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만 있던 ‘묵매도’한국으로…조선 후기 걸작 4건 귀환
‘석농화원’ 작품 등 4건
소치 허련 후손이 기증
국립광주박물관 소장
국립광주박물관(관장 이애령)과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사장 김정희)은 조선 후기 회화 4건(13점)을 추사 김정희 제자이자 조선 남화 거장인 소치 허련(1808∼1893)의 후손으로부터 기증받았다고 4일 밝혔다.
기증품 중에는 조선 후기 최고의 서화 수장가 석농(石農) 김광국(1727∼1797)의 서화 모음집인 ‘석농화원’ 중 실체가 확인되지 않던 김진규(1658∼1716)의 ‘묵매도(墨梅圖)’가 포함돼 주목된다. 지난 2013년 새롭게 알려진 ‘석농화원’ 필사본 권1에 제목과 그림 평만 전해오다 실제 작품을 확인하게 된 것이다.
‘석농화원’은 중인 출신 김광국이 고려부터 조선시대 명화 200여점은 물론 중국과 일본 회화, 서양 동판화까지 담은 서화첩으로 문화교류와 회화사 연구에 중요한 책으로 알려졌다. 현재 회화 50여점이 국립중앙박물관, 간송미술관, 개인 소장품으로 알려졌다.
또다른 작품 신명연(1808∼?)의 ‘동파입극도’는 중국 송대 문인 동파 소식(1037∼1101)이 귀양 시절 삿갓과 나막신 차림으로 비를 피하는 처연한 모습을 그렸다. 화사한 화훼도로 유명한 조선 말기 문인화가 신명연이 그린 인물화로 희소하고 회화사적 가치가 높다.
이번 귀환작은 미국 버지니아주에 거주하는 게일 허 여사(85)와 고인이 된 남편 허경모 씨가 시아버지 故(고) 허민수(1897~1972) 선생으로부터 물려받은 것이다. 전남 진도 출신 은행가였던 시아버지는 소치 허련의 후손이다. 이번에 허련의 ‘송도대련’과 ‘천강산수도병풍’(8폭)도 함께 기증받았다. 병풍 뒷면에는 허민수 선생의 친척인 서화가 의재 허백련(1891∼1977)의 표제도 있다.
이 작품들은 지난해 소장자가 허련의 그림을 정리하려고 한국인 이웃에게 도움을 청하며 확인됐다. 국외소재문화재단 관계자는 소장자 자택에서 허련 작품 감정과 자문을 하던 중 1층 복도 구석에 걸렸던 김진규의 ‘묵매도’와 신명연의 ‘동파입극도’를 추가로 발견했다.
게일 허 여사는 소장품의 회화사적 중요성에 환수 필요성에 공감하고, 시아버지 고향 진도와 가까운 국립광주박물관에 허민수 선생 이름으로 기증했다.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 있는 주미대한제국공사관에서 기증서를 전달받은 허 여사는 “시아버지에게 물려받은 소중한 작품들이 가장 잘 향유될 수 있는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어 매우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국립광주박물관은 올 가을 특별전을 열어 기증 작품을 대중에게 공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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