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타고 불꽃 번져 아수라장…비 와서 사그라들길" 함평 산불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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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쓰고 불씨를 꺼놓으면 바람타고 계속 번져 아수라장이죠. 야속하네요. 비가 빨리 내려야 할텐데요."
4일 오후 전남 함평군 신광면 신광중학교 산불지휘본부에서 만난 함평소방서 소속 김희섭·손윤선 소방교의 얼굴에는 지친 기색이 가득했다.
두 소방교는 산불 현장을 '아수라장'이라고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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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 부르트고 추워도 인명피해 없어 다행"
(함평=뉴스1) 이승현 기자 = "애쓰고 불씨를 꺼놓으면 바람타고 계속 번져 아수라장이죠. 야속하네요. 비가 빨리 내려야 할텐데요."
4일 오후 전남 함평군 신광면 신광중학교 산불지휘본부에서 만난 함평소방서 소속 김희섭·손윤선 소방교의 얼굴에는 지친 기색이 가득했다.
머리카락은 땀과 물로 젖어있고, 방화복과 장화에는 검은 재가 뒤덮이거나 그을려 화재 현장의 위력을 실감케 했다.
식사도 게눈 감추듯 급히 먹고 조금이라도 몸을 기댈 수 있는 곳을 찾아 휴식을 취하려했다.
이들은 불과 1시간 전까지 산불 현장에 투입돼 쉴 틈 없이 갈고리와 삽으로 땅을 갈아엎고 물을 뿌려 불씨를 제거했다.
장소를 옮겨다니며 진화 작업에 열중하느라 오전 7시부터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 가늠 조차 하지 못했다. 근처에서 들려오는 동료의 교대 알림에 오전 11시가 됐음을 짐작으로 알았을 뿐이다.
두 소방교는 산불 현장을 '아수라장'이라고 표현했다. 땅을 갈아엎어 불씨를 꺼놓으면 어디선가 바람을 타고 온 다른 불씨가 다시 불을 지펴서다.
6년차 김희섭 소방교는 "불씨가 사그라들어 진화가 되나 싶으면 바람을 타고 계속 불씨가 번진다"며 "처음에는 오기가 생겨 더욱 빠르게 땅을 뒤엎었지만 어느 순간 허탈하고 야속하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또 "연소 확대 방지를 위해 경계라인을 쳐놓고 곳곳에 인력을 투입했다"며 "포크레인과 대원들이 뒤섞여 작업을 하느라 다들 정신이 하나도 없는 모습이었지만 인명피해나 민가 쪽에 피해가 가지 않아 다행이다"고 말했다.
4년차 손윤선 소방교는 "복분자 공장으로 불이 번지면서 어제 오후 3~4시쯤 투입돼 오늘 새벽 2시까지 작업을 했다"며 "한숨 돌리고 나니 산불지휘본부인 신광중학교 바로 뒷산까지 불이 번져 아수라장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거센 화마로 진화가 쉽지 않았지만 추가적으로 인원이 계속 투입되면서 진화 작업이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며 "불씨가 잡혀가는 현장을 보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지만 아직 완전 진화가 되지 않아 끝날 때까지 안심하기는 이르다. 조금 더 힘을 내 고생하겠다"고 했다.
두 소방교는 함께 현장에 있던 동료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하기도 했다. 대형 화재 현장이다 보니 투입 시간이 길어 몸이 다 젖는가하면 발이 부르트고 추워도 어느 한 명 힘든 내색 하지 않고 끈끈하게 뭉쳐줬기 때문이다.
대원들은 식사를 하거나 휴식을 취하면서도 산불진화헬기 소리가 맴도는 하늘을 바라봤다. 기상청이 오후 2시쯤 함평에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해서다.
이들은 비가 내리기 시작하면 거센 바람 탓에 진화에 어려움을 겪는 현장과 잔불 정리가 수월해지고 건조한 대기도 잠재워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함평 산불은 전날 낮 12시19분쯤 대동면 한 야산에서 벌통 소각 중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대형 산불로 번지면서 전남에서 처음으로 산불 대응 3단계가 발령되고 거센 바람 탓에 진화 작업이 24시간 넘게 진행 중이다.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발화 지점 인근 복분자 공장 4동과 축사 2개소, 비닐하우스 2개소 등이 전소했다. 또 주민 43명이 백운경로당 등 경로당 3곳으로 대피했다.
pepp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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