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의 중심에 선 강기정 광주시장의 가벼운 ‘입’

정성환 호남본부 기자 2023. 4. 4.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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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충우돌’ 언행, 광주·전남 상생에 찬물…‘광주시정에 짐’ 지적
잇단 광주 군 공항 전남 이전 거친 발언…전남도, 불쾌감 표출
“오늘은 또 무슨 사고 치냐‘ 볼멘소리…광주시, ’뒷수습‘에 진땀

(시사저널=정성환 호남본부 기자)

강기정 광주시장이 광주 군(軍)공항 무안 이전 발언으로 지역사회로부터 강한 반발을 산데 이어 '함평군의 광주시 편입'을 수용하는 듯한 말로 다시 논란에 휩싸였다. 전남도와 도의회가 강 시장의 '함평군 광주시 편입 주장'에 거세게 반발하면서다. 일부에선 이 같은 강 시장의 '좌충우돌' 행보가 광주시정에 짐이 되는 것은 물론 지역 간 갈등을 키우며 광주전남 상생발전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강기정 광주시장이 3월 29일 남구 광주실감콘텐츠큐브(GCC) 1층 VX스튜디오에서 100만평 미래차 국가산단 유치를 기념해 '미래차 선도도시 광주 비전'을 선포하고 있다. ⓒ광주시

강 시장은 최근 한 언론사 행사에서 군 공항 이전과 관련해 "광주 군공항 유치와 관련해 함평군의 광주 편입이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광주시 땅에 바다가 생긴다. 기가 막히는 일이다"라고 발언해 논란을 자초했다.

이에 전남도와 도의원들이 즉각 반발했다. 전남도는 3일 대변인 명의의 입장을 내고 "강 시장이 최근 한 언론사 행사에서 군 공항 이전과 관련해 '함평군의 광주 편입이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라고 발언했는데 이는 전남도와 사전 협의가 없었고 도민 의사와도 무관하다"며 유감을 표명했다. 

전남도는 "함평군의 광주시 편입은 원칙적으로 광주 군 공항 이전사업과는 별개로 논의돼야 할 사안이며 (이를 주장하는 것은) 군 공항 이전 문제를 더욱 복잡하게 하고 해결을 어렵게 만드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강 시장이 예로 든 대구·경북 사례는 군공항과 민간공항을 함께 이전하는 것으로 군공항만을 이전하는 광주·전남과는 성격이 다르다는 게 전남도의 입장이다.

근본적으로 군공항 이전사업은 국방 안보 현안으로서 지자체가 아닌 국가 주도로 추진돼야 한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우선적으로 이전지역 주민들이 군공항 이전을 고려할 수 있을 만한 획기적인 지원 대책이 전제돼야 한다는 게 전남도의 논리다.

광주 군공항 이전 영광군 주민설명회 ⓒ시사저널

강 시장의 발언에 대해 김영록 전남지사가 직접 '반박'하는 대신 대변인 명의로 '유감'을 표명하면서 양 단체장의 충돌 양상을 피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광주시와 함평군이 전남도와 조율 없이 군 공항 이전을 추진하는 것과 관련해 그동안 쌓인 불쾌감과 불만을 대변인 명의로 표출한 것으로 해석된다.

전남도의원들도 4일 광주 군 공항 이전 추진 과정에서 함평군을 광주로 편입할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강기정 광주시장에게 사과를 요구했다. 전남도의원들은 '의원 일동' 명의의 결의문을 통해 "강 시장이 지난달 30일 모 언론사 포럼 개강식에서 함평군의 광주시 편입을 거론한 데 대해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며 "광주시장은 즉각 사과하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광주시는 함평 주민과 시도민의 의사는 안중에도 없고 전남도와 협의 또한 일절 없이 독단적으로 함평군의 광주시 편입 가능성을 논하고 있다"며 "이는 함평군민과 전남도민을 기만하고 분란을 조장하는 파렴치한 행보다"고 비판했다.

그러자 광주시는 3일 입장문을 내고 뒷수습에 나섰다. 군공항 이전 관련해, 특정 지역을 정했거나 염두하고 군공항 이전을 추진하고 있지 않는다는 것이다. 광주시는 이날 입장문에서 "현재 가장 우선시 되는 과제는 '광주군공항이전을위한특별법'의 조속한 국회 통과이다. 그 다음 단계가 군공항 이전 부지를 확정 짓는 일이다"고 말했다. 

강기정 광주시장도 "함평, 무안, 고흥 등 어디든 예비후보지 신청을 받는 과정이 중요하다"며 "앞으로도 광주시는 '주민 수용성'과 '상생'을 최우선에 두고 군공항 이전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강 시장은 지난달 9일 국회에서 열린 공공기관 2차 이전 간담회에서 "광주 군공항을 무안공항에 통합시켜 그곳에 한국공항공사를 유치하겠다"고 발언해 무안 시민사회단체의 강한 반발을 샀다. 

4일 전남도의원들이 광주 군공항 이전과 관련, 강기정 광주시장에 대한 비판 결의를 하고 있다. ⓒ전남도의회

이에 대해 광주시는 "한국공항공사를 전남도와 협의해 군 공항 이전 후보지로 유치하겠다는 발언"이라며 "그동안 전남 여러 시·군 중 가장 많이 언급된 무안군을 예로 들었을 뿐 이미 후보지로 결정했다는 것은 현재 절차 진행상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해명하느라 진땀을 흘렸다. 

이처럼 민선 8기 광주시와 전남도 간에 상생협력을 주도하는 역할을 맡은 강 시장의 '좌충우돌' 행보가 되레 갈등을 키운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청 내부에서 조차 오늘은 또 무슨 사고를 치느냐는 걱정이 앞선다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안 해도 좋을 말을 마구 쏟아내 광주와 전남 간 상생에 파열음을 내면서 광주시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역정가의 한 인사는 SNS에 "강기정 시장은 국회의원이 아니라 140만 시정 책임자로서 가벼운 발언을 자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강 시장이 언행을 함부로 감행할 뿐만 아니라 일방 독선적 행태로 지역사회를 시끄럽고 어지럽게 만들고 있는 등 광주 시정운영에 큰 걸림돌로 작용하기 때문"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강 시장의 예측불허 행보가 민선 8기 광주시와 전남도 간에 상생협력과 시와 함평군 일각이 추진하는 군 공항 이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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