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현장] "예능은 로컬?"…넷플릭스 '성인물→데블스 플랜', 'K-예능'도 글로벌하게(종합)

정빛 2023. 4. 4.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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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효민 PD, 정종연 PD, 이은경 PD, 박진경 PD, 김재원 PD(왼쪽부터). 사진 제공=넷플릭스

[스포츠조선 정빛 기자] K-예능이 넷플릭스를 타고 글로벌화를 꿈꾼다.

넷플릭스는 4일 서울 중구 명동 커뮤니티하우스 마실에서 2023년 예능 라인업을 소개하는 자리를 가졌다. 이날 자리에는 넷플릭스 유기환 디렉터, 정효민 PD, 이은경 PD, 박진경 PD, 김재원 PD 그리고 정종연 PD가 참석했다.

데이팅 리얼리티 쇼 '솔로지옥', 노동 버라이어티 '코리아 넘버원', 서바이벌 예능 '피지컬: 100' 등.지난해 장르불문 다양한 예능 콘텐츠로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은 넷플릭스가 올해도 탄탄한 예능 라인업으로, 글로벌 시청자들을 사로잡는다.

넷플릭스 유기환 디렉터. 사진 제공=넷플릭스

유기환 디렉터는 "작년 넷플릭스가 한국 예능을 본격적으로 제작하겠다는 포부를 말씀드렸는데, '솔로지옥', '코리아 넘버원', '피지컬:100' 등이 나왔다. '피지컬: 100' 같은 경우는 글로벌 주간 예능에서 1위를 차지했다. 지역적 특수성이 있기 때문에 장르적 한계가 있다고 했는데 그걸 깨고 한국 콘텐츠가 이렇게 사랑받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자부했다.

올 하반기에는 '사이렌: 불의 섬', '19/20', '솔로지옥' 시즌3, '좀비버스', '데블스 플랜' 등을 선보인다. 유 디렉터는 "연말까지 최소 7편을 공개할 예정이다. 4월 미드폼 성인물을 시작으로, 5월에는 여성들의 강렬한 서바이벌 '사이렌: 불의 섬', 여름에는예능판으로 K좀비가 들어온 '좀비버스', 다음으로는 새로운 청춘 리얼리티 '19/20', 하반기에는 브레인 서바이벌 '데블스 플랜'이 준비됐다. 마지막으로는 겨울에 찾아오는 한 여름의 뜨거운 '솔로지옥'이 새로운 시즌3로 공개될 예정이다"고 예고했다.

이번 예능 라인업에서 눈여겨볼 점은 '미드폼'으로 제작된다는 것이다. 유 디렉터는 "저희도 시작 단계고 노력할 것도 많다고 생각한다. 미드폼 예능은 당연히 러닝 타임이 기존 예능보다 짧고 제작 기간도 축소됐다. 가벼운 소재도 쉽게 다룰 수 있다. 지금까지 저희 작품은 제작 기간이 길고 소위 말해 돈이 많이 드는 작품이다. 예능이라는 장르를 편안하고 밀접하게 다가갈 수 있는 장르도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빠르고 가볍게 다가갈 수 있는 작품도 만들자는 생각이다. 이제는 제작 기간이 기획부터 방영까지 5개월 정도다. 이전에 1년 넘게 걸린 것을 보면 말도 안 되게 빨리 제작한다. 이 작업이 가능한 것은 한국 창작자분들의 놀라운 퀄리티와 제작 속도가 있어서 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성+인물' 로고. 사진 제공=넷플릭스
정효민 PD. 사진 제공=넷플릭스

각 프로그램들의 PD들도 나서서, 프로그램을 선전했다. 먼저 '성+인물'을 연출하는 정효민 PD가 나섰다. '성+인물'은 신동엽, 성시경이 미지의 세계였던 성(性)과 성인 문화 산업 속 인물을 탐구하는 신개념 토크 버라이어티쇼다. 정 PD는 " 성과 관련된 성과 관련된 인물들을 신동엽, 성시경 씨가 만나서, 이야기를 듣고 나눈다. 빠르고 경쾌하고 조금은 과감하게, 그렇지만 발랄함을 잃지 않으면서 재미를 드릴 수 있는 새로운 인터뷰쇼다"라고 소개했다.

'효리네 민박', '일로 만난 사이' 등 힐링 작품으로 평가받는 프로그램을 연출한 정 PD가 다소 자극적인 소재를 다뤄 눈길을 끈다. 정 PD는 "제가 스스로 생각한 것은 '마녀사냥'이 입봉작이었다. 자극적이고 아니고는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일상에 있는 분들의 이야기를 다룬다고 생각한다. 실존하는 분들의 실제 모습과 일상, 업에 대한 얘기를 한 것이다"고 답했다.

'사이렌: 불의섬' 로고. 사진 제공=넷플릭스

'사이렌: 불의 섬'은 최강의 전투력과 치밀한 전략을 모두 갖춘 여성 24인이 6개의 직업군별로 팀을 이뤄 미지의 섬에서 치열하게 부딪히는 생존 전투 서바이벌 예능이다. 이은영 PD는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 많이 일어나서 프로그램이 재밌게 나온 것 같다"라며 여성을 주인공으로 하는 것에 "'스트릿 우먼 파이터'도 잘 됐고 넷플릭스도 마침 '길복순' 등 여성 서사에 대한 얘기를 하고 있어서 흐름에 맞추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성이 가진 장점에 대해서는 "열어보기 전까지는 몰랐다. 출연자분을 인터뷰하고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보니까, 출연자들은 자신을 여성 소방관이라 하지 않고 그냥 소방관이라고 하고, 여군이라 칭하지 않고 군인이라고 한다. 남자 소방관과 다를 게 없는 트레이닝을 받았다. 기존에 보여줬던 엄청 센 서바이벌과 다를 바 없는 모습이 나온 것 같다. 그들은 전혀 다르지 않게 일을 했다"고 강조했다.

