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인력·항만 갖춘 포항…K배터리 이끈다
배터리 원가의 40% 양극재
국내최대 규모 클러스터 형성
美IRA 극복·中의존 줄이려면
소재 수급·생산 집적화할 필요
경북도 "특화단지 지정 총력"
경북 포항은 글로벌 선두 주자로 꼽히는 2차전지 소재 기업을 두 곳이나 품고 있다. 삼원계 NCM(니켈·코발트·망간) 양극재 시장에서 세계 1위인 에코프로그룹과 국내에서 유일하게 양극재와 음극재를 모두 생산 중인 포스코퓨처엠(옛 포스코케미칼)이다. 현재 에코프로그룹은 영일만산업단지와 블루밸리산업단지에 각각 20만㎡, 73만㎡ 용지를 확보해놨다. 연간 18만t 규모(지난해 기준)의 양극재 생산능력을 보유한 에코프로그룹은 이를 기반으로 2026년까지 양극재 생산능력 55만t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에코프로그룹이 지난해 영일만산단에 투자한 금액만 1조9000억원에 달한다. 포스코퓨처엠 역시 포항에 공격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포스코퓨처엠은 영일만산단에 2025년 준공을 목표로 연간 13만t의 양극재를 생산하기 위한 공장을 건립 중이다. 포스코퓨처엠이 현재까지 투자한 금액만 영일만산단 6800억원(양극재), 블루밸리산단 3400억원(음극재)에 달한다. 경북도 관계자는 "포항은 2030년까지 100만t 규모의 양극재를 생산하는 도시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포항이 2차전지의 핵심 분야인 양극재 생산 국내 최대 클러스터로 부상하고 있다. 양극재는 2차전지의 4대 구성 요소(양극재·음극재·전해액·분리막)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소재로 배터리의 핵심인 용량과 평균 전압을 결정한다. 배터리 원가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만큼 배터리 가격을 좌우하는 핵심 소재다. 특히 에코프로그룹은 포항에서 리튬 가공과 전구체(양극재의 중간 소재), 재활용 등 밸류체인을 구축해 2차전지 산업의 수직 계열화를 갖춰 가고 있다. 이 덕분에 2019년부터 3년간 포항에 투자한 2차전지 관련 기업들의 투자금만 4조원이 넘는다.
이런 투자는 연구개발과 인력 확보, 지리적 강점 등 삼박자가 맞아떨어지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포항은 포스코그룹 이차전지소재연구센터와 포항산업과학연구원, 가속기연구소, 나노융합기술원 등 연구개발기관이 집적화돼 있고 포스텍과 마이스터고 등 전문인력 양성 기반이 잘 갖춰져 있다. 항만 물류 인프라스트럭처를 통한 2차전지 소재의 유통망 확보, 운송망 구축 등에도 유리하다.
이에 포항은 양극재 산업 중심의 2차전지 특화단지 지정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양극재 산업 성장에 대비해 대량 생산시설 집적화가 필요한 만큼 국가첨단전략산업으로 육성돼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또 양극재 원료인 리튬 니켈 등의 글로벌 공급망 경쟁이 심화되면서 소재 수급부터 양극재 생산까지 집적화 필요성이 더욱 중요해졌다.
특히 미국 재무부가 지난 1일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관련해 전기차 배터리 세부 지침을 공개하면서 양극재를 배터리 핵심광물로 인정한 것도 그 필요성을 증대시키고 있다. 이 지침에 따르면 이달 18일부터 배터리 핵심광물을 해외에서 조달하더라도 한국에서 가공해 50% 이상 부가가치를 창출하면 최대 3750달러 세액공제를 받게 된다.
하지만 IRA에선 배터리 부품은 2024년부터, 핵심광물은 2025년부터 '외국우려단체'에서 조달해선 안 된다고 한 만큼 당장은 중국산 핵심광물을 국내에서 가공해 쓸 수 있지만 2년 뒤부터는 이런 공급망이 막히게 된다. 이에 리튬 등 핵심광물에 대한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원자재 공급처를 다각화할 필요성이 커진 것도 양극재 생산 집적화의 당위성으로 꼽힌다.
경북도 관계자는 "기술·인력·항만을 갖춘 포항은 2차전지 특화단지의 최적지로 전혀 손색이 없다"며 "포항이 2차전지 특화단지로 지정되면 글로벌 양극재 산업의 메카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차전지 특화단지는 정부의 현장 실사 등을 거쳐 올해 상반기 선정 여부가 최종 결정된다.
[포항 우성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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