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댓말이 가장 어려워요"…한국어 가르치는 프랑스高 가보니

파리(프랑스)=정현수 기자 2023. 4. 4.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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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는 다양성이 공존하는 국가로 꼽힌다.

프랑스 교육당국은 같은 해 한국어를 한국의 대학수학능력시험이라고 할 수 있는 바칼로레아 정식 과목으로 채택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프랑스에서 한국어반을 운영하고 있는 학교는 총 60곳이다.

이처럼 프랑스 내에서 한국어의 위상이 높아진 것은 K팝으로 대표되는 한류의 영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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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교육으로 번진 프랑스 한류①한국어반 개설 학교 3.5배 급증
[편집자주] 프랑스는 다양성이 공존하는 국가로 꼽힌다. 한류도 프랑스에서 확산되며 다양성의 한 축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분명한 건 한국의 위상이 과거보다 높아졌다는 점이다. 한글을 배우는 교실이 급증하고 있는게 대표적이다. 그 현장을 직접 둘러봤다.

프랑스 클로드모네 고등학교 한국어반을 담당하고 있는 조윤정 교사가 학생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다 /사진=정현수 기자

"존댓말이 가장 어려워요."

프랑스 파리 시테대학 한국학과에 다니는 이만 엔고보(Iman Engobo)는 유창한 한국말로 한국에서 온 취재진을 맞이했다. 그는 "3년 정도 한국어를 배우니 소통이 편해졌다"고 말했다. 엔고보가 한국어를 본격적으로 배운 건 파리 클로드모네 고등학교를 다닐 때다. 엔고보를 만난 것도 클로드모네 고등학교에서다.

지난달 27일(현지시간) 방문한 클로드모네 고등학교에선 한국어 수업이 한창이었다. 20여명의 학생들이 한국인 교사의 지도 아래 수업을 듣고 있었다. 클로드모네 고등학교는 7개의 외국어를 가르친다. 한국어도 그 중 하나다. 아시아인들이 많이 사는 파리 13구에 위치하고 있는 학교지만 한국어 수업을 듣는 학생은 대부분 외국인이었다.

한국어 수업은 '경험에 대해 묻고 답하기'라는 주제로 이뤄졌다. 교사는 한국말만 사용해 베르사유 궁전과 경복궁 사진을 보여주며 "어디예요?", "가봤어요?", "어땠어요?" 등의 질문을 쏟아냈다. 이후 센강과 한강, 에펠탑과 남산 등을 비교하며 수업을 이어갔다. 교사의 질문에 학생들은 성실하게 한국말로 답변했다.

프랑스 파리 13구에 위치한 클로드모네 고등학교의 모습. 한국 방문단의 방문을 기념해 태극기를 걸어뒀다 /사진=정현수 기자

클로드모네 고등학교에서 한국어반 3학년 수업을 듣고 있는 리자 타르(Lisa Tarr)는 "중학교 2학년 때부터 한국 문화에 관심을 가졌다"며 "케이팝(K팝) 춤이나 한복 등에 관심을 가지면서 한국어 공부를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한국어를 배우는데 어려움이 없었냐는 질문에는 "긴 단어가 조금 어려웠는데 특별히 어려운 점은 없었다"고 말했다.

이날 한국어 수업을 들은 학생은 20여명이지만, 클로드모네 고등학교의 한국어반 수강생은 총 47명이다. 인근 학교 학생들도 수업을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클로드모네 고등학교는 2017년 한국어 과목을 제2외국어로 채택했다. 프랑스 교육당국은 같은 해 한국어를 한국의 대학수학능력시험이라고 할 수 있는 바칼로레아 정식 과목으로 채택했다.

미셀 세르보니(Michel Cervoni) 클로드모네 고등학교 교장은 "아카데미(한국의 교육청)에서 한국어를 가르치는게 어떻겠냐는 제안이 와서 한국어 과목을 운영하게 됐는데, 한국어 과목을 채택하고 난 후에 상당히 만족스럽다"며 "학생들에게 특정한 언어를 배우라고 강요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학생들의 다양한 선택을 보면 흥미롭다"고 강조했다.

클로드모네 고등학교 도서관의 모습. 한국어로 된 책이 보인다. /사진=정현수 기자

한국어 수업을 듣지 않는 학생들에게도 한국어는 더 이상 미지의 언어가 아니었다. 한국인 취재진이 자신들의 학교를 방문한다는 사실을 미리 알고 있었던 영향이겠지만, 한국어 수업을 듣지 않는 학생들도 학교 앞에서 만난 취재진들에게 한국말로 "안녕하세요"라는 인삿말을 건넸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프랑스에서 한국어반을 운영하고 있는 학교는 총 60곳이다. 2018년(17곳)과 비교하면 3.5배 가량 늘었다. 현재 프랑스에서 일본어를 선택한 학교는 70개 수준이다. 최근 추세대로라면 조만간 한국어가 일본어를 앞지를 전망이다. 한국어반 수업을 듣는 학생도 2018년 631명에서 2022년 1800명으로 빠르게 늘고 있다.

이처럼 프랑스 내에서 한국어의 위상이 높아진 것은 K팝으로 대표되는 한류의 영향이다. 클로도모네 고등학교에서 한국어반을 담당하고 있는 조윤정 교사는 "한국어반 개설 초기에는 1년마다 학생수가 2배씩 계속 증가했다"며 "지금은 학생수가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파리(프랑스)=정현수 기자 gustn9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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