'19/20' 로고. 사진 제공=넷플릭스
김재원 PD. 사진 제공=넷플릭스

신드롬을 이끌었던 연애 프로그램 '솔로지옥' 김재원 PD는 올해 '19/20'과 '솔로지옥'을 선보인다. '19/20'은 열아홉의 마지막 일주일과 스물의 첫 일주일 그 사이, 아직은 서툴고 풋풋한 Z세대들의 특별한 성장의 순간을 기록한 청춘 리얼리티 예능이다. 김 PD는 "청춘 리얼리티라고 한 것은 성장을 테마로 중요하게 생각했다. 그 안에 당연히 사랑과 우정 등 다양한 감정이 있다"고 귀띔했다.

로컬적인 부분도 언급했다. 김 PD는 "그 감성은 너무나도 한국적인 감성이다. 한국 사람만 이해할 수 있는 나이다. 글로벌 시청자들은 동시에 나이 먹는 것에 의아할 수 있어서 자막으로 설명하려고 한다. 글로벌적으로 이해가 될 지가 궁금하다. 나이 먹는 감성이 어려울 수 있다. 오히려 되게 궁금하다"고 말했다.

'솔로지옥3' 로고. 사진 제공=넷플릭스

이어 '솔로지옥' 시즌3도 공개할 예정이다. 김 PD는 "시즌1보다 시즌2가 시청 시간도 크고 많은 분이 좋아해주셨다. 시즌1과 시즌2가 비슷한 형태로 진행돼서, 이번에는 과감하게 큰 변화를 주려고 한다. 현재 출연자 모집 중이다"고 예고했다.

연애 프로그램 대가인 만큼, 향후 해보고 싶은 포맷도 '연애 프로그램 왕중왕전'이라고. 김 PD는 "'하트시그널', '환승연애', '나는 솔로', '돌싱글즈' 등 화제의 연애 프로그램 출연자들 다 모아서 해보고 싶다"고 바랐다.

'좀비버스' 로고. 사진 제공=넷플릭스
박진경 PD. 사진 제공=넷플릭스

'마이 리틀 텔레비전', '개미는 오늘도 뚠뚠', '두니아~처음 만난 세계'를 연출한 박진경 PD는 이번에 넷플릭스를 통해 예능 프로그램을 연출한다. 박 PD의 넷플릭스 첫 작품 '좀비버스'는 어느 날 갑자기 좀비 세계로 변해버린 서울 일대에서 퀘스트를 수행하며 살아남아야 하는 좀비 유니버스 예능이다.

박 PD는 "처음 시작은 실제 좀비가 나타난다면 출연자 반응이 어떨까를 생각했다. 대본 한 장 없이 던져봤다. 진짜 리얼한 장면들이 나오더라. 역시 예상대로 영웅은 나타나지 않았다. 서바이벌 느낌도 있고 리얼리티 느낌도 있다"라고 자신했다.

'데블스 플랜' 로고. 사진 제공=넷플릭스
정종연 PD. 사진 제공=넷플릭스

이어 정종연 PD가 진두지휘하는 '데블스 플랜'은 최대 5억 원의 상금을 차지할 최고의 브레인을 가리는 두뇌 서바이벌 게임 예능이다. '더 지니어스', '대탈출', '소사이어티 게임', '여고추리반' 등 추리 예능 지평을 연 정 PD가 '데블스 플랜'으로는 어떤 세계관을 선보일지 관심사다. 정 PD는 "여러분이 생각하시던 이전 작품과 성격적으로 비슷하지만, 제가 가지고 있는 브레인 서바이벌의 노하우를 최대한 넣어, 제일 좋다는 것들로 새로운 포맷을 만들었다. 과거 게임과 게임 사이에 우리가 볼 수 없었던 참가자들의 치열한 것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장담했다.

지난해 CJ ENM 퇴사 후, 김태호 PD가 설립한 TEO로 거취를 옮긴 정 PD는 이적 후 첫 예능프로그램을 넷플릭스와 시너지를 낸다. 정 PD는 "넷플릭스를 통해 해외에 보여주고 싶은 욕구가 있다. 도전 이런 것을 하고 싶었는데, 기회가 별로 없었다. 드라마에 비해서 특히 예능은 로컬이라는 시선이 많았다. 그런 것이 조금씩 잠금 해제되는 상황이고, 그 역할을 넷플릭스가 해줬다.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생길 수 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다른 PD들도 넷플릭스를 통해 'K-예능'의 재미를 전 세계에 알리고 싶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정효민 PD도 "예능이 세계 시청자와 만나는 기회가 늦게 왔다. 다들 폭넓은 시청자와 한국적 콘텐츠를 하고 싶은 욕심이 있는 것 같다. 그 과정에서 쉽지 않은 것이 있고 문제가 있는데, 이 시기를 조금 더 응원해주시면 한국 예능이 더 발전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정빛 기자 rightligh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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