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간당했어요" 남성 신고에 경찰차 4대 출동 "뻥인데"

경찰차 4대 출동, 허위 신고로 드러나
허위 신고자 "그냥 없던 일로 하죠"
허위 신고, 5년 이하 징역 1000만원 이하의 벌금형 가능

[이데일리 홍수현 기자] “제가 강간을 당해 가지고...”

충남 천안에서 한 남성이 강간당했다며 경찰에 거짓 신고를 했다가 즉결심판에 회부됐다.

4일 충남경찰청에 따르면 지난달 14일 충남 천안에서 남성 A씨로부터 “강간당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A씨는 위치를 확인하는 경찰관 질문에 “제주도”라고 답하며 웃는 등 연신 장난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경찰은 실제 피해 가능성을 염려해 경찰차 4대를 동원해 확인에 나섰다.

남성이 경찰에 강간당했다며 허위 신고를 해 경찰차 4대가 출동했다 (사진=경찰청 유튜브 캡처)

현장 방문 결과 A씨 신고는 허위로 드러났다. 당시 출동한 경찰의 보디캠에 녹화된 영상에 따르면 A씨는 “아무 일도 없다”며 심드렁한 태도로 일관했다.

경찰은 재차 “아무 일도 없었냐?” “강간 자체가 없었냐?” 등 A씨에게 사실 여부를 확인했다. 이에 그는 “아 별일 없어 그냥”이라며 귀찮은 듯 대답을 얼버무리고 횡설수설했다. A씨는 경찰이 강간 여부에 대해 반복적으로 확인한 후에야 거짓 신고를 인정했다.

A씨는 거짓 신고가 들통난 이후에도 반성의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그는 오히려 경찰에 “(거짓 신고 인정했으니) 그럼 끝난 것 아니냐”라며 뻔뻔한 태도를 보였다.

경찰은 “끝난 것 아니다. 왜 강간 안 당했는데 신고하냐. 진짜 강간 피해당했을까 봐 순찰차 4대나 왔다. 근데 이렇게 거짓 신고하면 어떡하냐”고 지적했다. 이에 A씨는 “그냥 없었던 걸로 하죠”라고 답했다.

A씨는 경찰이 거짓 신고를 한 경우 60만원 이하의 벌금이 나올 수 있다고 알린 후에야 깜짝 놀라며 후회하는 반응을 보였다.

A씨는 경찰에 거짓 신고가 들통난 이후에도 뻔뻔한 태도를 보였다. (사진=경찰청 유튜브 캡처)

경범죄처벌법에 따르면 일어나지 않은 범죄나 재해 사실을 공무원에게 거짓으로 신고할 경우 6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의 형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그 정도가 심해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가 인정되면, 형법에 따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선고받을 수도 있다.

한편 경찰은 지난 5년간 허위신고 중 88.3%인 1만 9055건에 대하여 형사입건, 경범처벌(즉결심판)에 나섰다. 소방은 0.6%인 38건에 대해 과태료를 부과했다.

홍수현 (soo00@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