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값 절반에 24시간 경비까지…佛서 한국 알리는 한국관기숙사

김수현 2023. 4. 4.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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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2㎡(4평)가 조금 넘는 방에는 1인용 침대와 책상, 이동형 옷장, 샤워 부스가 있는 화장실, 테라스까지 달려 있었다.

수용 인원 250명 중 175명이 한국, 75명은 외국 국적 학생이 거주하고 있다.

24시간 경비원이 상주하고 한국보다 기숙사 규율이 자유로워 한국 출신 유학생들도 기숙사 거주를 앞다퉈 희망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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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한국 유학생 위해 2018년 준공…한국 출신 175명·외국인 75명 수용
"외국 학생들 입주하려고 줄 서…한국 문화 알리는 데도 기여"
프랑스 파리 국제대학촌 내 한국관 [교육부 출입기자단 공동취재단]

(파리=연합뉴스) 김수현 기자 = 13.2㎡(4평)가 조금 넘는 방에는 1인용 침대와 책상, 이동형 옷장, 샤워 부스가 있는 화장실, 테라스까지 달려 있었다.

넓다고 할 수 없는 규모였지만 채광이 잘 들어 방은 밝았고 시설은 깨끗해 보였다.

공용 부엌은 인덕션과 전자레인지, 한국 편의점에서 볼 수 있는 라면 조리기도 갖추고 있었고, 공용 공간에는 정원과 체력단련장, 스터디실, 회의실, 미술 연습실, 피아노 연습실까지 있었다.

지난달 28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국제대학촌에서 둘러본 한국관은 공간 구성이 알차고 깔끔하다는 인상을 줬다.

파리 국제대학촌은 1차 세계대전의 상처를 세계 각국 젊은이들 간의 교류로 극복하자는 취지로 1920년대 프랑스 교육부 주도로 조성된 다국적 기숙사촌이다.

총 42개 기숙사, 6천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로, 그중 28개 관은 건립을 주도한 국가 이름을 딴 국가관이다. 국가관은 기숙사 수용 인원의 70%를 자국 출신 유학생에게 제공한다.

한국관은 2011년 한·불 정상회담 당시 프랑스 측에서 건립을 제안해 2018년 준공돼 가장 최근에 지어졌다.

수용 인원 250명 중 175명이 한국, 75명은 외국 국적 학생이 거주하고 있다.

프랑스 파리 국제대학촌 내 한국관 [교육부 출입기자단 공동취재단]

윤강우 주프랑스 한국교육원장 겸 파리 국제대학촌 한국관장은 "예전 프랑스 유학생 선배들은 한국관이 없어 다른 국가 기숙사를 전전했다고 하는데 지금은 (한국관이 생겨) 자랑스러워하신다"며 "가장 최신 시설이어서 쾌적하고 외국 학생들이 서로 입주하려고 줄을 서는 기숙사"라고 강조했다.

기숙사에 거주하는 학생들의 만족도도 높은 편이다.

독일 출신으로 파리 1대학 판테온-소르본 법학 석사생인 라파엘라 쾬러(25)씨는 "파리 시내 거주 비용은 한국관의 2배"라며 "한국관 거주에 대해 행운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24시간 경비원이 상주하고 한국보다 기숙사 규율이 자유로워 한국 출신 유학생들도 기숙사 거주를 앞다퉈 희망한다고 한다.

파리 사클레대에서 전기공학 박사 학위과정을 밟는 박준범(30)씨는 "가장 큰 장점은 24시간 경비원이 상주하며 택배를 대신 수령해준다는 것"이라며 "프랑스 특성상 택배를 본인이 수령하지 않으면 도난 우려 때문에 반송되는데 공부하는 입장에서 택배를 매번 기다릴 수 없는 상황이라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 기숙사에 살았을 땐 통금 시간, 점호도 있고 술 반입 금지 조항이 있었는데 여기는 그런 부분은 존중해주고 성인으로 알아서 잘할 것이란 믿음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프랑스 파리 국제대학촌 내 한국관의 체력 단련실 [교육부 출입기자단 공동취재단]

한국관을 통해 외국인 유학생들이 한국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는 효과도 있다. 교민 사회에서는 한국관이 한국 문화 행사의 중심지로 부상하고 있다고 한다.

쾬러씨는 "현재 프랑스와 독일 양국 법을 공부하고 있는데 법이 달라 보여도 공통점이 많다"며 "한국법에 대해서도 공부할 수 있는 점이 있을 것으로 보고 기회가 돼 불러주신다면 한국에서 공부하고 근무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윤 원장은 "외국 학생들이 한국관을 부러워해 한국관에서 행사한다고 하면 다들 살펴본다"며 "작년 연말에는 유홍준 교수 초청 강연을 한국관에서 열었고 그 외에도 작은 음악회나 입양인 단체 행사, 한인 행사, 한국어 강좌, K팝 댄스 수업도 여는 등 문화적 기여도 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porqu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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