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비닐하우스 침수, 배수구 관리하는 지자체 책임"

전주지방법원

[전주=뉴시스]최정규 기자 = 지난 2021년 7월 전북 임실에 쏟아진 폭우로 인한 비닐하우스 침수는 막힌 배수구를 관리하지 못한 전북도의 책임이라는 법원판결이 나왔다.

전주지법 민사5단독(부장판사 이창섭)은 임실군 농민 A씨가 전북도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판결했다고 4일 밝혔다.

또 재판부는 도가 A씨에게 이번 피해로 입은 4200여만원과 이에 대한 이자도 지급할 것을 명령했다.

A씨는 2021년 7월7일 전북 임실군에 쏟아진 폭우로 비닐하우스 4개 동이 물에 잠기는 피해를 봤다. 당시 임실에는 142㎜가 넘는 폭우가 쏟아졌다.

비닐하우스의 침수로 A씨가 기르던 천마와 영지버섯은 빗물을 머금어 상품 가치가 훼손됐다.

A씨는 비닐하우스 인근 도로의 배수구가 막혀 침수 피해를 봤다며 도로 관리 관청인 도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하지만 도는 “불가항력의 자연재해”라며 책임이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A씨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도로의 배수구가 완전히 막힌 것이 이번 침수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보인다"며 "일반적으로 배수구에는 토사나 오물 등의 유입을 방지하기 위해 격자 형태의 방지시설이 설치돼 있으나, 이 사건의 배수구에는 아무런 시설이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피고는 배수구 크기를 초과하는 돌멩이나 나뭇가지가 유입되면 배수구가 막힐 수밖에 없다고 주장하지만, 이번 침수는 피고가 주장한 상황이 현실화하여 발생했다고 보기 힘들다"며 "일일 강수량 200㎜가 넘는 집중호우가 드물지 않게 발생하는 우리나라 기후 여건상 이번에 내린 비가 불가항력적 자연재해라고 보기도 어렵다"고 원고 일부 승소판결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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