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간호사 “병원, 전공의 부족해 PA 둔다...음지 성행 뿌리 뽑아야”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
“간호법에는 PA 합법화 내용 없어”
“의사수 부족, 한명이 수술 전체 집도 불가”
“병원 내부 공고 통해 간호사들 중 PA 뽑아”

[이데일리 이재은 기자] 서울의 한 종합병원에서 PA(Physician Assistant)로 근무 중인 간호사가 “전공의 부족과 공급 불안정 때문에 규모가 작은 종합병원이나 이름을 알 만한 병원에서도 PA를 두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일반 간호사 6년 경력에 PA가 된 지 1년이 됐다는 간호사 A씨는 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저희 병원은 수술 시 의사 수가 부족하기 때문에 의사 한 명이 수술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를 집도할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수술실에서 근무하는 PA는 피부 절개를 의사와 함께하거나 수술이 끝나고 의사가 나가면 환자의 피부를 혼자서 봉합하는 일을 한다”며 “비수술과에는 환자에게 필요한 동의서를 작성하거나 협의진료의뢰서를 작성한다”고 설명했다.

또 “단순 처방의 경우 의사의 지시 없이도 하고 의사의 출근 시간 전 환자에게 특별한 상황이 발생하면 약물 복용 및 수액 연결 여부 등을 판단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A씨는 “병원에 의사가 새로 온 경우 처방 내는 법이나 검사 처방 절차 등을 PA가 알려준다”며 “이는 의학 지식이 아닌 병원 시스템적 부분이라 기존 PA에 대한 의존도가 생길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보통 내부공고를 통해 병원 간호사 중에서 PA를 뽑는다”며 “지원자가 없을 경우 3교대로 채용해 발령대기 중인 간호사에게 PA 근무 생각이 있는지 확인한 뒤 직무 전환을 한다”고도 설명했다.

A씨는 “사실 (현행법상 PA의 업무는) 불법이고, 만약 의료사고가 발생하면 불법 의료 행위로 처벌하는 경우가 있다”면서도 “(정부에서) 이를 뿌리 뽑아야 한다는 정책을 만들지는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간호법에 PA를 합법화하겠다는 내용이 나와 있지 않다”며 “음지에서 성행되는 PA 문제는 언젠가는 뿌리 뽑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A씨는 “미국의 경우 더 전문화된 교육을 받은 간호사가 자격시험을 통과한 뒤 처방권을 가지고 독립적 개원이 가능하다”며 “의사에게 책정되는 수가보다 간호사가 가져가는 수가가 낮아 의료 취약계층이 이용할 수 있는 의료시설을 간호사가 운영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국내에서도 이미 농어촌의료법에 따라 보건진료 공무원은 간호사가 할 수 있다”며 “이들도 환자진료 지침에 따른 처방권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PA는 의사의 지시에 따라 수술보조 및 처방대행, 시술 등을 담당하는 의료보조 인력으로 국내에서는 2010년에 도입됐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에 따르면 PA 간호사는 1만여명에 달한다.

현행 의료법상 간호사는 의사의 지도 및 감독하의 업무만 하도록 규정돼 병원에서 PA로 활동하는 것은 불법이다. 그러나 의사 인력이 부족한 대형병원 등을 중심으로 PA 간호사 고용이 이뤄지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재은 (jaeeu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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