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 실사단 도착하자 축제의 장으로 변한 부산역
시민 5천명이 거리 응원, 심사단 국기 물결
실사단장 등 환영인파에 “어메이징” 연발
박형준 “경쟁도시 역전하는 전환점 만들겠다”
2030세계박람회 개최 후보지를 실사하는 국제박람회기구(BIE) 실사단이 4일 오전 11시 20분 부산역 대합실에 모습을 드러내자 열차를 기다리던 시민들 사이에서는 환영의 박수와 환호성이 터져왔다.
한복을 차려입고 청사초롱을 든 행사 요원의 안내를 받은 실사단은 승객들의 환호에 손가락으로 하트를 만들거나, 손을 흔들며 응답했다. 대합실에서는 화동 8명이 준비한 꽃을 실사단에게 전달했다.
취타대 행렬을 따라 부산역사 건물을 빠져나간 실사단은 광장 테라스에서 청소년 풍물 공연을 감상했다. 실사단이 광장에 모습을 드러내자 이를 기다리던 시민 5000여명이 환호를 쏟아냈다.
‘오~ 대한민국’ 가사와 함께 실사단을 환영하는 ‘WELCOME’, ‘BUSAN IS READY’라고 쓴 초대형 현수막이 사람들의 움직임과 함께 군중 속에서 펄럭였다. 시민들이 ‘오∼부산 엑스포’ 노래를 개사해 부르자 박형준 부산시장은 주먹을 흔들며 춤을 따라 췄고, 실사단원들도 시민들의 공연 모습을 카메라에 담거나 손을 흔들며 화답했다.
독일 출신 파트릭 슈페히트 단장과 마누엘 잘츠리 스위스 대표는 부산역 환영 인파를 보자 “어메이징”을 연발했다. 그들은 “이건 한국과 부산 만이 할 수 있는 일”이라며 “팝스타가 된 것 같은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날 환영 인파 속에는 베트남, 중국, 라오스, 몽골 등 12개 국가에서 온 다문화 가족 응원단의 모습도 보였다. 수정초, 동일중앙초 학생들도 환영 인파에 참석했다.
실사단은 5분여간 부산역 광장 환영 행사를 지켜본 뒤 오전 11시40분쯤 다음 목적지인 을숙도로 향했다. 실사단 차량이 지나가는 부산역 주변 700m 구간에선 환영 인파 1000여명이 실사단원의 출신국가 국기를 흔들며 반겼다. 실사단 8명의 출신국은 독일, 루마니아, 세인트키츠앤네비스, 스위스, 프랑스, 이탈리아 등이다.
환영인파가 있는 대로변 가로등에는 엑스포 기원 현수막이 2000개 이상 걸렸다. 초량천 일대 입구에는 엑스포 홍보 문구로 도배된 차량에서 ‘유치 응원송’과 ‘치어리딩 공연’이 상영되기도 했다. 시민 정재선씨(60)는 “부산이 얼마나 엑스포 유치를 원하는지 그 마음이 전달되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실사단은 이어 부산 을숙도 생태공원을 찾아 2030부산엑스포 주부제의 하나인 ‘자연과의 지속 가능한 삶’의 실현을 현장에서 확인하고, 치료가 끝난 동물을 자연으로 돌려보내는 체험을 했다.
부산시와 유치지원단은 5일 엑스포 개최 예정지인 부산 북항의 부산항컨벤션센터에서 부산의 개최 역량을 집중적으로 소개한다. 박형준 부산시장이 직접 나서 개최도시 부지와 교통에 대해 발표한다. 디오라마와 3D영상을 통해 개최 예정지를 입체적으로 보여줄 예정이어서 실사단이 2030부산엑스포의 모습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실사단은 5월까지 실사보고서를 작성한다. 실사보고서는 6월말 BIE총회에서 171개 회원국에 공개돼 11월 예정된 2030세계박람회 주최국 투표를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된다. 앞서 실사단은 사우디 리야드(3월 1주), 우크라이나 오데사(3월 4주)를 실사했고 이탈리아 로마(4월 3주)는 실사를 앞두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현지사정으로 우크라이나 관계자가 BIE 사무국(파리)을 방문해 실사를 진행했다.
실사단은 6일 마지막 4차 발표 및 질의응답 시간을 가진 뒤 유엔기념공원 방문, 엑스포 불꽃쇼 관람을 끝으로 공식일정을 마무리하고 다음날 출국한다.
박 시장은 “지난해 11월 3차 발표회에서 우리가 경쟁국을 압도하면서 유치 분위기의 전환점을 만들어낸 만큼 이번 현지실사를 통해 역전승의 발판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권기정 기자 kw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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