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최측근' 러 의회 의장 "블로거 살해는 우크라 소행"

김성식 기자 2023. 4. 4.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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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측근인 러시아 연방의회 의장이 자국 군사 블로거 살해 사건 배후에 우크라이나와 서방국들이 있다고 주장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4일(현지시간) 뱌체슬라프 볼로딘 러시아 두마(하원) 의장은 텔레그램 성명을 내고 러시아 군사 블로거가 살해된 것은 우크라이나 정부가 저지른 범죄 행위라고 주장했다.

러시아는 당초 이번 살해 사건의 배후로 우크라이나 특수부대 요원과 함께 러시아의 대표적인 야권 지도자인 알렉세이 나발니를 지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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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트페테르부르크 폭탄 테러…유명 군사 블로거 사망
러, 우크라 배후설 거듭 제기에…우크라 "러 내부 문제" 일축
뱌체슬라프 볼로딘 러시아 두마(하원) 의장이 지난해 5월 모스크바 붉은광장에서 열린 제2차 세계대전 승전 기념식에 참석한 모습이다. 2022.05.09.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성식 기자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측근인 러시아 연방의회 의장이 자국 군사 블로거 살해 사건 배후에 우크라이나와 서방국들이 있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와 서방은 이를 부인하며 러시아의 자작극을 의심하고 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4일(현지시간) 뱌체슬라프 볼로딘 러시아 두마(하원) 의장은 텔레그램 성명을 내고 러시아 군사 블로거가 살해된 것은 우크라이나 정부가 저지른 범죄 행위라고 주장했다.

이어 볼로딘 의장은 각각 우크라이나, 미국, 유럽연합(EU)을 겨냥해 "키이우 당국에 대한 워싱턴과 브뤼셀의 지원이 유럽 중부에 테러 국가를 만들었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를 비롯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정권을 지지하는 국가 원수들의 손에 사상자의 피가 묻어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2일 러시아 제2 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의 한 카페에서 TNT 폭탄이 폭발해 구독자 56만명을 보유한 러시아의 유명 군사 블로거 블라들렌 타타르스키(41·필명)가 숨지고 14명이 부상했다.

러시아 국영 타스 통신에 따르면 당시 타타르스키는 카페에서 독자들을 만나던 도중 한 여성으로부터 조각상을 건네받은 뒤 변을 당했다. 러시아 연방수사위원회는 침공 초기 반전 시위를 벌여 유죄 판결을 받은 적 있는 다리야 트레포바(26·여성)를 유력 용의자로 보고 자택에서 체포했다.

러시아는 당초 이번 살해 사건의 배후로 우크라이나 특수부대 요원과 함께 러시아의 대표적인 야권 지도자인 알렉세이 나발니를 지목했다. 지난 3일 러시아 반테러 국가위원회(NAC)는 "트레포바가 나발니가 설립한 반부패재단의 적극적인 지지자"였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나발니 수감 이후 당국에 의해 해체된 반부패재단이 범행을 벌였다는 주장은 설득력을 얻지 못했다. 나발니의 동료이자 반부패재단 대표인 이반 즈다노프도 러시아의 주장이 나발니의 수감 기간을 연장하려는 것에 불과하다며 연관성을 부인했다.

이에 크렘린궁은 타타르스키 살해 사건을 '테러'로 규정한 뒤 우크라이나 배후설에 힘을 실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3일 기자회견을 열고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이지만 우크라이나와 폭탄테러를 연결 짓는 증거가 있다"고 밝혔다.

볼로딘 의장의 이번 텔레그램 성명도 우크라이나 러시아 당국이 제기한 우크라이나 배후설을 거듭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우크라이나는 이번 사고를 러시아 내부의 문제라는 입장이다.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고문은 3일 "(러시아) 국내 테러일 뿐"이라며 "무르익은 종기가 터지듯 러시아 내부의 정치적 갈등이 국내 테러로 번지는 것은 시간문제였다"고 말했다.

서방 언론은 타타르스키 살해 사건을 러시아 정부가 벌인 자작극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4일 미국 CNN 방송은 지난해 러시아가 확전 명분을 얻기 위해 자국 영토 내 주요 시설을 우크라이나 군이 파괴한 것처럼 조작하는 이른바 '위장 깃발 작전'을 수행한 바 있다고 전했다.

seongs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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