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갑 친구'지만 양보는 없다...김학용 vs 윤재옥 '與 넘버2' 출사표

(서울=뉴스1) 황기선 기자 = 김학용(왼쪽)·윤재옥 국민의힘 의원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원내대표 출마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3.4.4/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1961년생 동갑내기 친구 사이지만 국민의힘 '2인자'인 원내대표 자리를 두고 한 치 양보도 없이 경쟁 중인 김학용 의원(4선·경기 안성)과 윤재옥 의원(3선·대구 달서을)이 같은 날 나란히 공식 출사표를 던졌다. 김 의원은 '수도권 원내대표론'을 띄우며 총선승리를 위해 지역 안배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윤 의원은 드루킹 특별검사 협상 등의 실무 경험과 역량 등을 강조했다.

김 의원과 윤 의원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각각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7일 열리는 국민의힘 원내대표 출마를 선언했다. 두 의원은 원내대표 후보 마감일(5일)을 하루 앞두고 양강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당 소속 의원들의 투표로 선출되는 원내대표는 당 대표에 이은 서열 2위로, 국회에서 소속 의원들을 대표해 여야 협상 등을 총괄하는 역할을 한다. 불가피하게 당 대표 자리가 빌 경우 당대표 권한대행을 맡거나 비상대책위원장을 추대할 수 있는 중요한 자리다.

김 의원은 김기현 대표가 영남권 울산 출신이라 내년 총선에서 수도권 원내대표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김 의원은 경기 안성을 지역구로 두고 있다.

김 의원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에서 "영남권 당대표와 수도권 원내 사령탑이라는 환상의 조합으로 김기현 대표가 약속한 당 지지율 55%, 윤석열정부 지지율 60% 달성을 확실히 뒷받침하겠다"며 "총선 최대 승부처인 수도권에서 바람몰이의 선봉이 되겠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총선 승리를 위해서는 121석이 걸린 수도권이 관건이지만 현재 국민의힘은 고작 19석에 불과하며 솔직히 최근 분위기도 매우 좋지 않다"며 "저는 우리당 험지인 경기도에서 격전을 거쳐 4번 당선된 바 있다. 원내대표를 맡는다면 그 경험을 살리겠다"고 밝혔다.

또 김 의원은 기자회견 직후 기자들과 만나 "제가 밑바닥부터 정치를 해와서 의원들을 어떻게 도와야 되는지 누구보다 잘 안다"라며 "민주당 의원들과도 자유롭게 소통되는 몇 안 되는 국민의힘 의원 중 한명(인 것도 장점)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윤 의원은 지난 대선 당시 선거대책위원회 상황실장을 맡아 선거 승리에 기여한 점과 20대 국회에서 이른바 '드루킹 특검' 협상을 성공적으로 이끈 것을 내세웠다. 지역 안배에 따른 수도권 출신 원내대표보다 능력있는 원내대표가 필요하다는 논리다.

윤 의원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에서 "(국민의힘 의석) 115석으로 (더불어민주당 의석) 169석을 뛰어넘는 협상의 전략과 지혜를 보여드리겠다"며 "총선 승리를 위해 당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어떤 원내 전략을 세우고 어떻게 국회를 운영해야 하는지, 어떻게 민심을 읽고 대처해야 하는지 누구보다 정확하게 알고 있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지난 20대 국회 때 원내수석부대표를 맡아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 특검의 실무협상을 책임졌다"며 "김성태 전 원내대표의 단식투쟁으로 성사된 특검을 저 윤재옥이 꼼꼼한 협상과 조율로 뒷받침해 결국 드루킹 일당의 범죄를 밝혀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저는 지난 대통령 선거 상황실장을 맡아 윤석열 대통령 당선에 힘을 보탰다. 24시간 당사 야전침대에서 숙식하며 선거상황을 챙겼다"며 "지난 18대 대선에서 승리할 때도 선거종합상황실 정세분석단장을 맡아 전국의 선거 판세를 챙기고 대응전략을 수립한 경험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수도권 선거는 물론 중요하지만 수도권 원내대표가 수도권 승리를 보장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우리는 이미 지난 여러 선거에서 경험했다"고 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7일 오전 10시 국회 본관에서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의원총회를 개최한다. 의원총회에서는 합동토론회도 열리는데 모두발언과 공통질문, 상호주도토론, 마무리 발언 등으로 이뤄진다.

안재용 기자 poong@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