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한반도 긴장 원인” 韓 “北 우려만 강조”

한미일 대잠전 훈련 양국 설전

한미일 3국이 제주 남방 공해상에서 시작한 대잠수함전 훈련에 대해 한-중이 맞섰다. 중국이 “한반도 정세 고열이 내려가지 않는 주요 원인”이라며 북한을 옹호하고 나서자 한국 정부가 “중국 측이 북한의 ‘합리적 안보 우려’만 강조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반발했다.

마오닝(毛寧)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3일 정례 브리핑에서 한미일 대잠전 훈련에 대해 “일부 국가가 한반도 주변에서 각종 군사 훈련을 지속적으로 실시한다”며 한반도 정세 긴장의 고조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마오 대변인은 미국의 북한 전문 웹사이트 ‘38노스’가 영변의 주요 핵시설에서 활동이 포착됐다고 공개한 것에 대해 ‘한반도 비핵화’라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히면서도 “현재 미한(한미) 군사훈련이 끝나지 않았고 미일한(한미일) 연합훈련도 잇따라 진행되며 미국 핵추진 항공모함은 여전히 한반도 주변에 있다”고 재차 밝혔다.

그러면서 “당사자들은 군사적 압박을 중단하고 모순을 완화하며 대화를 재개하는 데 유리한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며 대화와 협상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 수중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3~4일 제주 남방 공해상에서 실시되는 이번 대잠전 훈련 및 수색구조훈련에는 미 핵추진항공모함 니미츠함(CVN-68)이 동원됐다.

중국 대변인의 이번 발언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서 중국과 러시아가 “미국과 동맹국의 대규모 연합 군사훈련이 북한에 불안함을 갖게 한다”며 미국에 책임을 지우기 위해 북한을 비호하는 명분과 궤를 같이하는 것이다.

한국 정부는 중국의 ‘북한의 합리적 안보 우려’를 중시해야한다는 입장에 “한미의 대화 제의를 거부한 채 한반도 내 긴장 상황을 고조시키고 있는 측은 북한이라는 것이 자명함에도 중국 측이 북한의 합리적 안보 우려만 강조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주중한국대사관 고위 관계자는 같은날 브리핑에서 중국 고위 인사들과의 협의를 계기로 “중국 측이 북한의 정당한 안보 우려만 중시할 것이 아니라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직면한 한국의 정당한 안보 우려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한미와 북중 대립구도가 당분간 계속되는 가운데 한중일 3국 협력 프로세스가 올해 가동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한중 외교장관 회담에서 한중일 정상회의와 외교장관 대화 프로세스 재가동에 의견을 모았다.

주중대사관 고위 관계자는 “부국장급 협의와 차관보급·외교장관·정상회의로 이어지는 3국 협력 프로세스가 순차 가동되도록 하기 위해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한중일 정상회의가 열린다면 의장국은 우리나라로, 앞서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는 지난달 16일 도쿄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에서 한중일 고위급 프로세스의 조기 재가동에 뜻을 같이했다. 최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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