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산업→좀비물·서바이벌·데이팅…'넷플릭스', 예능 자신감 붙었다 [종합]
[스포츠투데이 서지현 기자] '솔로지옥' 시리즈에 이어 '피지컬: 100'으로 오리지널 예능에 대한 자신감이 붙은 넷플릭스가 올 한 해도 다수의 작품을 선보인다. 그동안 볼 수 없었던, 혹은 익숙해서 재밌는 이야기다.
4일 오전 서울시 중구 명동에 위치한 커뮤니티하우스 마실에서 2023 넷플릭스 오리지널 예능 마실이 열렸다. 자리에는 넷플릭스 콘텐츠팀 유기환 디렉터를 비롯해 정효민 PD, 이은경 PD, 박진경 PD, 김재원 PD, 정종연 PD가 참석했다.
올 한해 넷플릭스는 오리지널 예능 '성+인물' '사이렌: 불의 섬' '19/20' '솔로지옥 시즌3' '좀비버스' '데블스플랜'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
◆ 2023 넷플릭스 예능 라인업
'성+인물'은 신동엽, 성시경이 미지의 세계였던 성(性)과 성인 문화 산업 속 인물을 탐구하는 신개념 토크 버라이어티쇼다. 이에 대해 연출을 맡은 정효민 PD는 "성과 관련된, 또는 성 관련 산업에 있는 해외 인물들을 신동엽, 성시경 콤비가 찾아가 이야기를 들어보는 인터뷰 토크쇼"라며 "경쾌함을 잃지 않으면서도 새로운 인터뷰 쇼를 보여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사이렌: 불의 섬'은 최강의 전투력과 치밀한 전략을 모두 갖춘 여성 24인이 6개의 직업군별로 팀을 이뤄 미지의 섬에서 치열하게 부딪히는 생존 전투 서바이벌 예능이다.
이은경 PD는 "여성 24인이 직업의 명예를 걸고 싸우는 생존 전투 서바이벌이다. 소방, 경찰, 경호원, 스턴트 배우, 운동선수, 군인 6팀이 등장한다"고 설명했다.
'좀비버스'는 어느 날 갑자기 좀비 세계로 변해버린 서울 일대에서 퀘스트를 수행하며 살아남아야 하는 좀비 유니버스 예능이다.
박진경 PD는 "'좀비'와 '메타버스'가 합쳐진 제목이다. '좀비 유니버스 예능'이다. 처음 시작은 '실제로 좀비가 나타난다면 시청자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까?'로 시작해서 대본 한 장 없이 일단 던져봤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예능에서 볼 수 없었던 리얼한 장면들로 시작됐다. '좀비가 나타나면 너희가 영웅이 될 것 같아?'라고 생각했다. 제 예상대로 영웅은 나타나지 않았다. 희생자를 적극적으로 만들어 나가는 모습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새로운 느낌의 서바이벌 느낌이다. 중간에 대본이 있나 싶을 정도로 극적인 장면이 등장한다"고 예고했다.
'19/20'은 열아홉의 마지막 일주일과 스물의 첫 일주일 그 사이, 아직은 서툴고 풋풋한 Z세대들의 특별한 성장의 순간을 기록한 청춘 리얼리티 예능이다.
김재원 PD는 "19살의 마지막 일주일과, 20살의 첫 일주일을 함께하게 된 Z세대들의 청춘 리얼리티"라며 "지금 MC로는 슈퍼주니어 규현, 배우 김지은, 악뮤 수현, 가수 정세운까지 함께하게 됐다"고 이야기했다.
'솔로지옥' 시리즈는 커플이 되어야만 나갈 수 있는 외딴 섬, '지옥도'에서 펼쳐질 솔로들의 솔직하고 화끈한 데이팅 리얼리티 쇼다.
시즌 1, 2에 이어 시즌3를 맡은 김재원 PD는 "'솔로지옥2'가 작년에 공개됐는데 시즌1 보다 시즌2가 시청시간이 더 높았다. 글로벌적으로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셔서 시즌3 기회를 얻었다"며 "시즌 1, 2가 비슷한 형태로 진행됐기 때문에 시즌3에서는 과감하게 여러 변화를 주려고 하고 있다. 절찬리에 출연자들을 모집 중에 있다"고 말했다.
'데블스플랜'은 최대 5억 원의 상금을 차지할 최고의 브레인을 가리는 두뇌 서바이벌 게임 예능이다.
정종연 PD는 ""두뇌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다. 이전 작품과 성격적으로 비슷하지만, 제가 가지고 있는 브레인 서바이벌의 노하우를 최대한 새로운 포맷으로 만든 작품"이라며 "일주일 간 합숙으로 게임을 진행했다. 기존에 볼 수 없던 치열한 정치적인 부분들까지 같이 녹여냈다"고 설명했다.
