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시대 막바지 보내는 사우디, 경제 개혁 위해 ‘탈미국’ 행보 이어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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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아라비아, 이라크, 아랍에미레이트공화국(UAE) 등 주요 산유국들이 지난 2일 기습적인 추가 감산을 발표하며 안정적인 하락세를 이어가던 국제 유가가 갑작스럽게 출렁이는 중이다.
사우디는 미국과 동맹관계를 최우선으로 하던 기존 모습과 달리 최근 중국과 러시아와 적극적 관계개선을 하는 등 외교관계의 변화도 추구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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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아라비아, 이라크, 아랍에미레이트공화국(UAE) 등 주요 산유국들이 지난 2일 기습적인 추가 감산을 발표하며 안정적인 하락세를 이어가던 국제 유가가 갑작스럽게 출렁이는 중이다. 3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5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6%(4.57달러) 치솟은 80.2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6월물 브렌트유도 배럴당 5.7%(4.56달러) 오른 84.45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브렌트유는 지난해 3월21일 이후, WTI는 지난해 4월12일 이후 하루 최대 상승폭이다. 경기 침체 우려 속 하락하는 석유 가격을 끌어올리려는 산유국들의 의도가 시장 가격에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사우디는 2030년까지 관광, 항공 등 다양한 핵심 산업의 개발을 통해 경제 다각화를 이루겠다는 내용의 ‘비전 2030’을 지난 2016년 발표한 바 있다. 그동안 자국을 세계 최정상 부국으로 이끈 석유 산업이 막바지에 이르렀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이를 위해 각종 인프라 구축에 천문학적 금액을 투자해왔다.
이 일환으로 외교 정책에서 ‘탈미국화’도 강화하는 중이다. 모하메드 왕세자는 중동 동맹국을 방어하겠다는 미국의 약속에 대한 불확실성이 최근 커지는 상황에서 국익을 우선시하는 ‘사우디 우선’ 경제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WSJ는 “모하메드 왕자가 지난해 말 측근들에게 더 이상 미국을 기쁘게 하는 데 관심이 없으며 미국에 제공하는 모든 것에 대한 대가를 원한다고 말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번 감산 움직임도 이런 ‘탈미국화’의 일환으로 보인다. 미국 바이든 행정부는 인플레이션 관리와 러시아 압박을 위한 저유가를 위해 증산을 지속적으로 요구해왔지만 OPEC+는 오히려 지난해 10월 하루 200만배럴 감산을 선언했고, 여기에 이번에 100만배럴 넘는 추가 감산을 결정했다. OPEC+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치는 국가인 사우디의 의중이 상당부분 반영된 것으로 추정된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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