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홍성 산불 큰 불길 잡혔다...발생 53시간만, 잔불 정리중
지난 2일 충남 홍성군 서부면에서 발생해 사흘째 이어지던 산불의 큰 불길이 발생 53시간 만에 잡혔다.
산림 당국은 4일 오후 4시를 기해 주불을 모두 잡았다고 밝혔다. 이 산불로 주택 34채와 창고 35동 등 시설 71동이 불에 탄 것으로 파악됐다.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산불 영향 구역은 1454㏊로 추정된다. 이는 여의도 면적의 5배에 이른다.
오후 4시쯤부터 홍성 산불 현장에 빗방울이 조금씩 떨어지기 시작하면서 잔불 진화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주민들도 기다리던 비 소식에 크게 반기는 분위기다. 산불이 마을로 번져 주택 17채가 소실되는 등 큰 피해를 입은 홍성군 서부면 양곡리 함수일(69) 이장은 “큰 피해를 입은 마을 주민들이 ‘그나마 하늘이 도왔다’며 반기고 있다”고 전했다.
주택 5채가 불에 탄 서부면 남당리 소도마을 박흥서(62) 이장도 “점심 때까지 마을에서 잔불을 정리했는데 비가 내려 더 큰 피해를 막을 수 있게 됐다”며 “이제야 걱정을 덜게 됐다”고 했다.
산림 당국은 또 오후 4시 40분에 충남 금산·대전 산불의 주불을 모두 잡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지난 2일부터 이어졌던 산불이 52시간 만에 꺼지게 된 것이다. 이 불은 지난 2일 낮 충남 금산군 복수면에서 시작돼 인접한 대전시 서구 산직동으로 번졌다. 산림 당국은 이번 산불의 영향구역을 752ha로 추정하고 있다. 또 민가 2채와 암자 1채가 불탔지만,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장병서 대전시 산림녹지과장은 “주불이 진화된 시점에 맞춰 빗방울도 떨어지기 시작해 진화대원들이 더 힘을 내고 있다”며 “잔불 정리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했다.
산림 당국 관계자는 “아직 잔불 정리가 남아있지만, 밤새 전국에 단비가 예고돼 있어 잔불이 되살아날 가능성은 희박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진화가 마무리되면서 산림보호법 제42조에 따라 산불 피해지 조사를 실시해 정확한 산불 발생 원인과 피해 면적 등을 면밀히 조사할 계획”이라고 했다.
한편, 홍성 산불의 원인과 관련해 실화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산림당국은 불이 시작된 곳으로 추정되는 산에서 급히 내려오는 사람들이 있었다는 제보를 받고, 의심되는 3명을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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