된 형태는 구덩이 안에 매장된 유해와 구덩이를 덮고 있던 복토층(적갈색 사질점토)에서 출토된 것으로 구분된다.
복토층에서 출토된 유해는 무덤 조성 과정에서 외부로부터 쓸려 들어와 묻힌 것으로 추정된다.
이 때문에 유해가 매장됐을 당시 정확한 상황은 파악하기 힘들다.
동방문화재연구소는 이를 토대로 주변 지역에 매장된 유해가 더 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구덩이에서 확인된 유해는 2~3중으로 중첩돼 출토됐으며 완전한 형체를 띤 유해는 없었다.
조사지역인 명석면 관지리 산174번지는 진주 서북부에 위치한 해발 211m의 산 하단부다.
동방문화재연구소 이호형 원장은 "유해가 포개진 상태이고 지면에 편평하게 놓여 있은 점 등으로 보아 주변에 있던 유해를 이 구덩이에 2차 매장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유해와 유품을 수습하고 이에 대한 기록을 작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전쟁 발발 후인 1950년 7월 15일부터 진주경찰은 국민보도연맹원 등 민간인들을 예비검속 해 진주경찰서와 진주형무소에 구금했다.
이후 이들은 7월 21~26일 진주 명석면 관지리, 용산리, 우수리 일대에서 학살당했다.
home12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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