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츠키 "마약 못 받았지만 처벌 원해"…재판장, 檢에 "진술외 증거 검토"

이상휼 기자 2023. 4. 4.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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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는 피고인 심문을 통해 공소사실과 다른 진술이 나오자, 변호인과 피고인에게 신중하게 더 의견을 나눠라고 권했고, 검사에게는 '피고인의 진술(공소사실 인정) 외에 신빙성 있는 증거를 더 검토해 다음 재판에 임하라'고 주문했다.

재판장은 거듭 사츠키와 변호인에게 "(그렇게 재판에 임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신중하게 의견을 나눠라"고 재차 권한 뒤 검사에게 "피고인의 진술 외에 공소사실을 뒷받침할 만한 증거를 더 검토하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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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소사실 인정한 피고인 심문 중 공소사실과 다른 진술 나와
수사기관이 진술에 의존해 기소한 것 아니냐 지적 가능성↑
의정부지법 남양주지원

(남양주=뉴스1) 이상휼 기자 = 마약류를 흡입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20대 여성 래퍼가 '사실 마약을 구매하려고 돈만 보냈고, 마약을 받지 못해 흡입하지는 않았지만, 과거에 흡입한 적이 있으므로 빨리 처벌받고 싶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피고인 심문을 통해 공소사실과 다른 진술이 나오자, 변호인과 피고인에게 신중하게 더 의견을 나눠라고 권했고, 검사에게는 '피고인의 진술(공소사실 인정) 외에 신빙성 있는 증거를 더 검토해 다음 재판에 임하라'고 주문했다.

의정부지법 남양주지원 형사1부(재판장 박옥희)는 4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마약) 혐의로 기소된 래퍼 사츠키(23)의 재판을 진행했다. 이날 사츠키만 출석하고, 같은 혐의로 함께 기소된 A씨와 B씨는 마약 치료로 인해 입원 중이라 출석하지 않았다.

검사는 사츠키가 2020년 2월 A씨로부터 펜타닐과 해피벌룬으로 불리는 환각성 마약류를 구입해 흡입했다면서 공소사실 요지를 밝혔다.

이에 사츠키와 변호인은 '공소사실을 인정한다'고 대답했다.

재판장의 피고인 심문이 시작되자 의문점이 드러났다.

담담한 표정으로 재판장의 질문에 답변하던 사츠키는 "사실 A씨가 나를 속이고 펜타닐을 주지 않은 채 돈만 받고 날았다(도망갔다)"면서 "하지만 과거에 펜타닐을 흡입한 적이 있기 때문에 처벌을 받고 싶다"고 말했다.

재판 시작 때 공소사실을 인정한다고 밝혔으나, 공소사실과 다른 진술이 나온 것이다. 또한 이 사건 수사과정에서 사츠키는 소변과 모발을 통한 마약반응 검사에서 음성이 나왔다고 진술했다.

재판장은 "이 사건은 2020년 2월의 혐의를 다룬다. 그 당시 마약을 흡입했는가"라고 재차 물었고, 사츠키는 "(현재 공소사실이) 사실이든 아니든 (과거에 내가) 잘못한 적은 맞다"고 답변했다.

이에 재판장은 사츠키에게 "변호인과 신중하게 대화 나누고 다음 재판에 임하라"고 권했다. 그러자 사츠키는 "재판이 길어지는 것 싫고 사건 빨리 끝내고 싶다. A씨한테 (재판 등으로 엮여서) 끌려다니는 것이 싫다"고 대답했다.

재판장은 거듭 사츠키와 변호인에게 "(그렇게 재판에 임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신중하게 의견을 나눠라"고 재차 권한 뒤 검사에게 "피고인의 진술 외에 공소사실을 뒷받침할 만한 증거를 더 검토하라"고 요청했다.

피고인이 죄를 인정한다는 이유만으로, 없던 죄까지 물을 수는 없기 때문에 재판장이 피고인 측과 검찰에 보다 더 신중한 검토를 요구한 것이다.

공소사실과 범죄사실의 동일성이 불일치 할 경우 수사기관이 수사를 건성으로 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올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다음 재판은 5월9일 열릴 예정이다.

사츠키는 2018년 래퍼로 데뷔했으며 쇼미더머니 등에 출연한 바 있다. 2020년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펜타닐 금단현상은 지옥 같은 고통이다", "마약 때문에 내 주변 지인만 여러 명이 숨졌다"고 주장한 바 있다.

daidaloz@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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