◆ 넷플릭스 예능, 올해는 무엇이 달라질까 (Ft. 글로벌)
넷플릭스 유기환 디렉터는 "미드폼 예능은 넷플릭스에서 그동안 시도하지 않았었다. 저희는 소위 돈이 많이 들어가는 작품을 많이 했었는데, 저희 예능팀이 생각할 땐 크고 무거운 장르보단 편안하고 밀접하고 빠르게 다가갈 장르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미드폼을 통해 조금 더 빠르고 가볍게 다가갈 수 있는 작품을 만들겠다는 취지로 만들었다. 4월에 나올 첫 미드폼은 기획부터 방영까지 5개월 이내 이뤄졌다"며 "보통 1년에서 1년 이상 걸린 부분에 비해서 정말 빠른 시간이었다. 한국 창작자분들의 말도 안되는 퀄리티와 작업 속도 덕분에 감사하게도 이런 시도를 할 수 있게 됐다"고 이야기했다.
특히 넷플릭스는 국내 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청자들을 타깃으로 해야하는 만큼, '정서'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데블스 플랜' 정종연 PD는 "제가 예전에 했던 브레인서바이벌 프로그램 때 시즌이 끝나면 리뷰 회의를 했다. 그때 스태프들과 '너무 어렵다'고 했다. 당시 본부장님이 '이건 어려워야 재밌다'고 하시더라. 그때 크게 감명 받았다"며 "어려운 게 매력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저희는 맛을 보고 호불호를 정하지 않았다. 만약 이 프로그램이 해외 다른 시청자들에게 공개될 때 어떻게 생각할지 궁금하다. 그 맛 그대로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이하 '마리텔')을 연출했던 박진경 PD는 "제가 지금까지 만들었던 프로그램들이 로컬 지향적인 느낌이었다. '마리텔'도 해외 수출 포맷이 되긴 했는데 한국적인 정서가 의외로 많이 담겨있었다"며 "판매를 했는데도 정확히 저희가 원하는 느낌으로 만들어주시진 않더라. 이번엔 조금 더 글로벌적인 느낌을 담았다. 어떤 시청자가 봐도 즐길 수 있도록 제작했다. 이번엔 200여 개국에서 서비스가 되다 보니 큰 기대를 하고 있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또한 정종연 PD는 "'넷플릭스'를 통해 해외 프로그램을 보여주고 싶은 욕구가 있었다. 도전을 하고 싶었는데 예능은 드라마에 비해서 사실 기회가 별로 없었다"며 "예능은 로컬에 대한 시선이 많았는데 지금은 조금씩 잠금해제 되고 있다. 그러다보니 넷플릭스에서 더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아울러 김재원 PD는 "'19/20'은 한국에서만 가능하다. 한국은 새해가 되면 다함께 나이를 먹는다. 만 나이로 다루기 때문에 외국 시청자들을 위해 자막으로 설명을 넣었다. 그 감성은 너무나 한국적이다. 한국 사람들만 이해할 수 있다. 글로벌적으로 과연 이해가 될지 궁금하다"고 덧붙였다.
◆ PD들과 넷플릭스 예능, 이들이 보여줄 차별점은
'좀비버스' 박진경 PD는 "세계에 워낙 많은 좀비물들이 존재해왔다. 어떻게 보면, 기본적으로 팬이 있는 장르다. 이번 '좀비버스'는 예능 포맷이다. 정해진 것이 없고, 그들에게 상황을 던져놨을 뿐 모든 것이 그들의 선택에 따른다"며 "실제로 저희가 한 번에 몰아서 촬영하는 것이 아닌, 분기별로 나눴다. 짜여진 느낌이 아니라 정해진 것이 없다. 그들의 선택에 의해 이뤄진다. 방송이 가능할지 싶을 정도로 인간 본연의 모습이 나온다"고 강조했다.
'사이렌: 불의 섬' 이은경 PD 역시 "프로페셔널이 가장 큰 차별점일 것 같다. 조금 더 원초적인 본능을 이끌어낼 수 있는 판을 깔려고 했다"며 "제가 더 많은 판을 깔아서 복잡하게 어떤 것을 구현하기 보단 프로그램 자체도 상상 속 질문에서 시작됐다. '사자와 호랑이가 싸우면 누가 이길까'는 누구나 궁금한 질문 아니냐"고 이야기했다.
이에 대해 이 PD는 "그들 사이의 미묘한 라이벌 관계가 이미 직업적으로 형성된 부분이 많았다. 그런 부분들을 조금 더 자극하려고 노력했다. 실제로 그런 부분들이 자극을 받아서 잠도 자지 않고 밤을 새며 서로를 어떻게 이길지 궁리하는 모습이 차별점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새로운 예능프로그램에 대한 기대감도 더해졌다.
김재원 PD는 해외 넷플릭스 예능 시리즈인 '퍼펙트매치'를 언급하며 "데이팅 프로그램 출연자들을 모아서 '데이트프로그램 왕중왕전' 같은 느낌이다. '투 핫'이나 '써클'에 화제됐던 분들을 모았다. 저희로 치면 '솔로지옥' '환승연애' '하트시그널' '돌싱글즈' 등에 나왔던 분들을 다시 모아서 해보면 재밌을 것 같다. 현실 가능성이 높지 않고, 어렵겠지만 해본다면 재밌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년 연애물에 대한 관심을 드러낸 정종연 PD는 "연애물이라기 보단, 나이 들면 좋을 때보다 싸울 때가 더 많지 않냐. 연애하는 사람들이 다투는 이유, 다투는 걸 리얼하게 담아내고 싶다"고 전했다.
[스포츠투데이 서지현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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