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반갑지만… 산불지역 산사태 걱정도

오후부터 6일까지 전국에 비
지반 약해진 곳 붕괴 대비해야
홍성산불, 강풍으로 진화 난항

산불의 상처 3일 서울 종로구 인왕산 산불 발생지역에 불에 탄 진달래꽃이 앙상한 나뭇가지에 눌어붙어 있다. 인왕산 산불은 25시간 만인 이날 오후 1시 30분쯤 완전히 진압됐다. 연합뉴스

인지현 기자 loveofall@munhwa.com·대전=김창희 기자

4일 오후부터 6일 오전까지 전남에 최대 80㎜ 등 전국에 모처럼 만의 봄비가 내린다. 오랜 가뭄으로 바싹 메마른 땅에 반가운 ‘단비’가 될 것으로 보이지만 산불이 난 지역에서는 산사태 등으로 이어질 수 있어 위험요인 대비도 필요한 상황이다.

4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낮 제주도에서 시작된 비가 저녁 시간 수도권 등 점차 전국으로 확대되면서 6일 오전까지 전국에 내릴 것으로 예보됐다. 예상 강수량은 수도권·강원내륙과 산지·충남·전북 등에 20∼60㎜, 최근 가뭄을 겪은 전남·제주(북부해안 제외)·경남 남해안과 남서내륙 등에 30∼80㎜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비는 중국 중부지방에서 발달한 저기압이 우리나라로 접근해오기 때문으로 이때 남서풍이 산에 부딪혀 제주와 남해안·지리산 부근 강수량이 특히 많을 것으로 보인다. 제주 산지에는 최대 200㎜, 제주 남부와 전남 동부 남해안·경남 남해안·지리산 부근에는 최대 120㎜ 이상이 내릴 수 있다. 비는 6일 대부분 지역에서 그치겠지만 중부 내륙에는 7일까지 약하게 이어질 수 있다.

봄비치고는 많은 양이 쏟아지면서 “최근 산불이 발생한 지역을 중심으로 산사태나 붕괴 사고가 일어날 수 있다”고 기상청은 대비를 당부했다. 또 비가 그치면서 최근 5월 하순 수준까지 올랐던 낮 기온도 7일을 기점으로 크게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충남 홍성과 대전에서는 강풍으로 불길이 잡히지 않으면서 산불이 사흘째 이어지고 있다. 전남 함평, 순천 등에도 예상 피해 면적 100㏊ 이상의 3단계 산불이 발생해 전국 4곳에서 3단계 산불이 동시에 이어지고 있다. 홍성 서부면에서는 46시간째 산불이 이어지는 가운데 4일 일출과 함께 헬기 19대가 동원돼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다. 충남도는 홍성 산불 피해와 관련, 정부에 특별재난지역 선포 요청을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