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 절정에 역대 최다 인파" 진해군항제, 안전축제로 막내려
개화 시기와 맞아…K2전차·해상불꽃쇼 등 볼거리 다양
바가지 요금, 외국인 안내 부족 아쉬워
4년 만에 열린 제 61회 진해군항제가 화려한 '벚꽃엔딩' 속에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특히, 많은 인파가 찾았지만, 단 한 건의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아 '안전축제'로 마무리됐다.
지난달 25일부터 열흘간 진행된 올해 진해군항제는 낮에는 36만 그루 벚꽃이, 밤에는 공연과 먹거리, 벚꽃을 감싼 조명과 불꽃으로 진해 곳곳을 아름답게 물들였다.
과거 중원로터리 일대에 집중됐던 행사를 진해구 전역으로 넓히면서 진해루, 여좌천, 경화역, 해군사관학교, 11부두 등 곳곳에서 연일 다채로운 문화예술공연이 펼쳐졌다. 여좌천에서 행사 기간 내내 각종 장식과 클래식 음악으로 분위기를 연출하는 별빛 축제와 벚꽃 야행 등이 열렸으며, 경화역에서는 자유 공연과 인기가수들의 공연이 벚꽃과 어우러지는 Love story 프로젝트, 또 벚꽃과 남해가 어우러진 진해루에서는 각종 문화예술행사가, 또 중원로터리에서는 전국에서 몰려온 거리공연자들의 공연과 체험 행사가 열렸다.
특히 중원로터리에는 'K-방산의 주력' 창원시 소재 기업이 생산한 K9 자주포와 K2 전차를 전시해 이색 포토존으로 눈길을 끌었다.
또, 진해루 밤바다를 화려하게 수놓은 '이충무공 승전기념 해상 불꽃쇼'와 진해군항제의 백미, 대한민국 육·해·공군·해병대 등 전 군(軍)과 미8군 군악·의장대, 염광고등학교 마칭밴드 등 14개 팀 700여 명이 펼친 '2023 진해 군악의장 페스티벌'에도 많은 인파가 몰렸다.
창원시는 앞서 평년보다 높은 평균 기온에 따라 벚꽃이 일주일 정도 빨리 개화할 것으로 보고 개막일을 앞당겼다. 또, 코로나19로 4년 만에 축제를 재개하는 가운데 여행 수요가 폭발할 것으로 보고 올해 군항제 방문 관광객을 역대 최다인 450만여 명으로 예상했다.
개막일인 3월 25일, 진해구의 벚꽃 개화율이 70%에 달하면서 시작부터 구름 인파를 이뤘다. 폐막일까지 화창한 날씨까지 이어지면서 외부 전문기관에 의뢰한 용역 결과에 따르면, 군항제를 다녀간 방문객은 450만여 명이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2019년보다 40만 명이 증가한 것으로, 역대 최대를 달성한 것으로 시는 추산하고 있다. 실제로 진해공설운동장에서 열린 전야제와 군악·의장페스티벌 개·폐막행사 때는 줄을 서서 기다리던 수많은 관람객이 입장하지 못하는 상황까지 있었다.
경제유발효과는 2019년 진해군항제를 찾은 방문객 1인당 소비지출금액(지역주민 3만7500원, 외지인 6만3800원)을 기준으로 계산했을 때 2600억 원의 효과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경제에도 적잖아 파급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 관광객들도 몰렸다. 전체 방문객의 12%인 54만여 명으로, 2019년보다 20만여 명이 증가했다. 특히 중화권 관광객 수의 증가가 눈에 띄었다. 대만 관광객의 경우 22만여 명이 방문했고, 지난달 30일 린천푸(林晨富) 주한국 타이페이 대표부 부산사무처 총영사가 창원시와 타이페이의 지속적인 관광 교류를 위해 진해군항제를 다녀가기도 했다.
