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많이 다쳤다”…예산 국밥거리서 ‘백종원’ 이름 빼기로

이가람 매경닷컴 기자(r2ver@mk.co.kr) 2023. 4. 4.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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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백종원 유튜브 갈무리]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충남예산의 ‘백종원 국밥거리’에서 자신의 이름을 떼어내기로 했다.

3일 유튜브 채널 ‘백종원 PAIK JONG WON’에는 ‘대체 예산 국밥 거리, 그곳에는 무슨 일이 있는 것인가’라는 제목의 영상이 게재됐다. 이 영상에는 백 대표가 간판을 바꾸기로 결정하게 된 경위가 담겼다.

백 대표는 “난감한 소식을 전해드리게 돼 죄송하다”며 “군과 협의했고 국밥거리에서 ‘백종원’ 이름을 내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몇 년에 걸쳐 노력도 하고 많은 비용을 쏟았지만 (국밥집 사장님들이) 불편하셨던 것 같다”며 “마음을 많이 다쳤다”라고 털어놓았다.

그러면서 “물론 여전히 노력하는 사장님들이 있기에 국밥거리가 잘되길 바라는 마음뿐”며 “국밥거리에서 백종원 이름은 내리지만 많이 이용하시면서 지역 주민 입장에서 (사장들에게) 조언해 주셔라”라고 덧붙였다.

백 대표는 지난 7일 예산시장 재개장을 앞두고 국밥거리 사장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국밥거리 장사가 예전보다 잘되면서 온라인상에 위생 관련된 불만이 쏟아진 상황이었다. 이에 백 대표는 국밥집 사장들에게 청결과 위생, 친절을 강조했다.

백 대표는 “사장님들 가게 중 한 곳에도 위생 문제가 생기거나 기사화되면 난처할 것”이라며 “이전에는 별것 아니었던 게 이제는 큰일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최근 변경된 위생법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그러자 한 국밥집 사장은 “시장에서 장사하던 사람들한테 사소한 거 다 참견하면서 어렵게 한다”며 “저희는 빼 달라”고 나섰다. 그러면서 “우리가 노력할 테니까 제발 등허리에서 내려놓으라”며 “영업정지 1년을 당하든 벌금 1000만원을 물든 내가 그렇게 하겠다”고 말했다.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왼쪽)와 김태흠 충남지사(오른쪽)가 지난 1일 재개장한 충남 예산 예산시장을 찾아 운영 상황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 제공 = 충청남도]
국밥거리는 7년 전 임시천막에서 국밥을 팔던 상인들을 모은 곳이다. 예산군은 지역 활성화를 위한 마케팅 요소로 활용하기 위해 국밥거리에 백종원의 이름을 붙였다. 그렇다고 해서 백 대표에게 떨어지는 수익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지난 2017년 예산군의 국수·국밥·국화잔치인 ‘삼국축제’에서 위생 논란이 불거졌다. 국밥에 물 타서 판다는 소문까지 퍼졌다. 이에 백 대표는 버스를 대절해 국밥거리 사장들을 데리고 유명한 국밥집 견학을 시켜 주고 더본코리아에서 친절·위생 교육을 받도록 했다.

하지만 일부 사장들은 변화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특히 국밥거리에서 가장 장사가 안 됐던 식당은 백 대표가 미스터리 쇼핑을 진행해 문제점을 지적해 줬다. 더본코리아 직원을 파견해 돼지고기 구매, 삶는 방법, 당일 삶은 고기만 사용하는 등 해결책을 전수했다. 그러나 식당 사장은 곧 전날 삶은 고기를 다시 내놓으려는 움직임을 보였고 책임자가 방문하자 부담감에 눈물을 흘렸다.

한편, 예산군은 예산시장 재개장 첫날인 지난 1일 1만5000명이 넘는 인파가 몰렸다고 발표했다. 백 대표의 도움을 받아 운영됐던 예산시장은 문제점을 보완해 한 달가량 휴장하고 재정비를 마친 뒤 다시 문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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