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특별법 제정은 참사 잊지 말라는 명령”…유가족들, 대전 방문해 촉구
진상규명 기구 ‘특별조사위원회 설치’ 촉구
5일 수원·서울서 마지막 진실버스 일정 소화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 등이 4일 대전을 방문해 이태원 참사 관련 독립적 진상규명 기구인 ‘특별조사위원회’를 설치하는 내용의 법안 제정을 촉구했다.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와 10·29 이태원 참사 시민대책회의 등은 4일 대전시청 앞에서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태원 참사 희생자 유가족인 최선미씨는 이날 “특별법 제정의 취지는 이태원과 세월호 참사와 같은 사회적 참사의 희생자를 기억해달라는 게 아니다”라며 “대통령과 정부에게 이러한 참사가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뼈에 새기고 머리에 새기라는 명령이다”라고 말했다.
최씨는 “이번에 특별법이 제정되지 않으면, 우리들이 그 사각지대가 될 수 있다. 이는 자식들을 장례식장에서 만나야 하는 무서운 일”이라며 “우리의 억울함을 풀기 위해서가 아닌, 다음 생애의 아이들에게 미래를 주기 위해 이번에 법을 제정해야만 한다”라고 덧붙였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들은 ‘성역없는 진상규명’, ‘대통령이 공식 사과하라’라는 내용의 피켓을 들고 있었다. 숨진 희생자들을 기리기 위한 묵념의 시간을 가지기도 했다.
이들은 이날 대전시청역 네거리와 대전교육청 네거리에서 서명운동을 진행했다. 이어 전교조 대전지부 대회의실에서 유가족 간담회를 열었다.
이들은 “이태원 참사에 대해 아무도 책임을 지지 않았다”라며 “정부는 수많은 인파가 예측되는 상황에서도 압사 예방이나 안전대책을 수립하지 않았고, 사고 발생 직후에 적절한 대응 또한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제대로 된 진상을 규명하지 못했고, 제대로된 책임을 입증하지도 못했다”라며 “정부는 참사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지 않고 있으며, 희생자와 유가족에게 공식 사과는 커녕 면담 요청에도 아무런 답을 하지 않고 있다”라고 첨언했다.
이태원 참사 유가족 등은 5일 수원과 서울을 마지막으로 10·29 진실버스 전국순례를 마친다. 이들은 전국순례를 통해 이태원 특별법 제정을 위한 국민동의청원 5만명 서명을 받고 있다. 현재 서명수는 목표인 5만명을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 특별법은 독립적 진상규명 기구인 특별조사위원회를 설치해 이태원 참사의 발생원인·수습과정·후속조치 등 사실관계와 책임소재의 진상을 밝히는 내용을 핵심으로 한다. 희생자를 추모하며 피해자의 권리 구제와 재발방지 대책을 수립함으로써 피해자의 권리를 보장하는 내용도 담겨 있다.
강정의 기자 justic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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