시는 이번 군항제의 흥행 요인을 코로나19로 억눌렸던 여행 심리가 4년 만의 축제 재개로 폭발하는 이른바 '보복 관광' 심리와 축제 기간 내내 이어진 화창한 기후 및 평년보다 긴 만개 기간 등으로 꼽았다.
특히, 올해 군항제는 단 한 건의 안전사고도 없이 성황리에 마무리돼 '안전축제'라는 호평을 받기에 충분했다.
시는 인파 사고에 대비하기 위해 처음으로 '이동식 대중경보시스템(Mobile Warning System)'을 도입해 군항제 기간 인파 밀집 우려가 있을 때 가동하고, 공무원과 자원봉사자 등 6천여 명을 행사장 곳곳마다 안전과 교통 관리 등에 투입했다. 인파가 가장 많이 몰리는 여좌천, 진해루, 경화역 등 진해 전역 인파 밀집지역을 실시간 영상을 통해 재난안전상황실과 현장이 원활하게 소통이 될 수 있도록 특별재난안전상황실도 운영했다.
또, 교통 대책으로는 군부대와 학교, 관공서 등에 임시주차장 1만5천여 면을 확보하고, 관광객이 가장 몰리는 여좌천 일대는 차 없는 거리, 한 방향 통행 거리로 지정했다. 주말마다 축제장으로 진입하는 무료 셔틀버스와 임시 버스전용차로를 운영해 관광객 편의를 높였다.
경찰도 이른바 'DJ 폴리스'라고 불리는 인파관리차량을 24일부터 26일까지 운용하는 등 경찰서, 소방서 등 유관기관도 안전한 축제를 위해 팔을 걷어 붙였다.
여기에 수준이 높아진 관광객들의 질서의식도 큰 몫을 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축제장 곳곳에는 종량제 봉투가 비치돼 관광객들이 쓰레기를 버릴 수 있게 하면서 대체로 거리가 상당히 깨끗했다는 반응도 나와 '친환경 청결 축제'가 됐다는 평가도 있었다.
축제 주최측인 이충무공선양회도 올해 진해군항제는 프로그램 구성과 연출의 고도화, 축제 관련 기관단체별 파트너십 구축으로 축제 콘텐츠의 외연 확대와 질서 안전체계 도모, 홍보시스템의 입체화와 호국정신을 표방하는 방위산업의 수용, 관광 산업과 결합하는 마케팅의 다각화 등의 여러 성과가 있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아쉬운 점도 있다. 54만명의 외국인 관광객이 찾았지만, 이들을 위한 관광 안내가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외국어 안내문이나 표지판, 통역인력 등이 충분치 못해 SNS 검색 등을 통해 알아서 찾아가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많았다. 과거 운영했던 외국인 전용 관광안내소도 올해는 없었다.
또, 일부 먹거리 장터의 음식 가격과 질, 위생 논란이 일면서 행사 주최 측이 공식 사과를 하기도 했다. 이충무공선양회는 "장터음식점을 대상으로 가격과 품질, 위생 관리, 카드단말기와 현금영수증 발부 등에 대해 철저한 감독과 지도, 위반 시에는 폐점, 강제퇴출 등의 강력한 조치를 취하겠다"며 "사후평가를 통해 가성비와 높은 품질의 업체가 입점할 수 있는 방안을 도출하겠다"고 밝혔다.
홍남표 창원특례시장은 "4년 만에 열리는 진해군항제에 보내주시는 기대만큼 지역주민 여러분의 불편 역시 컸을 텐데도 아낌없는 협조와 지지를 보내주셔서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수 있었다"며 "안전하고 내실 있는 진해군항제를 위해 손을 보태주신 진해구민과 경찰, 소방, 해군 등 유관기관 관계자, 자원봉사자, 직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창원시는 내년 군항제의 개최를 위해 이달 중 진해군항제 결과보고회를 열고 교통난 해소나 관광객 만족도를 높일 대책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또, 방문객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정확한 관광객 수와 경제적 파급효과 등을 분석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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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CBS 이상현 기자 hirosh@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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