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지역투자 약속 첫발···기술·균형발전 '두 토끼' 잡아

[삼성 OLED 승부수]
60조 지역투자 약속 첫 이행
충남경제 도약 마중물 기대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4일 충남 아산 삼성디스플레이에서 열린 디스플레이 신규 투자 협약식에서 윤석열 대통령에게 방문 감사 인사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서울경제]

이번 투자는 삼성의 ‘60조 원 지역 투자’ 약속이 처음으로 이행되는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삼성은 지난달 15일 향후 10년간 충청·경상·호남 등에 위치한 주요 계열사 사업장을 중심으로 제조업 핵심 분야에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발표한 지 한 달도 지나지 않아 첨단산업 국내 거점 투자의 물꼬를 튼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첨단산업 제조 시설 유치 경쟁은 ‘전쟁터’라고 불릴 정도로 치열해지고 있다. 글로벌 주요 국가들은 첨단 제조 시설을 자국에 유치하기 위해 대규모 보조금과 세제 지원 정책을 쏟아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 삼성디스플레이의 투자 발표는 충남을 중심으로 한 지방 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경제 도약의 마중물’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주목받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에 선제 투자해 ‘첨단산업 발전’과 ‘지방균형발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셈이다.

이번 투자를 기점으로 삼성전자와 삼성SDI·삼성전기 등 주요 계열사에서도 반도체 패키지와 차세대 배터리, 스마트폰 등 지역별 특화 사업에 대한 투자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역 기업을 위한 산업 생태계 육성 프로그램, 기술·자금 지원, 지역 인재 양성 지원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삼성 계열사가 뿌리내린 각 지역의 산업 생태계를 육성하는 것이 삼성의 미래 경쟁력과 직결된다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경영철학이 반영된 행보다. 앞서 이 회장은 지난해 10월 말 취임 이후 광주를 시작으로 지방 사업장을 두루 돌며 생산 현장을 점검하고 “건강한 생태계를 조성해 상생의 선순환을 이뤄야 한다”며 상생과 지역 경제 활성화를 강조해왔다.

노우리 기자 we1228@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