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국제대학촌 한국관 가보니…"교류 편해서 좋아"
기사내용 요약
국내 유학생 175명 등 20개국 250명 거주
각국 기숙사 42곳 중 최신식 시설로 눈길
[파리=뉴시스]김정현 기자 = 우리나라 유학생의 주거 여건 개선을 위해 마련된 파리국제대학촌 한국관이 유학생 교류의 장으로 거듭나고 있다.
지난달 28일 오후(현지시간) 방문한 프랑스 파리 국재대학촌에 위치한 기숙사 한국관은 인근의 다른 건물과 달리 최신식 외관으로 시선을 끌었다.
내부도 우리나라 최신 오피스텔을 연상케 했다. 사생실은 샤워부스가 있는 화장실, 접이장, 침대 등을 갖추고 있었다. 지하 1층에 음악·미술 작업실을 둬 다양한 전공의 학생들을 배려한 점도 특징이다.
무엇보다 눈길을 끈 것은 기숙사생 간의 교류를 강조한 듯한 휴게 공간들이었다. 공동 주방은 바로 윗층과 계단으로 연결돼 있었다. 윗층에는 사생들이 음식을 나눠 먹으며 교류할 수 있는 공간이 있었다.
2층 발코니에는 우리나라 농촌을 연상케 하는 평상이 마련돼 있고, 지하 1층 휴게실에는 넓은 공간에 소파를 비치해 두고 있었다. 자습실에는 우리나라 독서실에 있는 칸막이형 책상 대신 다수 학생들이 함께 공부할 수 있는 넓은 책상을 비치하고 있었다.
한국관에 살고 있는 학생들도 사생간 교류를 장려한 한국관의 건축 양식에 대해 만족해하는 분위기다.
라파엘라 퀼러(Raphaela Kühnler) 파리1팡테옹소르본대 법학 석사과정생은 한국관을 찾은 취재진과 만나 "2층 발코니에 정원이 있어서 심리적으로 안정되는 측면이 있어 한국관을 택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관이 학생들과 교류하기 좋게 돼 있다"며 "4층에 살고 있는데 5층 부엌으로 다니며 다른 학생과 교류할 수 있는 점도 큰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한국관에 살고 있는 파리 사클레대(Paris-Saclay University) 전자공학 박사과정생 박준범씨는 "한국에 있을 때 기숙사에서는 통금, 점호, 술 반입금지와 같은 조항이 있었지만 프랑스에서는 성인으로서 행동을 존중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에서는 남녀 간에 건물, 층을 분리하고 외국학생도 분리시켜 서로 교류가 힘들었다"며 "한국관은 자유로운 소통을 강조하는 분위기라 차이가 느껴졌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 프랑스에서는 택배를 도둑맞을 위험이 있어서 반드시 본인 외 다른 이가 대리 수령할 수 없게 하고 있지만, 한국관에서는 24시간 경비원이 상주하며 택배를 보관해주고 있다는 점도 호평을 받고 있다.
한국관이 위치한 파리국제대학촌은 1920년 프랑스 교육부 주도로 세워진 다국적 기숙사촌이다. 당시 제1차 세계대전의 상흔을 세계 각국 젊은이들 간의 교류를 통해 극복하자는 취지에서 조성이 추진됐다.
현재 총 42개 기숙사에 약 6000명의 대학생과 대학원생을 수용한다. 각국 국가관이 28개로, 해당국이나 지역 유학생 외에도 외국인을 30% 수용하도록 했다.
한국관은 2014년 우리나라와 프랑스 양국 교육 당국 간의 약정을 통해 착공이 추진, 2016년 첫 삽을 뜨고 2018년 공사를 마친 뒤 그 해 12월 문을 열었다.
연면적 7210㎡ 규모로 완공된 한국관에는 우리나라 국적 유학생 175명, 외국인 75명 등 총 250명이 머물고 있다. 외국인은 국적별로 중국이 29명(38.8%)으로 가장 많지만 프랑스 18명, 폴란드 4명, 세르비아와 베트남 각 3명 등 총 20개국에 이르는 학생이 거주하고 있다.
1인1실을 기준으로 최대 250명을 수용할 수 있는 한국관에는 지난 2020년 175명, 2021년 209명이 거주했으나 지난해 250명이 입소해 모든 방이 채워졌다.
장상윤 교육부 차관은 한국관을 둘러본 뒤 "통상 생각하는 기숙사를 생각했는데 시설이 잘 돼 있고 호평을 받는다는 점을 듣고 자긍심을 느낀다"며 관리를 맡은 프랑스 한국교육원 측에 감사의 뜻을 표했다.
한편 장 차관은 교육부 직원들과 함께 지난달 28일 오전 프랑스 파리에 위치한 정보기술(IT) 전문 실무 교육기관 '에꼴42'를 찾아 시설을 참관하고 현지에서 공부하는 우리나라 학생 3명을 만나 격려했다.
에꼴42는 교수, 교재, 학비 없는 교육기관으로 국내에도 알려져 있다. 약 4주 간의 문제해결형 선발과정인 '라 피신'(La Piscine·프랑스어로 수영장이라는 뜻)을 통과하면 전공, 자격, 나이, 국적을 불문하고 선발된다. 이후 동료들과 실무 능력을 기르게 되는데, 수료자 100%가 취업에 성공한 것으로 전해진다.
☞공감언론 뉴시스 ddobagi@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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