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다녀온 전우원 "가족들과 연락 끊겨…해코지당할까 봐 두렵다"
묘지 방명록 문구, 할머니 '망언' 염두 뒀던 것
SNS 하는 이유 "보호 차원…안전하다고 느낀다"
고 전두환 전 대통령 손자 우원(27)씨가 자신이 광주 망월동 5·18 민주묘지 방명록에 적었던 문구가 할머니 이순자씨의 '망언'을 겨냥한 것이었다고 밝혔다. 자신이 코트로 망월동 묘지의 묘비를 닦았던 이유에 대해선 "입고 있었던 것 중 가장 좋은 것을 사용했을 뿐"이라고도 했다.
전씨는 4일 오전 SBS 라디오 김태현의 뉴스쇼에 출연해 자신이 지난달 31일 5·18민주묘지를 찾아 방명록에 '민주주의의 진정한 아버지는 여기 묻혀 계신 모든 분들'이라고 썼던 글이, '할머니(이순자씨)를 염두에 둔 것인가'라는 진행자 질문에 "맞다"고 답했다.
이씨는 2019년 한 언론 인터뷰에서 "민주주의의 아버지가 누구인가? 저는 우리 남편이라고 생각한다"고 해 논란이 됐다. 전씨는 이를 언급하며 "그때 인터뷰에서도, 사적으로도 손자들에게 그런 말씀을 많이 하셨고 들을 때마다 의외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전씨의 이번 광주행에서 화제가 됐던 것 중 하나는 전씨가 코트를 벗어 묘비를 닦던 모습이었다. 전씨는 이 행동에 담긴 의미를 묻는 질문에 "참배를 드릴 때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고 싶었다"며 "제가 입고 있던 것 중 가장 좋은 게 코트였고, 코트를 사용해서 다 닦아드리고 싶었다. 그보다 더 좋은 게 있었다면 당연히 그걸 사용해서 닦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씨는 지난달 30일 귀국한 후부터는 아버지 전재용씨, 할머니 이씨를 포함한 가족들과 연락이 끊긴 상태다. 그는 "(아버지가 한국에 있지만 연락을)해도 안 받는다"며 "제가 미국에 있을 때는 가족들이 따뜻한 말을 하면서 오라고 하더니, 막상 한국에 와서 연락을 드렸더니 제 연락을 모두 피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아버지를 '전재용씨'라고 부르며 거리를 두는 모습도 보였다.
전씨는 가족들에 대한 두려움도 나타냈다. 그는 "아무래도 대한민국에서 가장 자본력이 센 사람들에 속하는 저희 가족들을 상대로 하고 있으니 두렵다. 어떻게 해코지를 당할까 매일매일 두렵고 무섭다"고 했다. 자신이 인스타그램 라이브 방송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활동을 지속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라이브를 계속 켜면 그래도 안전하다고 느낀다. 저의 보호 차원"이라고 했다.
전두환 일가 비자금과 관련한 자신의 주장에 대해서도 일관된 입장을 보였다. 전씨는 "예전만큼은 아니겠지만 일반인 기준에선 상상도 할 수 없을 만큼 재력이 있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이어 "오래전에 재산이 전재국씨(큰아버지)에게 몰렸고 돈을 숨길 수 있는 방법이 많기 때문에, 지금 와서 진술을 밝히는 것은 어렵겠지만 연희동 자택 금고 등의 위치를 밝혀낸다면 가능하지 않을까"라고 덧붙였다.
폭로를 결심하게 된 배경에 대해선 "지난해 말부터 교회를 다니며 가족들이 주지 못한 사랑을 많이 받고 또 봉사를 하며 가족들을 조금 더 객관적으로 볼 수 있게 됐다"고 했다. 자신이 미국에서 마약 투약을 하는 모습을 생중계했던 이유에 대해선 "모든 분 앞에서 제 죄악을 공개하고 싶었다. 내가 모든 것을 희생해가며 좋은 뜻을 이루고자 한다는 것을 보여드리고 싶었다"고 해명했다. 다만 마약 투약 행위 자체에 대해선 "잘못했다"고 말했다.
향후 계획에 대해선 "많은 분들의 한이 풀릴 때까지 정말 최선을 다해 살아가고 싶다"고 밝혔다. '정치권의 연락을 받은 것이 있나'라는 질문에는 "없다"면서 "저는 정치에 관심이 있는 게 아니라 상처받으신 분들의 한을 풀어드리고, 제 죄를 고백하고 정말 의로운 삶을 사는 데 훨씬 더 관심이 있다"고도 덧붙였다.
전씨는 자신을 따뜻하게 맞아준 5·18 유족들에게 감사 인사도 남겼다. 전씨는 "그렇게 많은 고통이 있는데도, 저를 품어주시는 천사 같은 분들을 뵈며, 정말 민주주의의 영웅은 저에게 돌을 던지지 않고 따뜻하게 안아주신 모든 분들이라고 생각했다. 저를 도와준 분들께 모두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원다라 기자 dar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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