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선기 경사 살해 용의자들, 서로 범행 떠넘겨…경찰 대질신문
지난 2002년 전북 전주시에서 발생한 ‘백선기 경사 피살 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된 이승만(53)과 이정학(52)에 대해 경찰이 대질신문을 진행한다.
이승만은 이 사건 범인으로 이정학을 특정해 경찰에 제보했는데, 이정학은 범행을 부인하며 이승만에게 범행을 떠넘기고 있기 때문이다.
전북경찰청은 4일 이승만과 이정학에 대한 대질 신문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경찰은 5일 이들이 수감돼 있는 대전교도소에 수사관 10명을 보내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경찰은 그동안 6번의 접견을 통해 유의미한 진술을 확보하고, 대질신문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이승만과 이정학이 범행을 서로 떠넘기고 있는데, 이번 대질조사가 범인을 밝혀낼 수 있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백 경사는 2002년 9월 20일 0시 50분쯤 전주시 덕진구 금암2파출소에서 혼자 근무하다가 흉기에 찔려 살해됐다. 범인은 백 경사가 갖고 있던 38구경 권총과 실탄 4발, 공포탄 1발을 가지고 도주했다. 이 사건은 결정적 증거인 권총을 찾지 못하면서 미제 사건으로 남았다.
그런데 이승만이 지난 2월 중순 경찰에 “이정학이 백 경사를 살해했다”는 편지를 보내면서 21년 만에 사건의 실마리를 찾았다. 이승만이 보낸 편지엔 ‘전주 경찰 살해 사건 당시 현장에서 사라진 권총의 위치를 알고 있다’는 내용도 담겼다. 경찰은 지난달 3일 이승만이 지목한 울산 모처에서 38구경 권총을 발견했고, 이 권총은 백 경사가 사망 당시 소지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경찰은 이승만과 이정학을 백 경사 피살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했다. 이후신 전북경찰청 형사과장은 “백 경사 피살사건은 이승만과 이정학의 소행으로 확신한다”면서 “모든 것을 종합해봤을 때 범인은 최소한 둘 중 한 명”이라고 말했다.
이승만이 이정학의 범죄를 경찰에 알린 배경과 관련해서는 이정학에 대한 배신감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고교 동창인 두 사람은 지난 2001년 12월 21일 오전 10시쯤 대전 서구 둔산동 국민은행 지하 주차장에서 현금을 수송하던 은행 직원 김모(당시 45세)씨를 권총으로 쏴 살해하고 3억원을 들고 달아났다.
이 사건도 미제로 남았다가 사건 발생 21년 만인 지난해 8월 25일 이승만과 이정학이 붙잡히면서 해결됐다. 당시 먼저 붙잡힌 이정학은 “이승만이 주범”이라고 자백했다. 이 때문에 이승만은 재판과정에서 이정학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다. 이승만은 지난 1월 16일 대전지법에서 열린 재판에서 “정학이는 사람이 간사하다고 해야 하나. 모든 죄를 저에게 덮어씌운 것 같다”며 “사건이 수면 위로 드러내면 안 된다고 철저하게 약속했는데…”라고 말했다. 지난 2월 17일 1심에서 이승만은 무기징역, 이정학은 징역 20년을 선고받았다. 이 때문에 경찰은 이승만과 이정학은 백 경사 살인을 서로에게 떠넘기는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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