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세종병원, 항공기 이용 국내외 심장혈관 질환자 응급 이송 및 치료 성공

이순용 2023. 4. 4.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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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 병원과 통합형 심장혈관질환 치료 체계 구축, 닥터헬기·에어앰뷸런스 이용
'지리적 한계 극복' 및 '골든타임 사수'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거리가 아무리 멀어도, 심장수술 만큼은 부천세종병원에서 책임집니다.”

지난달 28일 오전 9시경 부천세종병원. 24시간 운영되는 심장혈관흉부외과 핫라인으로 한 통의 다급한 전화가 걸려왔다. 극심한 복통과 함께 다리에 힘이 풀려 응급실에 실려온 A씨(남·68세)가 급성대동맥박리라는 응급 심장혈관질환으로 의심된다는 내용. 전북 소재 원광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가 직접 연락한 것이었다.

핫라인 전화를 받은 심장혈관흉부외과 전문의는 심장과 연결된 대동맥이 시간을 지체하면 터질수도 있다고 판단하고 통화가 시작된지 1분도 채 안 돼 환자 이송을 바로 결정했다.

환자 상태가 위급한데, 병원간 거리는 먼 상황. 원광대병원은 재빠르게 닥터헬기 이송을 택했다. 헬기 계류장이 있는 부천종합운동장까지 닥터헬기로 40여분, 계류장에서 부천세종병원까지 119구급차로 다시 5분. 부천세종병원에 도착한 환자의 상황은 생각보다 심각했다. 대동맥박리뿐만 아니라 대동맥판막역류, 삼첨판막역류, 부정맥까지 진단됐다. 10시18분 응급실 진료, 11시 응급 수술 시작. 대동맥부터 심장 판막까지 포함한 광범위한 고난도 수술은 결국 성공했다.

수술을 집도한 김동진 부천세종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장은 “최초 의뢰 병원에서 진단 및 신속한 초기 치료를 잘해줬고, 환자 의료기록을 꼼꼼하게 보내줘 성공적인 수술이 가능했다”면서 “환자가 아무리 멀리 있어도 어떠한 응급 상황이어도, 심장 수술을 시행해 환자의 목숨을 살리는 일에는 우리 병원 모든 의료진들이 사명감과 자부심을 갖고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해외에 거주하던 B군(10대)은 부천세종병원에서 신속한 치료를 받고 목숨을 구했다. B군은 국내 한 기업 중국 주재원의 자녀로, 최근 중국 현지에서 갑작스레 의식을 잃었다. 병원 소견은 심실세동(부정맥). B군의 심장은 멎었다. 심폐소생술로 간신히 목숨을 건진 B군은 에어엠뷸런스편으로 부천세종병원으로 긴급 이송됐고, 윤자경 소아청소년과장의 신속한 삽입형제세동기 시술을 받고 완쾌했다.

윤자경 부천세종병원 소아청소년과장은 “우리병원의 최대 강점은 신생아부터 성인에 이르기까지 연령, 성별, 기저질환에 관계없이 심장혈관질환에 대한 모든 치료가 24시간 가능하다는 것”이라며 “심장 전문의로만 구성된 14명의 소아/선천성 의료진이 핫라인을 직접 운영하는 경우는 국내에서 우리 병원이 유일하다”고 말했다.

부천세종병원(이사장 박진식)이 국내외 중증 응급 이송 심장혈관질환 환자를 잇따라 치료하며 대한민국 유일 심장전문 병원으로서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지리적 한계를 극복하고 전국 각지 환자가 최선의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항공기 이용 및 타 병원과 통합형 심장혈관질환 치료 체계를 구축한 것이 빛을 발했다.

4일 부천세종병원에 따르면 국내외 심장혈관 질환 환자 이송 및 치료를 위해 현재까지 수도권과 충청, 호남지역 종합 및 상급병원 15곳과 협약을 체결했다. 국내 유일 에어앰뷸런스 보유 기관인 플라잉닥터스도 참여하고 있다.

이명묵 부천세종병원장은 “전국 각지의 협력 병원의 수가 날로 증가하고 있다”면서 “지금까지 협력 병원의 전원 의뢰를 100% 수용했다. 골든타임을 지켜나기 위한 병원간 협력이 유기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협약의 핵심은 병원별로 복잡한 의료절차를 생략하고, 부천세종병원 심장혈관센터 전문의를 핫라인으로 연결해 진단 및 이송을 협의하고 응급 수술 등을 시행하는 것이다.

핫라인을 심장질환 전문의가 바로 대응하면서 신속한 의사결정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수술 후 환자가 어느정도 회복하면, 환자 연고지인 최초 병원으로 다시 안전하게 이송하면서 환자의 편의성을 높이는 한편 협력병원과의 상생도 이끌어낸다는 이점도 있다.

박진식 세종병원그룹 이사장은 “심장혈관질환 사망률이 암 다음으로 높은 상황에서 일부 지역의 경우 응급환자가 생겨도 심장수술조차 못 받는 경우까지 있다. 가만히 두고만 볼 수 없었다”면서 “‘심장병 없는 세상을 위하여’라는 세종병원 설립이념 아래 병원간 협력을 더욱 강화하고 확장해 소중한 생명을 지켜내는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부천세종병원이 국내외 중증 응급 이송 환자에 대한 심장수술 및 시술에 잇따라 성공하고 있다. 사진은 전북 원광대병원에서 닥터헬기로 응급환자를 이송하는 모습. / 부천세종병원 제공>

이순용 (syle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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